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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유튜브 레볼루션 - 로버트 킨슬(Robert Kyncl),마니 페이반(Maany Peyv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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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레볼루션

로버트 킨슬(Robert Kyncl),마니 페이반(Maany Peyv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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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유튜브를 통해 놀라운 일들을 이뤄낸 재능 있는 크리에이터와 기업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 이들 중에는 유명 TV 쇼보다 훨씬 많은 시청자를 불러들인 사람도 있고,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일궈낸 사람도 있다. 어떤 내용으로 얼마큼의 성공을 거뒀든, 이들은 모두 미디어의 판도를 바꾸는 데 대단한 역할을 해냈다.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미디어의 변화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이들이 성공을 위해 활용한 전략에 주목하고, 성공을 이루기까지 겪은 어려움을 거짓 없이 담아내고자 했다. 더불어 이들의 성공이 미디어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논하고 싶었다.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를 모두 처음 들었는가? 그렇다면 아마도 주간지 〈버라이어티Variety〉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 결과에 많이 놀랄 것 같다. 제일 좋아하는 연예인이 누구인가를 물었는데 상위 6위까지가 모두 유튜버였다. 그 뒤를 이어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 조니 뎁Johnny Depp,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 등의 이름이 올랐다. 멕시코, 브라질, 영국, 심지어 핀란드까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핀란드에서는 상위 20위권 내에 무려 열두 명이 유튜버였다.

사회적 경제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된다. 사용자가 콘텐츠, 즉 게시글이나 트윗, 사진, 스냅, 바인vine(6초짜리 동영상 앱-옮긴이), 동영상 등을 공급하면 수많은 사람이 콘텐츠를 보기 위해 몰린다. 그러면 광고주는 상품을 노출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고 해당 콘텐츠에 광고를 게재한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수십억의 사람이 없다면 사회적 경제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크리에이터들에게 콘텐츠에 따른 광고수익을 나누며 사회적 경제 속에서 활약하고 있는 플레이어는 현재까지는 유튜브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영상이 바로 왕이고 우리의 여가를 완벽히 장악하고 있으며, 권좌를 앗아갈 대체재를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제가 실제로 겪은 것은 달랐어요. 젊은 세대가 편협함과 자기중심적 사고에 빠져 있다고 걱정하지만, 사실 이들은 온라인에서 깊은 유대감을 나누며 굉장히 멋지고 또 복잡한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단순히 콘텐츠를 시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커뮤니티 멤버로서 자신들이 콘텐츠의 일부가 됩니다. 모두가 코멘트와 팬픽, 그림, 열정을 나누며 폭넓은 문화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조회 수는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지닌 특별함에 오히려 방해가 되는 장치라 할 수 있다. 조회 수 시스템 탓에 유튜브에서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이 시청한 동영상이라는 인식이 생겨난다. 그러나 온라인 영상의 진정한 힘은 누군가가 단순히 시청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해당 크리에이터의 다른 영상도 보고, ‘좋아요’ 버튼을 누르고, 의미 있는 코멘트를 남기고, 앞으로 업로드될 영상을 놓치지 않기 위해 구독을 선택하고, 관련 캐릭터의 셔츠를 사거나 팬미팅에 참여하고, 더 나아가 시청자에 머물지 않고 자신만의 영상을 제작하는 데서 나온다.

“제게 여섯 번째로 큰 시장은 두바이이고, 네 번째는 인도라는 걸 잘 알고 있어요. 물론, 비즈니스에서는 이런 통계를 매번 고려할 수 없다는 것도 알지만요.”
릴리가 캐나다와 남아시아에서 인기가 많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었지만, 카리브해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나조차도 놀랐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시장이라도 해당 국가를 인지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면 구독자 수와 조회 수에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대표하는 SM엔터테인먼트의 창립자이자 프로듀서인 이수만은 유튜브에서 열린 기업인 회담 자리에서 자사의 독특한 시스템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프로듀싱 본부에서 시장과 소비자 트렌드를 분석하고, A&RArtists and Repertoire(아티스트 발굴 및 음반기획, 제작을 총괄하는 직무-옮긴이)팀에서는 각 아티스트에게 어울리는 노래를 선별, 제작하는 일을 담당합니다. 프로듀싱 본부에서는 비주얼 퍼포먼스를 총괄합니다. 뮤직비디오 제작과 무대 퍼포먼스를 책임지고, 무대의상도 전략적으로 준비합니다. A&R팀은 가수의 콘셉트에 가장 어울리는 노래를 찾기 위해 매일같이 전 세계 작곡가, 작사가의 노래를 수천 곡씩 다운받아 분석합니다.

유튜브는 출범하면서 굉장히 멋진 슬로건을 내걸었다. ‘당신의 모습을 방송하세요.’ 이 문구로 수백만의 사람이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내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자신이 사는 세상을 공유했다. 그 결과 초기 유튜브는 다양한 콘텐츠가 한데 모여 괴팍하게까지 느껴지는 플랫폼이었다. 유튜브 메인 화면에 어떤 영상이 올라오게 될지 예측조차 할 수 없었고, 덕분에 우연한 재미를 발견할 기회가 많았다. 그러나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 여느 생태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치열한 경쟁은 미묘한 긴장감을 조성했고, 사람들은 틈새시장을 찾아 나섰다.

바이럴 영상을 두고 하룻밤 사이에 쉽게 얻어진 성공으로 오해한다는 이야기를 앞에서 했다. 어떤 것 또는 어떤 사람이 단기간에 유명해지면, 흔히들 단번에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대다수는 불안한 마음으로 미지의 영역을 오래도록 탐험한 끝에 성공의 결실을 본 사람들이다. 수년간 기꺼운 마음으로 대중의 평가를 견디며 끈기를 갖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유튜브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싸이도 ‘강남스타일’로 큰 사랑을 받기 2년 전부터 뮤직비디오를 올렸고, 첫 음반 발매는 그로부터10년을 더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에겐 늘 계속되는 프로젝트예요. 따로 쉴 수 있는 때가 없어요. 크리에이터 대다수가 거의 10년째 일 을 계속하고 있어요. [할리우드의] 다른 영역에 가보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치가 마련돼 있더군요. 하지만 유튜버는 오롯이 혼자 해야 해요. 대본, 제작, 편집, 유통까지 보통은 혼자서 다 처리해야 하죠. 아무거나 한번 찍어보고 반응을 보자는 태도로 영상을 제작하면 절대로 안 돼요. 프로모션도 상호작용도 필요하고, 이 모든 것을 계산해서 만들어야 해요. 누군가가 제게 일주일에 몇 시간 정도 일하느냐고 물어본다면 저는 이렇게 되묻겠어요. ‘깨어 있는 시간을 물어보시는 거죠?’라고요.”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유명 인사보다 기업인에 가깝다. 친구와 가족의 응원 속에 커리어를 시작한다. 성장과 발전의 과정에서 입소문과 소셜 네트워크의 힘을 빌려 친구와 가족뿐이던 지지층이 널리 확장된다. 이후 비즈니스에 재투자해 더욱 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일 정도의 수익을 창출하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재투자를 해야 하는 우선 분야는 상품, 즉 영상 콘텐츠지 마케팅이나 PR이 아니다. 그러기에 수백만 명의 시청자를 불러들이는 위치에 이르러도 크리에이터는 입소문을 통해 새로운 시청자를 만날 따름이다.

수차례의 내부 논의를 거쳐 사람들이 동영상을 본 횟수(조회 수)가 아닌 시간(시청 시간)을 최우선으로 하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수정했다. 조회 수는 콘텐츠가 마음에 들든 아니든 클릭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집계되기 때문에 시청자가 영상을 보는 데 할애한 시간이 해당 콘텐츠의 가치를 가장 잘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라고 본 것이다.

기업이 자사와 어울리는 크리에이터를 선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사를 해야 합니다.” 케이시의 말이다. “단지 구독자 수나 조회 수만 따져서는 안 됩니다. 타일러 오클리와의 파트너십이 어떨지 궁금하다고요? 먼저, 온라인에 있는 600여 개의 동영상을 보세요. 그가 어떤 사람인지 먼저 알아야 합니다. 계약이 성사되고 나서는 브랜드가 콘텐츠를 단속하고 통제하기가 어렵거든요. 2,000만 명의 크리에이터라는 선택지가 있으니 처음에 제대로 선택해야 합니다. 크리에이터를 정하고 나면 이후의 일은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케이시는 잠시 말을 멈췄다. “사실 그게 광고주가 두려워하는 지점이죠.”

“저스틴에게 ‘저는 저스틴 비버입니다. 이제 시작할게요’ 같은 말을 절대 못하게 했습니다. 친구들 앞에서 ‘나는 저스틴이야. ‘Cry Me a River’를 부를게’라고 이야기하진 않을 테니까요. ‘그냥 시작해. 카메라를 바라 볼 필요도 없어’라고 말했죠. 누군가의 모습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거든요. 시청자들에게 봐서는 안 되는 영상을 본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면 더욱 은밀하게 다가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성사된 건가요?”
통역사를 바라보며 자신의 말을 싸이에게 전하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통역사는 가만히 앉아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잠시 침묵을 지키던 싸이가 스쿠터를 바라보며 말했다. 영어로 말이다.
“오늘 저녁에 저랑 술 한잔하면요.” 스쿠터는 충격에 휩싸였다. “영어 할 줄 알아요?” 싸이에게 물었다.
싸이는 스쿠터를 바라보며 답했다. “버클리 다녔어요.”
그들은 악수를 나눈 후 코리아타운의 박대감네에서 한국식 반찬에 갈비를 먹으며 계약을 마무리했다.

유튜버들은 학교에서 가르침을 받는 학생처럼 성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들은 국가 간의 경계를 넘어 인간관계를 확장하며, 성공적인 기업인이 될 다음 세대를 위해 기틀을 다지고, 명성보다 진정성에 더욱 가치를 두며, 새로운 세대가 뉴스와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하고, 마음의 울림을 전해주는 광고를 만들고, 뮤지션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정상까지 오르는 새로운 경로를 제공하며, 온라인 영상 콘텐츠 제작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 중 하나로 탈바꿈시켰다. 그리고 자신이 속한 사회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그룹에 권리와 힘을 전해주고 있다.
세상은 이렇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그것이 바로 유튜브 레볼루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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