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리뷰

대한민국 가계부채 보고서 - 서영수

728x90

대한민국 가계부채 보고서

서영수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10여 년이 지났다. 세계 경제는 끊임없이 위험 신호를 보내며 위기를 경고한다. IMF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진국의 가계부채 문제를 지적한다.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가계부채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은 늘 그래 온 것처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국의 경우 가계부채는 급증했지만 아직까지 저금리인데다 정부가 LTV를 강하게 규제하고 있어 큰 문제가 없다는 식이다.

과연 우리나라는 IMF의 지적처럼 위험할까? 이 책은 여기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저자인 서영수 애널리스트는 오랫동안 금융시장에서 이 문제를 고민해온 전문가다. 먼저 그는 전 정부로부터 막대한 가계부채와 부동산 버블을 떠안은 현 정부는 더 이상 차기 정부에 이를 방치하거나 미루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가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를 촉발하지 않는다는 보증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가계부채가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증가하고, 이 부채가 자산을 사기 위한 레버리지 용도로 쓰였다면 자산 버블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착안한다.

이 책에서는 금융위기의 발생 가능성을 실물, 금융, 정부 정책을 중심으로 접근해 1)위기 발생 가능성, 2)위기의 원인, 3)정부의 노력, 4)정부가 정책 진행 과정에서 놓친 것, 5)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필요한 요소를 짚어본다.

책 읽으러 가기

책속에서

금융회사의 탐욕이 점철되었던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사례는 위기 예측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 부동산 대출이 같은 기간 급증한 후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부실이 늘어나 금융위기가 초래되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문제는 많은 은행이 금융위기 직전까지 은행의 대응 능력, 즉 자기자본 비율에서 별다른 징후를 감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위기 직전인 2006년 말 미국 은행의 평균 자기자본 비율은 12.4%, 기본자본 비율은 9.8%로 2001년 말 12.7%, 9.9%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런 이유로 위기 직전까지 금융위기의 발생 가능성을 무시했다. 하지만 위험이 커져 가는 과정에서 위기의 징후는 도처에서 나타났다. 대표적인 것이 전체 대출 채권 대비 충당금 잔액 비율이다. 금융위기 5년 전인 2001년 1.9%였던 충당금 잔액 비율이 2006년 1.2%로 하락했다. 주택 가격 상승과 이에 동반한 높은 대출 성장률이 무수익여신 비율을 1.4%에서 2006년 0.8%로 낮추었고 충당금 적립 비율도 떨어뜨린 것이다. 분명히 대출 채권 대비 충당금 적립 비율은 무수익여신 대비 충분히 적립되었지만 2007년 이후 상황이 역전되자 무용지물이었다. 결국 자산 가격이 하락 반전하면서 부실이 급증했고 2008년 말 충당금 적립 비율은 무수익여신보다 많은 2.5%까지 상승했다. 대손충당금과 자본이 이를 충분히 커버하지 못했고, 그 결과 은행의 대손 비용이 급증하여 많은 은행이 도산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은 문제가 생긴 근본적 원인과 현재의 현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이 크다.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전세보증금과 개인사업자 대출을 가계부채로 편입하여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한 결과 위험을 축소 평가했고, 적기에 대책을 내놓지 못했고, 규제의 한계를 야기했다. 지금도 대출 규제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부작용만 발생하는 원인이 사실은 전세자금 대출, 전세보증금, 임대사업자 대출 등에서 비롯되었다.
둘째, 공정성 확보를 위해 주택 가격 지표, 투자자 정보, 수급 정보, 매매 정보 등 투자재 시장에 맞게 선진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4년간 강남, 마용성 등 주변 아파트가 두 배 올랐는데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가격이 26%밖에 오르지 않았다는 것은 출발점부터가 잘못된 것이다. 시장 상황 파악부터가 잘못되었다. 투자자 정보, 수급 정보, 매매 정보 등이 제대로 알려져 있지 못하거나 늦게 알려져 그들만의 리그가 되도록 했다. 이런 후진화된 시장 구조가 결국 가계부채와 함께 버블의 주범이다.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구조조정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에필로그 중에서

이 책을 추천한 크리에이터

이 책을 추천한 포스트

어제읽은 책 - 41. 2019년 올해의 책

어제읽은 책 - 41. 2019년 올해의 책

매년 초에 하는 "올해의 책" 시간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특별히 제가 가진 18권의 책을 나눠드리는 이벤트까지 하려 합니다. 댓글을 달아주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