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콘텐츠를 만들어서 나만의 커리어를 만들어 보자.’ 그때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돌아갈 수 있는 곳이 다 사라졌다는 생각이 들자, 그야말로 필사적인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 그 이후로는 회사에 지원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취업을 위해 애쓰는 대신, 내가 만든 콘텐츠로 커리어를 발전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변화는 균열을 가져온다.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갈 때 생기는 균열에 대해 콘텐츠가 접착제 역할을 하며 혼돈을 줄여 준다. 균열이 생기는 곳마다 콘텐츠가 필요하다. 혼돈 속에서 점차 질서로 사람들을 안내하는 것, 그것이 바로 콘텐츠의 일이다.
양질의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에 사람들의 관심사가 다양해지는 건 당연하다.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그 콘텐츠들에 반응하기에 바빠서 나의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자꾸 어려워진다. 취향의 확장이지만 콘텐츠의 공습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크게 3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소비, 생산적 소비 그리고 바로 생산’의 단계다.
직장인들이 회사에 대해 갖는 생각은 한 마디로,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내 것 같은 너’였다. 내 것이라고 하기에도, 내 것이 아니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퇴사학교에서 만난 한 분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는 회사 프로젝트를 큰 성공으로 이끌었고 인사고과 점수도 좋았지만, 그 결과물과 실행 과정을 회사 밖으로 가져올 수는 없었다.
좋은 소식은 대다수 사람들이 콘텐츠 무자본으로 출발하며, 무자본이어도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건축보다는 정원 가꾸기와 닮았다.
그렇게 받아 적기만 하면서 내 생각이 평범해지는 사이에 어느 순간, 세상이 묻기 시작했다. ‘너만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는 뭐야?’, ‘너에게는 어떤 콘텐츠가 있어?’ 난감할 수밖에 없다.
세상은 나에게 외주 일을 주지 않았다. 내 경력은 일감을 외주 받기엔 불충분했다. 대신 나는 세상으로부터 생각을 외주 받는 것도 그만뒀다. 거기서부터 내 콘텐츠가 시작됐다. 남의 생각에 시중드는 일을 그만두기로 했다.
직장인으로만 살아가는 것은 회사와 일대일 대응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콘텐츠로도 살아가는 일은 세상과 ‘일대다一對多’의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런 흐름이 본격화되어 ‘긱 이코노미Gig economy’라고 이름 붙여졌다.
밀레니얼은 감추지 않는다. 자신들의 모든 것을 거기에 드러내고 허물없이 대화한다. 브런치와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와 웹툰을 살펴보라. 또 거기에 달린 댓글을 보면서 그들이 콘텐츠를 매개로 펼치는 공감의 소통 방식을 살펴봐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디지털 도구에 좀 더 친숙해질 필요가 있다.
꼰대들이 이렇게 수난을 겪는 데는 이유가 있다. ‘꼰대’라고 하면 고압적인 태도, 원치 않는 조언 세례, 지나친 오지랖, 자기만 옳다는 믿음, 공감 능력의 부재 등 여러 특징을 꼽을 수 있겠다. 내가 이해하는 꼰대란 자기 경험에 갇혀서 그 세계가 유일한 것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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