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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 - 최성애,조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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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

최성애,조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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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애착은 개인과 사회를 위한 행복씨앗이다
이 책은 정서적 흙수저의 비극을 설명합니다. 애착손상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우리 사회에 알리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애착손상과 이로 인한 발달 트라우마 후유증에 대한 방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문제를 제대로 이해해야 해결책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다음에는 정서적 금수저로 살아갈 수 있는 과학적 연구에 기반한 방법을 알려줍니다. 애착손상이나 발달 트라우마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어른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소개합니다.
여기서 어른은 부모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부모 외에 수많은 어른들을 통해 양육됩니다. 조부모, 친인척, 어린이집 보육교사, 유치원 교사, 초 중 고 교사, 학원 강사 등이 아이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고, 정부의 정책 입안자들도 아이의 양육 환경에 엄청난 영향을 미칩니다. 기업의 CEO와 임원들이 직원들의 생태계를 얼마나 잘 돌봐주는지도 직원들의 자녀 양육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어른들 모두가 애착손상이 무엇이며, 개인 차원만이 아니라 사회 차원에서 얼마나 큰 손실을 일으키는 문제인지를 알고, 어떻게 해야 예방할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모두가 정서적 금수저가 될 수 있도록 서로 도와서 우리나라가 정서적으로 부유한 나라가 되길 바랍니다. 애착은 사랑의 시작이고, 애착의 결과는 행복입니다. 돈과 명예가 아니라 안정된 애착이 사랑을 행복으로 연결해 줍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최근에 육아정책연구소가 펴낸『한국인의 부모됨 인식과 자녀양육관 연구』라는 책에는 20~50대 성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가 나옵니다. 그에 따르면,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덕목’ 1위로 경제력(21.8퍼센트)이 꼽혔습니다. 이어서 자녀와의 소통(18.8퍼센트), 인내심(18.7퍼센트)이 2, 3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조사 결과처럼, 돈이 부모의 가장 큰 덕목이자 좋은 부모가 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일까요? 그렇다면 미국에서 연봉 수십만, 수백만 달러를 받는 대기업 간부, 정관계의 고위직 종사자, 할리우드 스타 등 유명인의 자녀들이 과연 돈이 없어서 마약 중독이나 범죄 등 각종 문제를 일으키고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것일까요 또 돈이 문제라면 오스트리아 같은 복지 선진국에서는 왜 청소년들이 정서적 흙수저가 되어 방황하는 것일까요? ― <1장 ‘정서적 빈곤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중에서

미국과 유럽 선진국에서는 청소년의 학력 저하, 음주, 마약, 폭력 등 막대한 대가를 치르고 나서 최근 애착육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 시점에 우리나라는 무상 보육 정책을 더 확장하려고 하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애착손상은 학대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게 아니라서 애착손상을 입은 이들은 다 커서도 자신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른 채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마음이 무거운 주제이지만, 개인, 기업, 국가 모두가 다차원적으로 대처해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국가 정책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 아이들은 자라서 다시 아기가 되지 못합니다. ‘후회는 앞서 오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지요. 입법을 제창했던 국회의원들이 과연 평생에 걸친 아이들의 고통을 감당할까요? 아이들이 컸을 때 그 공직자들은 이미 은퇴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당사자와 부모들은 고통스럽습니다. 그 후유증이 평생 가고 다음 세대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우리 모두 고민해야 합니다.

― <2장 ‘낳기만 해라, 정부가 키워줄게 ’> 중에서

애착의 핵심은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달려와주고 내 편이 되어줄 거라는 믿음과 기대’입니다. 아기는 혼자 상황을 이해하거나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는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양육자의 돌봄과 보호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리고 상호 간의 유대감 없이는 애착이 형성되지 않습니다.
기본 신뢰감이 있으면 세상이 안전하게 느껴져서 학교 적응도 쉽고, 선생님과도 잘 지내며,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탐색의 욕구가 있어서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유연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기본 신뢰감이 있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에서 상처받거나 두렵거나 난관에 처했을 때 다시 돌아갈 안전한 피신처가 아이의 내적 작동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는 뜻이기도합니다. 그래서 기본 신뢰감은 정서적 금수저들을 더욱 긍정적이고 풍요로운 경험으로 이끌어주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 <3장 ‘내 편이 되어줄 것이란 믿음과 기대’> 중에서

발달 트라우마는 왜 일어날까요? 아기는 주 양육자와 에너지적으로 교류합니다. 즉, 아기가배가 고프면 양육자가 에너지를 채워주고, 정서적으로 놀라면 위로해 주고 다독여주고 진정시켜 주는 등 신체적 감정적 에너지 교류와 공명 속에서 아이의 두뇌가 발달하고, 아이는 세상에서 살아갈 연습을 합니다.
성장에 반드시 있어야 할 긍정적 에너지 교류와 공명이 없을 때 아기는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런 사실을 발달심리학자 에드 트로닉 박사는 ‘정지 얼굴 실험’을 통해서 입증했습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있는 엄마의 반응에 3개월 정도 된 아기가 놀라고, 당황하고, 반응을 얻으려고 애쓰다가 안 되면 울면서 고개를 돌리는 실험입니다.
발달 트라우마는 아기에게 일상적이고 정상적이며 미묘한 매일의 관계적, 에너지적 연결과 소통이 자주 또는 오래 단절될 때 일어납니다. 어쩌다 한 번 아기가 잠시 울었는데 주 양육자가 못 듣는 건 큰 상처를 남기지 않고 회복됩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빈번하게, 또는 며칠이나 몇 달씩 지속된다면 아이는 두뇌 정서 인지 발달에 트라우마를 입게 됩니다.

― <4장 ‘연결이 끊어지면 건강한 성장과 발달도 어렵다> 중에서

학대를 받고 자란 아이들은 총체적으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보일 확률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높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신적 외상을 겪은 후에는 스트레스가 높고, 집뿐 아니라 학교에서도 적응이 어렵습니다. 집중을 못하고, 또래와 잘 싸우고, 학교에 잘 빠지고, 자꾸 꾸지람을 듣고, 공부를 못하고……. 이런 식으로 악순환의 고리가 생깁니다.
학대를 받은 아이들은 원만한 대인 관계 기술을 잘 모르고 감정 조절이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왕따와 학교 폭력의 표적이 되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자가 되어 어려서 가정에서 받았던 학대를 재경험합니다. 학창 시절이 끝나고 어른이 되면 어떻게 될까요 문제가 더 복잡해지고 많아집니다. 직장을 갖거나 유지하기 어려워하고, 대인관계를 기피하고, 결혼을 했다 하더라도 자녀에게 부모 역할 하는 것을 힘들어하고 피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가족 안에서 폭력의 피해자나 가해자가 되기도 합니다. ― <5장 ‘모성과 부성의 대물림’> 중에서

몇 해 전 미국에서 실제로 있던 일입니다. 산타페라는 휴양 도시에서 한 미국 대기업의 CEO 연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연수 도중 비교적 젊은 편인 한 40대 CEO가 아내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유치원생인 막내가 자전거를 타다가 다쳐서 병원에 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심각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부인은 그에게 집으로 빨리 와달라고 했고, 그 CEO는 이틀 남은 연수를 뒤로하고 서둘러 떠날 준비를 했습니다.
이 소식은 그 기업의 회장에게도 전해졌습니다. 놀랍게도 회장은 그 CEO의 이야기를 듣고 선뜻 허락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한시라도 빨리 가족에게 가길 재촉하며 회사 전용기까지 내주는 배려를 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것이 예외적인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 <7장 ‘가정이 행복해야 기업도 성장할 수 있다’> 중에서

예전과 달리 최고의 경쟁력은 경쟁이 아니라 협력해야 얻어지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신조어를 만든 클라우스 슈밥은 본인의 저서 맨 마지막 장에서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네 가지 능력을 제시한다. 상황맥락(정신)지능, 정서(마음)지능, 영감(영적)지능, 신체(몸)지능이 바로 그것이다.”
이 네 가지는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정서적으로 안정되어야 몸도 건강하고 정신이 깨끗해서 생각을 잘하게 되고, 공감과 연민을 발휘하여 자신보다 더 큰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이런 사람을 ‘정서적 금수저’라고 부릅니다.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부부가 연결되고 화목해야 합니다. 부모와 아이가 연결되고 친해져야 합니다. 선생님과 학생 사이가 연결되고 은혜로워야 합니다. 사회 조직이 서로 연결되어 조율되어야 합니다. 사람과 자연이 연결되어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 <7장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애착 사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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