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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우리 종족의 특별한 잔인함 - 에밀리 정민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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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종족의 특별한 잔인함

에밀리 정민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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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빼앗긴 나라에서 몸이란 무엇일까. 혹은 누구의 것일까. 전쟁 중에는 무엇이 옳을까. 전쟁 중에는 무엇이 떠날까. 전쟁은 한국을 떠나지 않았어. 나는 떠났지. 나는 웅크려. 나를 포기해, 나를 너희에게. 너희 중 누군가 내게 말했지, 한국식으로 더럽게 섹스해볼까. 너희 중 누구는 그리 말하지 않았지. 너희는 내게 미국을 대표하는가. 그 군인들은 그녀에게 미국을 대표했나. 전쟁이 두려웠겠나. 동맹군이 무서웠지. 그녀가 말했다.

- 「일상의 불운」 부분

나는 열네 살에서 열아홉 살이 될 때까지 위안부였고
나는 열이 났고 나는 불임이 되었고
나는 내 죽은 남편의 아이들을 기억한다
나는 괜찮았던 끼니를 기억한다 나는 혼자다
나는 합천 집에서 이방인처럼 보였다 살갗이 거무스름해져 있었지
내 어머니는 당신이 꿈꾸고 있다고 생각하셨지

- 「증언들」 부분

하얼빈의 개울가에서
산 채로 매장된
아팠던 소녀의 손을 보았다.
내 꿈속에서 그 애는 아직도
더 넓은 물을 향해 나아가고 있어.
- 「증언들」 부분

내 남편은 어디선가 연인들을 찾았지. 나는 어디선가 내 딸들을 찾았어. 나는 아무도 점거하지 않은 집을 갈망하며 그들을 사랑해. 그들은 가끔 갈라진 벽 틈에 손을 집어넣고 말하지, 왜 그래? 왜 그래요? 문이란 문은 죄다 닫혔다. 칠십 년 그리고 아무도 모른다. 아무도 내 과거가 살아 있다는 걸 몰라. 위안소의 소녀들, 그때 우리는 모두 아이들이었어.

- 「일상의 불운」 부분

당신과 나의, 사냥과
짐승 되기의 역사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나요, 내 죽은 몸을
가늠하며, 민들레를 뽑자마자
죽을 것이라는 걸 알아버린 아이 같은
바보처럼 스스로의
두 손을 들여다보는 당신과
나의 죽은 몸은.

- 「부검」 부분

기억에 남는 문구

나는 우리의 복잡하고
잔인한 인간성과
세상 속에서 사랑을 하고
그것을 시를 통해 노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