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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퇴근길 인문학 수업 - 김나정,윤민정,최옥정,박선욱,박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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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인문학 수업

김나정,윤민정,최옥정,박선욱,박희용

하루 30분 인문학 수업으로 대한민국 직장인의 공감을 이끌어낸《퇴근길 인문학 수업》 세 번째, 〈전진〉 편. 《퇴근길 인문학 수업》 시리즈는 〈서울경제신문〉의 부설 연구기관인 백상경제연구원이 2013년부터 지금까지 8만여 명의 수강생을 모은 강연 프로그램 〈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이하 고인돌)〉를 바탕으로 한다.

1인 저자의 학문적 깊이에 의존하는 대신 집단지성의 시너지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36개의 주제를 선정해 하나의 그릇에 담기 어려웠던 인문학의 범위를 ‘멈춤ㆍ전환ㆍ전진’이라는 생의 방향성으로 나누어 담아냈다.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전진〉 편은 〈멈춤〉, 〈전환〉 두 편을 통해 인류의 과거와 자신의 내면을 다져온 독자가 드디어 ‘나’를 벗어나 세상과 조우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퇴근’이란 일의 마침이자, 일상의 시작이다. 일터에서 달궈진 몸과 머리를 멈춰 세우고 나를 다지는 시간이다. 매일의 퇴근길이 모여 내 인생으로의 출근길이 된다. 퇴근 후 하루 30분, 인문학 수업으로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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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데미안》의 첫 장에는 이런 제사가 붙어 있다.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이 소설이 던지는 질문은 난이도가 매우 높아 풀이에 일생이 소요되기도 한다. 어떻게 나다운 내가 될 수 있을까? 인생의 1교시부터 8교시까지 사무친 질문이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품고 가야 할 근원적인 질문이다. 묻고 찾아다니는 사람은 일생토록 사춘기를 치른다. - 〈문장의 재발견〉

괴물은 선과 악, 인간과 비인간, 자연과 문명을 나누는 관습적인 경계를 극한까지 밀고 나가 우리 안의 지옥을 끄집어낸다. 그리고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는 진정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경고한다. 괴물은 우리가 억압하고 배제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인지 혹은 무엇이 아닌지, 결국 인간의 끝이자 경계가 어디까지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함께 가야 할 길동무인 셈이다. - 〈괴물, 우리 안의 타자 혹은 이방인〉

여태까지 잘해왔다. 더 잘하면 좋겠지만 이만하면 나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늘’이다. 내가 발 디딘 오늘이 온전히 ‘나의 오늘’이 되도록 오늘도 삶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인간의 운명이다. 기쁜 오늘은 기쁜 내일을 불러온다. 애쓴 오늘은 덜 버거운 내일을 데려온다. 삶이 아무리 비관 속에 진행되더라도 낙관을 향한 의지만은 잃지 않도록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자. -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태종은 뛰어난 도시계획가이기도 했다. 태조 때 천도하면서 쌓은 도성의 성곽을 돌로 다시 쌓고, 도성 한복판에 개천(청계천)을 파서 홍수 피해를 방지했으며, 종로에 시전인 행랑을 건설해 도시 경관을 단장했다. 현재에도 서울 도심부에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결과물들이 다수다. 그는 조선시대 수도로서 한양의 품격과 기본적인 도시구조를 완비했다. - 〈시간과 공간으로 풀어낸 서울 건축문화사〉

빛은 사물을 사물답게 비추고, 그림자와 강렬하게 맞서면서 작품 속에 공간을 구성하는 중요한 원리로 작용한다. 빛이 더해진 건축물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풍성하고 다양한 생명력으로 살아 숨 쉬게 된다. - 〈건축가의 시선〉

한바탕의 소동,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보는 이들은 즐거웠다. 한여름 밤에 펼쳐지는 상상력의 축제 속에서 우리는 너무 심각해지지 않으면서도 현실을 돌아봤다. 우리 안에 들어 있는 욕망을 성찰했다. 이 모든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다니! 셰익스피어는 정말 놀랍지 않은가! - 〈클래식, 문학을 만나다〉

비워진다는 건 저절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아닌가. 인간과 자연은 원래 없음에서 시작되고 없음으로 돌아간다고 배웠다. 그러나 현실의 우리는 항상 무언가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비우고 덜어내는 데 노력이 따른다. 사사로운 개념과 요강이 사라진 차가운 생각은 스스로 그러한 자연처럼 본래의 면모를 보이고 이치가 자연스러워 보는 이를 힘들게 하지 않는다. 공허. 마음이 비워지고 생각이 덜어지는 새벽에 얻어진 단어를 이 글의 제목으로 삼았다. - 〈오래된 것들의 지혜〉

현대사회에서 명품은 물건 자체가 아니라 예술적인 스토리텔링, 역사, 욕망 등이 조합된 신기루다. 신기루는 다가서면 멀어진다. 하지만 인간은 끊임없이 신기루를 좇는다. 기업은 무엇인가를 소유하고 나면 또 다른 갈망이 생기는 게 인간의 본성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끊임없이 신기루를 만들어낸다. 이 신기루의 핵심이 바로 ‘장인 정신’이다. - 〈시간이 만든 완성품〉

《무원록》에는 사건을 조사할 때 사용하는 도구와 조사 절차, 검안 서식 등이 수록되어 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나면 기본적으로 조사를 두 번 하도록 하고, 두 번에 걸친 조사 결과가 일치해야 사건을 끝냈다. 결과가 일치하지 않으면 조사를 계속했다. 특히 《무원록》에는 조선시대의 과학적인 방법을 모두 사용하여 죽음의 원인을 정확하게 밝히는 과정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 〈조선의 과학과 정치〉

이렇게 우주의 중심이 지구에서 태양으로, 그리고 우리은하로 멀어져 갔을 뿐만 아니라 우리은하조차도 천억 개가 넘는 은하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의 표면 중 어느 위치도 중심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사실 우주에 ‘중심’은 없다. - 〈나는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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