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진리라는 게 그랬다.
지루하리만치 느리게 다가와도
일단 마음에 꽂히면 확 퍼진다.
내가 찾은 게 아니라 진리가 날 발견한 거다.
순식간에 내 마음 물들인 거다.
의미는 시간에 비례하지 않았다.
가장 높으신 그분이 말씀하신다.
나는 이름으로도 너를 안단다.
큰 감격과 희열로 가슴이 뛴다.
날 이름으로 불러줄 때,
내가 그렇게 소중한 존재라는 걸 처음 알았다.
사랑을 받음으로 내 인생 의미 있게 됐다.
나의 희로애락은 사라질 것들에 묶여 있었다.
없어질 것들 때문에 염려했다.
있는 것은 사라질까봐, 없는 것은 나타날까봐 두려워했다.
사라져가는 존재로서 사라져갈 많은 것들을 사랑한 거다.
아아, 그게 내 마음의 사슬이었던 거다.
공간은 사랑할 걸 제시하나
시간은 그걸 빼앗아간단다.
내 지성의 커튼 비집고 새로 들어온 햇살.
한참을 뚫어지게 보았다.
눈을 감고 책상에 엎드렸다.
움직이던 모든 것들이 멈췄다.
난 허무함 섞인 그때의 평온함이 좋다.
사라질 것들에 대한 사랑 때문에 더 이상 아프지 말자.
그러자! 이 마음이 저 마음에게 말한다.
둘이 손을 잡는다.
그대는 왕처럼 살아왔다.
온 우주의 중심인 것처럼.
만물이 오직 그대의 행복을 위해 있어야 할 것처럼.
그래봤자 나라도 없는 왕이다.
땅도 백성도 주권도 별로 없다.
사실은 있지도 않은 나라.
왕 노릇 하시느라 고생 많았소!
눈물은 사랑이 샘솟게 한 거다.
후회와 고통의 눈물까지도.
사는 게 두렵던 어린 시절,
일체의 사랑이 없는 곳에 살기를 꿈꿨다.
그런데 그러고 싶은 것 자체가 사랑이니,
사랑을 떠나 어디로 도망친단 말인가?
살아 있는 것이 사랑함인 것을.
모두들 혼자다.
하지만 그분을 찾기에 외롭지 않다.
찾게 하시는 분이 만나주시기 때문이다.
기다려야 할 이가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
멀리 갔어도 마음으로 함께 있기 때문이다.
찾아갈 힘 또한 주시옵소서.
불 꺼진 방에 혼자 있다.
이제는 무섭지 않다. 그때처럼 울지 않는다.
기억에 남는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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