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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벼락같은 말 - 정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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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같은 말

정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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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사랑뿐 아니라 무릇 인간관계는 스포츠 경기처럼 승패를 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해진 규칙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게임이 끝나고 악수를 할 만큼 깔끔하게 끝나지도 않는다. 좋은 말은 위트 넘친 표현이나 화려한 문구로 무장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얘기를 담은 것이다.
말은 보금자리다. 좁고 위태로운지 넓고 안락한지는 오직 그 말의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 사랑을 그 안에 담는다고 생각해보자. 사랑은 불규칙하고 위태로우며 또한 쉽게 변한다. 사랑에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뒤섞여 있다. 증오부터 호기심, 죄책감부터 슬픔까지 여러 입자들이 담긴 사랑은 그래서 파악이나 분석이 불가능하다. 그런 사랑을 담기 위해서는 보금자리가 넉넉하고 포근해야 한다.
그러니 사랑을 이겨내거나 극복하려고 하지 말고, 그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기겠다는 생각으로는 마음을 훔칠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잘 훔치기 위해서는 대낮의 도둑처럼 대담하고 뻔뻔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상대방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마음가짐과 자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1장 사랑에 대하여-마음을 훔치려면」에서

시간을 소중히 하지 않는 이유는 그래야 할 ‘이유’를 모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직장은 근무시간이 길고 야근이 잦은 편이다. 왜냐고 물으면 십중팔구 일이 많고 바쁘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해봤던 나는 진실을 알고 있다. 아마 이 책을 읽고 있는 직장인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야근이 잦고 바쁜 것은 일이 많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퇴근이 늦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을. 아직도 6시 정각에 가방을 챙겨 나가면 뒤통수가 근질거리는 회사가 많다. 직장 상사들은 그런 직원들을 향해 혀를 차면서 ‘내가 젊었을 때는 말이지……’ 하며 설교를 늘어놓는다. 어차피 일을 빨리 끝내도 윗사람들 눈치 보느라 늦게 퇴근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천천히 일을 하게 된다. 그러는 와중에 시간의 중요성은 뒤로 밀린다.
사람이 하루 종일 잠을 잘 수 없는 것처럼 하루 종일 일을 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사실 스스로 원해서 하고 싶은 만큼 일을 할 수 있다면 시간의 중요성이 거론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인간의 체력과 정신은 하루 24시간 중 단 몇 시간 동안만 집중할 수 있다. 그래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가 오래전부터 이어져오는 것이다.
시간을 완벽하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있을까? 각자 추구하는 가치와 성향, 그리고 과정들이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다를 것이다. 이런 다양한 변화에 맞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오직 ‘노력’뿐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목표를 향한 노력’이다. 무언가를 하기 전에 내가 왜 이걸 해야 하는지, 내가 이걸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깊이 고심해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3장 노력에 대하여-시간을 어떻게 쓰는가」에서

정보는 정보일 뿐 그것이 가치 판단을 결정해주지는 않는다. 정보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가치관이 그것의 값어치를 결정하고 축적한다. 따라서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정보는 버리기 일쑤다. 두 스님의 논쟁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한 명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바람을 느꼈기 때문에 깃발이 흔들리는 것은 바람 때문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다른 한 명은 바람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과 달리 깃발이 움직이는 것은 눈에 보였기 때문에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눈에 보이는 현상은 하나인데 정반대의 주장들이 나온 것은 눈에 보이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태도와 자세가 달랐기 때문이다. 옆에서 지켜보던 혜능 선사는 그런 상황을 꿰뚫어보고 두 사람의 마음이 문제라는 해답을 내렸다.
수행정진해야 하는 불가에서 내 마음을 어떻게 지키느냐가 중요한 일이듯이 속세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올바른 원칙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느냐는 굉장히 중요하지만 또한 모호한 일이기도 하다. 돈을 많이 벌거나 출세하는 것이 성공한 삶일 수도 있고, 화목한 가정과 잘 큰 자식들을 옆에 두는 것도 분명 행복한 삶의 범주에 들어간다.
이 모든 길의 시작은 바로 마음이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갈 것인지를 결정한 삶과 그렇지 못한 삶의 궤적은 명백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올바른 길을 걷기 위해서는 항상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늘 틀릴 수 있지만,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때가 많다. 반성하는 자세와 마음가짐은 이런 잘못된 판단과 결정, 그리고 그것들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참담한 실패들을 피하게 해준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 장애물을 피하면서 안전운전을 해야 하는 것처럼 인생 역시 오판과 실수라는 장애물을 피해야 한다. 그런 장애물을 피하게 해주는 경고장치가 바로 ‘반성’이다.
「4장 반성에 대하여-제대로 보기」에서

호시우행은 배움과도 연결된다. 요즘 사람들에게 무엇을 가장 먼저 배우고 싶냐고 물으면 십중팔구 영어라고 대답한다. 학생이라면 어학연수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고, 걸음마를 막 뗀 아이들이 엄마나 아빠 대신 마마나 파파라고 말한다.
무엇을 배우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바뀔 수 있으니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영어공부에 열중하는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영어공부는 배움의 한 과목일 뿐이다. 배움 자체는 신중해야 한다. 일단 진로가 결정되면 돈과는 비교할 수 없이 귀중한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청춘을 황금기라고 부른다. 그만큼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잘못 판단해 시작하게 되면 다시 돌리기에는 너무나 타격이 큰 것이 바로 배움이다.
이런 중요한 문제가 시험점수에 맞춰야 한다거나 부모의 체면 같은 이유 때문에 제대로 결정되지 못할 때가 많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이 하는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 이것은 진로 문제는 물론 앞으로의 삶과도 직결되는 중대한 일이다. 경험이 쌓이면서 도중에 방향을 수정할 수는 있지만 이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므로 스스로가 신중하고 냉철하게 무엇을 배울지 결정해야 한다.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 주변의 권유나 부모의 막연한 기대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배움은 단순히 책을 펼치는 것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배움의 시작은 인생의 중대한 고비를 대비해 도전을 준비하는 것이고, 단 한 번밖에 누리지 못하는 인생을 투자하는 것이다. 잘못된 시작은 비록 눈에 보이지 않고 후유증이 몇 년 혹은 몇 십 년 후에 나타나지만 세상의 그 어떤 실패와도 비교할 수 없는 타격을 준다.
무엇을 어떻게 배울지는 먹잇감을 노리는 호랑이의 눈으로 신중하고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시류에 흔들리지 말고, 내가 원하는 것, 그리고 나의 꿈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찾았다면 이제는 황소처럼 천천히, 그러나 끈기 있게 걸어가면 된다.
「7장 배움에 대하여-배움의 시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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