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개
하세 세이슈(馳星周)
‘한없이 어리석어 서로 상처 주고 상처 받는 인간을 위해
신이 내려 준 선물이 바로 개다!’ -하세 세이슈
『불야성』3부작으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일본모험소설협회대상 일본부문 대상,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장편부문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하세 세이슈의 2020년 나오키상 수상작 『소년과 개((少年と犬))』가 출간되었다. 화려한 신주쿠 가부키초 뒷골목의 잔혹한 음모와 비정한 인간의 생존 본능을 탁월하게 그려내 하드보일드 느와르의 대가라는 찬사를 받은 작가의 전작과 달리, 『소년과 개』는 동일본대지진으로 주인을 잃은 개 다몬이 친구인 소년 히카루를 다시 만나기 위해 5년 동안 일본 전역을 떠돌며 만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랑하는 이에게 상처 받고 상처 주며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의 슬픔과 외로움이 다몬으로 인해 치유되는 놀라운 과정이 조금의 과장도 없이 감동 깊게 그려지는 『소년과 개』. 쉽게 사랑하고 쉽게 헤어지고 쉽게 상처 주는 오늘날 우리의 가벼운 관계 맺음 방식에 작은 의문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래본다.
책속에서
“미겔에게 쇼군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고독을 치유해 주고 지루한 나날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쇼군은 가족과 마찬가지였다. 쇼군이 없는 세상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 <도둑과 개> 중에서
“분명 남쪽에 있는 것은 이 개에게 소중한 누군가겠지.”
- <도둑과 개> 중에서
“무슨 말이 하고픈 거야?”
하미가 어깨를 으쓱였다.
“당신은 범죄자일지언정 영혼까지 썩은 것 같진 않아. 그런 뜻이야.”
“이 녀석은 내 수호신이야.”
미겔이 말했다.
“당신 이외의 누군가에게도 수호신일지 몰라.”
“왜 그렇게 쓸데없이 참견하는데?”
“그 개가 가엾어서.”
“불쌍하다고?”
“개에게 필요한 건 여행 길동무가 아니라 가족이야. 무리의 동지야. 당신은 그렇지 않아.”
“내게도 가족이 필요해.”
미겔이 말했다. 하미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고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말을 걸어 주지도 이야기에 끄덕여 주지도 않는다. 그저 거기에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구원받는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 <부부와 개> 중에서
“너희들의 마법은 사람을 웃음 짓게만 하는 게 아니구나.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에게 용기와 사랑을 주는구나.”
- <매춘부와 개> 중에서
“너랑 만나서 다행이야. 내 밑바닥 인생에서 그게 최고의 사건이야. 너랑 함께 있는 동안은 정말로 행복했어.”
- <매춘부와 개> 중에서
레오가 미와의 뺨을 핥았다.
나도 행복했어?그렇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정말로 똑똑하고 착한 아이. 고마워, 레오. 가족과 꼭 다시 만나야 해. 그리고 더 많이 행복해져야해.”
미와는 레오의 따스한 감촉을 아쉬워하며 일어섰다.
레오는 미와를 올려다봤다.
“가도 돼. 가렴.”
레오가 몸을 돌렸다. 숲속으로 달려간다.
“이제, 멧돼지랑 싸우면 안 돼.”
멀어져가는 레오의 등 뒤로 마지막 말을 남기고 미와는 입술을 세게 깨물며 눈물을 참았다.
그래도 야이치는 사람에게 개는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다.
- <노인과 개> 중에서
사람이라는 어리석은 종을 위해 하나님 또는 부처님이 보내 준 생명체인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사람에게 다가와 준다. 이런 동물은 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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