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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 - 20만 부 돌파 특별판 - 이형진(PATRICK G.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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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 - 20만 부 돌파 특별판

이형진(PATRICK G. LEE)

공부는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동기’의 문제!
세계를 놀라게 한 자랑스런 한국인 이형진의 공부철학,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 20만 부 돌파 특별판 출간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라며 윤리 교과서 같은 주장을 펼치는, 다소 ‘재수 없는’ 청년이 있다. SATㆍACT 만점, 아이비리그 9개 대학 동시 합격, ‘전미 최고의 고교생’ 아시아인 최초 선정, 최연소 ‘자랑스런 한국인상’ 수상…. 학업뿐만 아니라 테니스, 바이올린, 뮤지컬, 디베이트 등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무한 엄친아’로, 한국과 미국 학생들의 열등감에 그야말로 불을 활활 지핀다.
이 발칙한 주장과 화려한 프로필의 주인공은 재미교포 2세 이형진 군. 이 책은 그가 자신의 공부철학과 공부법을 풀어낸 에세이다. ‘이렇게 하면 1등 한다’, ‘공부해야 성공한다’ 같은 이야기 말고, 공부에 대한 저자의 진지한 고민을 바탕으로 한 설득력 있는 ‘공부철학’을 풀어냈다. 그가 말하는 공부는 단순히 책을 파고드는 지리멸렬한 과정이 아니다. 세상과 소통하고 자신의 꿈을 찾아가기 위한 진솔한 몸짓이다. ‘방법’이 아닌 ‘이유’에 대해 접근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공부 에세이로,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스스로 공부를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만든다. 먼저 읽어본 독자들이 너도나도 추천하며 20만 부를 돌파했고, 리커버 특별판이 새로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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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이런!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공부는 ‘재미없는 것’, ‘싫어도 억지로 해야만 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정말 그럴까? 공부는 재미없는 것일까?
아니, 나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공부는 세상에서 제일 즐거운 탐험이다. 골치 아픈 교과서를 파고들고, 외워지지 않는 수학공식을 붙잡고 낑낑대는 그 지리멸렬한 과정이 즐거운 탐험이라니, 누구 뚜껑 열리는 소릴 하느냐고 책을 집어던질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 잠깐만 참으시라.
자, 머리에서 김이 나더라도 어릴 때로 잠시 돌아가보자.
그때 우린 궁금한 게 얼마나 많았던가? “하늘은 왜 파랗지?”, “얼음이 녹으면 왜 물이 되지?”, “아기는 어떻게 태어나지?”… 호기심 가득한 눈동자를 반짝이며 엄마아빠를 얼마나 귀찮게 했던가? 그렇다. 그것이 바로 ‘공부’다. 그것이 공부의 ‘시초’고, 우리가 공부하게 된 ‘이유‘다. 공부는 이 세상의 수많은 비밀, 수많은 지혜를 아주 짧은 시간에 섭렵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그러니 어찌 즐거운 탐험이 아니겠는가!
- 공부는 세상에서 제일 즐거운 탐험?!

최근 한국에 있는 친구로부터 “네가 자주 하던 이야기가 광고에 나온다”는 연락을 받았다. 어느 학습지 광고 문안이 “나는 나를 사랑하니까 공부한다”라는 이야기였다. (이런, 내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과 ‘싱크로율 100%’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공부는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것, 정말로 재미없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이 “다 너 잘되라고 공부하라는 거야”라고 말씀하시면 ‘쳇’ 콧방귀를 뀌는 친구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결코 틀린 말씀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열심히 공부하고 이를 통해 많은 지혜와 지식을 쌓을 때, 가장 큰 수혜자는 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이니 말이다.
부모님이 시키니까 ‘억지로’, 선생님께 혼나지 않기 위해 ‘하는 수 없이’, 이런 이유들로 공부를 한다면 당연히 공부는 재미없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거기에는 ‘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내게 더 넓고 많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서, 즉 나를 위해서 공부한다면 그 과정이 그렇게 힘들고 괴로운 것만은 아닐 것이다. 나는 지금껏 부모님도 선생님도 아닌 나를 위해서 공부해왔다. 내 삶을 보다 풍성하게 채워가기 위해서 공부해온 것이다.
- 내가 공부하는 이유? 나를 사랑하니까!

나는 학교 테니스 팀의 주장이었고, 내가 넘버원 싱글로 있는 동안 배링턴 고등학교 테니스 팀은 매년 일리노이 주 선수권 대회에 참가했다. 나는 2006년과 2007년 섹셔널 챔피언을 두 번, 컨퍼런스 챔피언을 두 번 했고, 스테이트 랭킹 24위로 테니스 여정을 마감했다. 마지막 시합이 있던 날, 나와 팀원들은 시상식이 끝나자마자 장내가 떠나가라 함성을 지르며 하이파이브를 했다. 서로 껴안고 뒹굴면서 야단법석을 피웠고,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펑펑 터졌다.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을 때 랑코니 선생님이 어깨를 두드리며 말씀하셨다.
“좋은 결과는 억지로 만드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법이야. 네가 그것을 얼마나 잘 즐겼는지, 즐김으로써 얼마나 의미 있게 만들었는지에 따라 결과는 저절로 만들어지는 거지. 비록 패배했다 하더라도 과정에 충실했다면, 그리고 과정을 충분히 즐겼다면 의미 있는 일이고, 그걸로 족해. 난 너를 믿는다. 무엇을 하든지 분명 잘해낼 거야. 앞으로도 무얼 하든 이기고 지는 것에 너무 연연해하지 마라. 결과에 매달리기보다는 과정을 즐겨야만 무슨 일이든 잘할 수 있다.”
한 세계와 또 다른 한 세계의 경계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한 걸음만 옮기면 새로운 세계가 눈부시게 펼쳐질 것만 같았다. 그날 랑코니 선생님의 말씀은 지금까지도 내 가슴에 남아 있다.
- 과정을 즐겼다면 충분해, 랑코니 선생님의 조언

‘공부’라고 하면 흔히 교과서를 파고들며 수학공식을 외우고 영어단어를 암기하는 것을 떠올릴 것이다. 만약 그런 것이 공부의 전부라면 나는 공부만 하는 바보가 되고 싶지는 않다. 세상에 내가 배울 수 있는 것, 내가 알고 싶은 것이 너무도 많은데, 책 속에 파묻혀 세상과 담을 쌓는 건 안타까운 일이 아닐까?
책에 담긴 내용만이 지식의 전부는 아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지식과 지혜의 재료가 될 수 있다. 나는 학업 외에도 테니스, 바이올린, 디베이트, 뮤지컬 등 수많은 과외활동을 병행했다. 내가 다재다능하다는 자랑을 하려는 게 아니다. 그런 활동들을 모두 해내려면 시간도 부족했고 여러모로 힘들었지만, 돌이켜보면 하나하나의 활동들에서 교과서에서는 결코 배울 수 없는 다양한 정신과 역량을 익힐 수 있었다. 테니스를 치며 근성을 길렀고, 바이올린을 통해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지고 공감하는 능력을 익혔다. 디베이트는 내게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며 말하는 기술을 알려주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을 공부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에서든 배우려는 마음’인 것 같다. 우리가 마음먹기에 따라서 세상 모든 것이 공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면 좋겠다.
- 세상이라는 교과서, 배움엔 경계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나의 이력이나 활동경력을 보고는 묻는다.
“남들은 학교공부만 하기에도 벅찬데, 어떻게 그렇게 여러 가지 일들을 동시에 할 수 있었니?”
그도 그럴 것이 운동은 테니스 하나에만 집중했다고 해도 공부와 병행하는 다른 활동은 여전히 많았다. 먼저 테니스만 하더라도 고등학교 때는 학교 테니스 팀 주장을 맡아서 매일매일 훈련을 진행한 것은 물론, 주말마다 대회에 나갔다. 여기에 더해 바이올린 레슨과 연극반 활동도 빠지지 않았으며, 봉사활동도 친구들보다 월등히 많이 했다.
혹시 슈퍼맨이냐고? 설마 그럴 리가! 나 역시 남들과 똑같이 하루 24시간을 알뜰히 쓰는, 그냥 평범한 학생일 뿐이다. 당연히 테니스를 치면서 동시에 바이올린을 켜는 재주는 없다. 사람들의 질문에 똑 부러지는 답을 줄 수는 없지만 시간을 잘 쪼개 쓸 줄만 알면, 그리고 조금만 더 부지런해진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도 주어진 24시간을 알뜰살뜰 쪼개 쓰다 보니 그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뭔가 비결이 있었을 거 아니냐고? 비결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친구들과 비교해봤을 때 내게 한 가지 분명한 차이점이 있긴 하다. 바로 ‘동기’의 차이다. 내가 도전했던 많은 일들이 만약 부모님이 시켜서 한 것이었다면, 단지 이유가 그것뿐이었다면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또한 그런 활동들이 재미나 보람과 상관없이 단지 성적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들이었다면 그 모든 것을 그렇게 악착같이 해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부모님의 권유나 성적표 같은 것들은 내 마음속에 불을 붙이는 땔감으로 쓰기엔 턱없이 부족했고,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힘으로는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 세 살짜리 테니스 선수, <시카고 트리뷴>에 데뷔하다

여러 권짜리 만화책을 읽을 때, 한 권을 읽고 나면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어서 다음 편이 나오기만을 기다린다. 묘한 설렘과 흥분으로 한 권 한 권 끝까지 다 읽고 나면 ‘아~, 이게 이런 내용이었구나!’ 하고 스토리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
나는 나의 일상이나 삶도 그런 식으로 생각하며 산다. 나는 ‘아직 끝나지 않은 소설’이라고 말이다. 그러니까 내가 2년 뒤에 테니스를 칠지 피아노를 칠지, 학교를 좋아할지 싫어할지, 친구를 많이 사귈지, 아니면 갑자기 지구 반대편으로 떠날지, 무엇을 하고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내 인생이 일곱 권의 책이라고 생각해보면 정말 설렌다. 즐거운 일이든 슬픈 일이든, 지금 겪고 있는 모든 일이 내 인생의 중요한 복선이 될 거라는 것, 나중에 스토리를 이어갈 때 분명 쓸모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 더욱 그렇다.
- 나는 ‘아직 끝나지 않은 소설’이다

기억에 남는 문구

누가 뭐라고 해도,
내 몸과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소리에 집중할 것.
어떤 행위를 하는 데 있어서
자신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으냐 없느냐는,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