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현재 우리 사회를 보면 감정 문제를 예방하기보다 이미 나타난 결과를 다루는 데에 더 많은 비용과 노력을 투입하려는 것 같다.
― ‘머리말’ 중에서
나는 감정을 억누를 때 일어나는 부정적인 결과에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다. 나 역시 비슷한 문제를 겪었지만 나를 보살펴 준 사람 덕분에 회복할 수 있었다. (……)
따로 배우지 않고도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대로 감정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은 천부적인 통찰력을 지닌 극소수의 사람뿐이다. 그렇지 못한 나는 애써 배워야만 했다. 이것은 말 그대로 ‘기술’이다. 외향적이든 내향적이든, 낭만적이든 실용적이든, 예민하든 태평하든 성격과 상관없이 동일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고 심지어 삶을 바꿀 수도 있다. 이 기술은 간단하고 명확하며 거의 전 연령대에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검증되었다.
한 세대의 아이들이 감성 능력을 갖춘 어른으로 자라난다면 문화 전반에 변화가 일어나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감성 능력을 배우고 감정에 대응하는 방식을 개선한다고 해서 일순간에 행복한 일상을 누리게 되지는 않는다. 영원한 행복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가 아니며 실현 가능하지도 않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나은 삶을 살고 현명한 판단을 내리며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자신의 잠재력을 깨달을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을 기르려면 유쾌한 기분과 불쾌한 기분을 마음대로 조절해 모든 감정을 경험하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 ‘제1장 감정을 표현하자’ 중에서
감성 지능이나 감정을 다루는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너무 모호하고 감상적이라며 현실 도피에 불과하지 않느냐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재계의 시각이 특히 그러하다. 하지만 진실은 정반대이다. 감성 능력은 지혜롭고 창의적인 사고를 이끌어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감상적인 면은 전혀 없다. 감정이 일을 방해하도록 내버려 두기는커녕 오히려 반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감성 지능은 균형 잡힌 사고를 지원하고, 감정이 행동에 과도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하며, 특정한 방식으로 느끼게 되는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 ‘제3장 감정 과학자가 되는 법’ 중에서
감정 과학자가 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는 감정 심판자 역할을 하고 싶다는 유혹을 피해야 한다.
― ‘제3장 감정 과학자가 되는 법’ 중에서
감정 과학자와 심판자는 모두 감정과 그 근원을 인식하고 감정이 생각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려 한다. 하지만 감정 과학자는 가치 판단을 하지 않는다. 어떤 감정이 옳은지, 유익한지, 객관적 현실을 반영하는지 의견을 제시하지도 않는다. 그에게는 호기심과 경청하고 배우려는 욕구만 있을 뿐이다.
감정 심판자는 다른 것을 추구한다. 그는 감정을 평가한다.(우리에게는 혹독한 자기 심판에 대한 면역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까지도 말이다.) 옳은지 그른지, 유익한지 해가 되는지, 현실성이 있는지 상상의 산물인지를 따진다. 감정 심판자는 감정을 인정하거나 부정할 권한, 즉 판결할 권한을 추구한다.
이 모든 드라마의 시발점은 딱 한마디이다. ‘왜?’ 왜 이런 기분이 들까? 왜 지금이지? 감정 이해하기는 그런 질문에 대답하면서 시작된다. 어째서 이런 식으로 느껴지지? 이 감정의 기저에 있는 이유가 뭐지? 무엇 때문에 이런 감정이 드는 거야? 이는 전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한 감정이 다른 감정을 자극하기도 하고, 사건과 기억이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보통은 질문 하나를 던지면 더 많은 질문으로 이어져 깊이 파고들 수 있다. 양파 껍질을 벗기듯이 말이다. 일단 질문을 시작하면 되돌릴 수 없으니 두려워지는 것도 당연하다.
― ‘제5장 감정 이해하기’ 중에서
감정 이해하기는 여행과도 같다. 모험이 될 수도 있다. 여정을 마칠 때쯤엔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곳, 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어딘가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전보다, 아니 우리의 바람보다 더 현명해질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데 그 외의 다른 방법은 없다.
돌이켜 보면 내가 어린 시절에 겪은 모든 트라우마의 중심에는 감정을 표현할 수 없다는 생각이 있었다. 부모에게 내가 느끼고 있던 끔찍한 두려움, 불안, 수치심을 털어놓았다면 그들은 그런 파괴적인 감정들의 근원을 발견했을 것이다. 내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성적 학대를 견뎌 왔으며 매일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비단 감정만을 숨긴 것이 아니었다. 그런 감정을 유발한 원인까지도 숨긴 것이다.
― ‘제7장 감정 표현하기’ 중에서
오늘날 여성, 남성, 아이 할 것 없이 성적 학대나 추행을 당했으면서도 아무것도 말하지 않거나 가해자를 밝히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회자된다. 그들이 왜 그랬는지는 명백하다. 많은 이들이 그런 일을 입 밖으로 꺼내면 수치심이나 죄책감이 들어 더욱 견디기 힘들어질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아무도 자신을 믿어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나 가해자가 보복할 것을 두려워하는 까닭에 털어놓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면 고통이 끊임없이 계속된다. 침묵이 폭행만큼이나 피해를 주는 셈이다.
감정 표현을 허락한다는 것은 누군가가 우리에게 못되게 굴거나 무시하는 모든 순간에 집착하라는 뜻이 아니다. 사실은 그야말로 정반대이다. 그런 순간을 극복하고 그 경험을 통해 배우고 정상적인 삶을 이어 갈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감성 능력은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 만연한 분노, 괴롭힘, 격리, 불안, 두려움에 대항하는 방어막이 된다. 또한 창의성, 대인 관계, 의사 결정력, 건강을 끈질기게 해치는 방해물을 제거해 준다.
― ‘제9장 가정에서의 감정’ 중에서
오늘날 최고의 직원들은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감정의 힘을 인정하는 회사에 끌릴 것이다. 다른 직장을 찾을 의지가 없거나 어떤 이유에서든 이직할 수 없는 비참한 동료들을 뒤로하고 그들은 나쁜 직장을 그만둘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라도 기업들은 감성 능력 배양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 ‘제11장 직장에서의 감정’ 중에서
감정 혁명에 필요한 능력을 다시 설명하겠다. 첫 번째 단계, 현재의 감정을 인식하기. 두 번째 단계, 감정과 그 감정을 유발한 원인을 이해하기. 세 번째 단계, 감정에 적절한 이름 붙이기. '행복'이나 '슬픔'처럼 단순하게 부르지 말고 감정을 깊이 파고들어 복잡 미묘한 뉘앙스를 규명해야 한다. 네 번째 단계, 감정 표현하기. 처음에는 자신에게, 나중에는 적절한 시기에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자. 마지막 단계, 감정 조절하기. 앞서 말했듯 감정을 억누르거나 무시하지 말고 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명하게 이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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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이렇게 다루는 겁니다 | 감정의 발견, 마크 브래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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