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를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수출이다. 내수중심의 국가와 수출중심의 국가로 크게 나눠질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수출중심의 국가로, 한 나라의 경제가 수출에 의존하는 정도를 의미하는 수출 의존도를 보면 2019년 기준 39.8%로 다른 주요 국가들에 비해 높은 편이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서서히 낮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경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수출중심의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 가장 비중이 큰 산업이 반도체이며 그에 따라 경제 전반적인 분위기와 함께 주식시장에서의 지수 움직임도 결정된다. 시가총액 1, 2위 기업이 반도체 대표기업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는 경기에 대한 판단지표로도 자주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상승 국면에 있으면 수요가 증가하면서 물가 역시 상승한다. 자산가격 및 상품가격이 상승하면서 기업의 이윤이 커지고, 화폐의 유통속도 역시 빨라질 수 있다. 하지만 물가가 과도하게 상승할 경우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게 된다. 경기가 하강 국면에 있으면 수요가 줄어들면서 물가 역시 하락한다. 자산가격 및 상품가격이 하락하고 물가의 추가적인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로 인해 소비심리 역시 위축되면서 기업의 이윤이 축소되고 유동성 역시 줄어들면서 물가하락이 장기화되며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게 된다. 그래서 적당한 소비자물가지수의 상승이 필요한 것이다. 물가가 너무 낮거나 높으면 각국 정부나 중앙은행이 정책을 펼치는 것 역시 물가가 실물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다면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1달러당 지불해야 하는 원화가 많아지게 된다. 따라서 국외로 송금을 할 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만 수출기업의 경우 수출품의 달러 표시 가격이 하락하고 수입품의 원화 표시 가격이 상승하면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이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겠구나’라고 예측하는 것이 위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수출중심의 국가경제구조상 원달러 환율이 일정수준 상승하는 것은 기업의 이윤추구에 긍정적이기 때문에 투자심리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게 된다면 기업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만 외채에 대해 생각해보면 기업의 이익과는 반대이다. 환율이 올라가게 되면 원화를 외화로 바꿀 때 들어가는 원화가 많아지기 때문에 외채상환 부담이 커지게 되며 한국에서 외국으로 송금할 때 역시 불리하다.
기준금리의 인상과 함께 시중은행 금리도 올라가면서 은행으로 자본이 유입된다. 시중금리가 인상된 만큼 대출을 하게 될 경우 부담이 커지게 된다. 개인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는 줄어들게 되고 시중의 유동성은 감소하면서 경제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물가 역시 낮아지게 된다.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격 역시 하락하게 되고 재산의 감소로 이어져 결국 이는 다시 소비 위축으로 연결된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으나 코로나19 완화와 함께 경기개선에 대한 기대가 있는 만큼 금리 변화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른 시일 내 기준금리의 인상이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정책 기조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러한 기대감이 지표에 반영되고 있으나 기준금리 변화는 자산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만큼 이번에는 더욱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급을 볼 때는 외국인과 기관의 흐름을 중요시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유가증권은 외국인과 기관의 비중이 높고 코스닥은 개인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주체가 외국인이 아닌 개인으로 변한 모습이다. 개인이 유가증권의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도 실질적으로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개인이 많았다. 다만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개인이 낮았던 것뿐이다. 경제 패러다임도 코로나19 전후로 변한 가운데 주식시장의 매매 형태 역시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이슈에 민감한 것이 주식시장이다. 개별종목뿐 아니라 큰 이슈는 시장 전반의 흐름을 좌우한다. 예상치 못한 이슈가 있는 반면 시나리오가 있겠지만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이슈가 있다. 따라서 많은 정보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선별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도 필요하다. 수급의 움직임도 정보에 기반한 것이 많으며, 특히 종목별로는 개별 이슈가 시장의 방향과 무관하게 등락을 결정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공개된 정보가 아닌 이상 개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이긴 하다. 그래도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보유한 종목 및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여러 번의 위기를 겪으면서 금융환경이 변했고, 이에 따라 단순하게 기존 이론대로 실물경제에 적용했을 때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양적완화’라는 개념을 도입하게 된 것이다.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을 해소하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 국채 등 다양한 금융자산을 매입해 시장에 직접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을 양적완화라고 한다. 정책금리가 0에 가까운 초저금리 상태이기 때문에 과거와 같이 더 이상 금리를 인하할 수 없어 새롭게 도입한 것이다. 여기에 재정 역시 탄탄하지 못해 재정정책을 펼칠 수 없을 때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양적완화를 하게 된다.
글로벌 성장률을 보더라도 오히려 경기의 진폭은 줄어든 모습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경제의 패러다임이 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이론으로는 유동성이 공급되면 시중의 통화 유통량이 늘어나면서 물가가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하게 되고 낮은 금리와 통화가 기업의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나타난다. 이에 따라 경기개선이 나타나기에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하는 것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가 개선되는 것은 느리고 시중의 풍부한 통화량은 이어지고 있으나 저물가, 저성장, 저금리 즉 3저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과거에는 제조업의 비중이 높고 자동차, 철강, 전자부품 등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 성장했으나 공장의 설비도 자동화되고 있으며 주력산업의 부진이 나타나면서 전반적인 노동생산성이 하락하는 것이다. 오히려 한계기업은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공급받아 회생하고 있지만 경기의 선순환적인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노동생산성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적인 요인들로 인해 노동생산성은 둔화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둔화된 노동생산성은 다시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늘어나게 되면서 더욱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문제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노동생산성이 개선되어야 경기 사이클 진폭이 다시 커지는 등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우호적일 수 있지만 경제의 패러다임이 변한 시점에서는 이를 개선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에 풀려 있는 유동성으로 인해 부작용에 대해서도 우려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단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 본다면 분명 유동성은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주식시장의 투자자 입장에서 본다면 호재인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이를 충분히 즐길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둔화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에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이 이어져 향후 2~3년은 저금리 기조가 함께 지속될 것이다. 유동성에 대한 제한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분명히 인지를 하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현재의 경기 구조의 흐름상 MMT를 기반으로 한 양적완화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유동성으로 인한 부정적인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만큼 유동성이라는 버블에 올라타 자산시장의 가격상승을 충분하게 누려야 한다.
이제 인플레이션과 자산시장의 버블을 준비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무제한적으로 공급된 달러의 가치가 언제까지나 유지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당장 인플레이션 시대가 도래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서서히 인플레이션 시대를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며 기간별로 나눠서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화폐가치의 하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 등은 더욱 강해질 것인 만큼, 이는 인플레이션 시대의 대응전략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리스크 요인을 생각했을 때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주식시장에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며, 자산시장 내에서 효과적으로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 수익률을 지키는 방법이 될 것이다. 어차피 유동성은 시장에 풍부한 만큼 유동성이 어디로 흘러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리스크가 확대될 때에는 주식투자를 잠시 쉬는 것도 필요하다. 위험자산은 리스크를 헤지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리스크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고 이후에도 변동성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지는 않는다. 분명 변동성은 높아지더라도 다시 완화된다. 다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커지고 제한적이긴 하나 기저효과가 발생하면서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날 때 유동성을 기반으로 한 시장의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스키 모멘트라는 이론에 대해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민스키 모멘트란 미국의 경제학자인 하이먼 민스키가 주장한 이론으로 유동성 공급을 기반으로 과도하게 누적되던 부채로 시장의 호황이 이어지다가 호황이 끝나면 채무자의 상환 능력이 나빠지면서 채무자가 건전한 자산까지 매도해 부채를 갚고 이로 인해 금융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금융위기가 발생한다는 내용이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의 발생으로 인해 갑자기 자산시장이 붕괴되었으며 이는 전 세계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민스키 모멘트가 주목을 받게 되었다.
모든 버블은 터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지금까지 역사는 한 번도 예외를 보여준 적이 없다. 그렇기에 버블의 붕괴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서서히 그러한 신호는 나타날 것이다. 그러한 신호를 우리가 인지한 뒤에는 늦을 수 있기 때문에 준비가 필요하다. 경기에 대한 불안 심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자산과 실물 가격의 디커플링이 이어지고 있으며 유동성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경험에 비춰본다면 자산가격의 가파른 상승은 리스크가 될 수밖에 없다. 정책들의 정상화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으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단순하게 유동성으로 인해 자산시장의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것보다는 향후 유동성으로 인한 버블이 꺼지게 될 때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다. 그래서 위험자산에 대한 비중은 어느 정도로 유지하되 안전자산의 비중과 함께 현금 역시 비중을 가지는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주식시장은 풍부한 유동성이 우호적인 요인이다. 하지만 유동성만으로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유동성 장세 이후에 실적 장세가 뒤따라와야 진정한 상승장이라 할 수 있지만 실적 개선에는 의문 부호가 붙는다. 그렇기 때문에 포트의 다변화가 필요하고, 안전자산에 대한 비중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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