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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1분 베조스 - 니시무라 가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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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베조스

니시무라 가쓰미

‘ONE MINUTE INSIGHTS’ 시리즈. 비즈니스 대가들의 삶과 철학에서 우리가 한 번쯤 되새겨야 할, 그러나 놓치기 쉬운 통찰을 전하는 시리즈다. 아마존이 거둔 수많은 성공과 실패에서 건져올린 제프 베조스의 경영원칙을 핵심만을 정제해 소개하고 있다.

유통, 콘텐츠, 클라우드 등 손대는 영역마다 성공한 지상 최고의 사업가 제프 베조스는 어떤 눈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기회를 포착하는가? 한 줄의 기사, 한 번의 실수, 잠깐의 불편함을 놓치지 않고 사업기회로 만드는 그만의 감각은 비즈니스를 일으키는 토대가 되었다.

그리고 어떤 순간에도 고객에게서 답을 찾는 집요함은 오늘날 비즈니스 제국을 지탱하는 기둥이 되었다. 저자가 낱낱이 분석해 제시하는 베조스의 행보는, 고객이라는 본질을 잃지 않으며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비즈니스의 균형감각을 우리에게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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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베조스가 처음부터 책을 팔겠다고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그가 처음 떠올린 아이디어는 단지 ‘인터넷으로 물건을 판다’였다. 그는 컴퓨터, 의류, 음원, 소프트웨어, 책 등 인터넷으로 팔 만한 상품을 수십 가지 검토한 끝에 ‘책’을 팔겠다고 결정했다. 어떤 물건이든 신규진입은 어려운데, 책은 그 어려움을 성장요인으로 역전시킬 만한 요인이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그가 주목한 서점 사업의 ‘어려운 점’은 3가지였다.
첫째, 너무 많은 업체가 난립해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상점 형태의 서점으로는 승산이 없었다. 하지만 이들과 전혀 다른 시스템을 도입하면 단번에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둘째, 지나치게 종류가 많아서 소규모 신규업자가 취급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판매한다면 종류가 다양하다는 사실이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한다. 게다가 각 권마다 ISBN이 있으니 검색용 데이터베이스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셋째, 유통방식이 비효율적이다. 서점에 진열된 책은 판매되지 않으면 출판사로 고스란히 반품된다. 반품률이 높을수록 출판사의 이익에는 당연히 마이너스다. 그런데 온라인으로 판매하면 원칙상 고객 결제가 완료된 후에 주문이 진행되기 때문에 반품률이 거의 제로다. 이 장점을 내세워 출판사와 유리하게 교섭할 수 있다.
아마존은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폭주하는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 서버 규모를 계속 확장해왔다. 그러나 평소에는 서버가 남아돌았다. 이때 베조스는 재미있는 발상을 했다. 남는 서버 용량을 임대하는 사업이었다. 아마존은 새로운 수익원이 생기고, 다른 회사는 자체 서버를 구축하지 않아도 되니 서로 이익이다.
“많은 것이 비효율적으로 돌아가고 있을 때, 거기에 기회가 존재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베조스가 한 말이다.
― 1장 “비효율적으로 돌아가고 있을 때 기회가 존재한다”

베조스의 기본전략은 비용이 들든 손해를 보든 일단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 다른 회사들이 넘볼 수 없을 정도로 탄탄한 아성을 구축하는 것이다. 1996년에 베조스는 ‘Get big first’라고 쓰인 티셔츠를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시장의 지배자가 되지 못하면 추격자로 남아야 한다는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그렇다면 어떤 전술로 시장을 선점해야 할까? 넷스케이프의 창업자 마크 안드레센은 결국에는 ‘양’으로 승부하는 자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것이라 했는데, 베조스 역시 그와 생각이 같았다. 베조스는 시장을 지배하려면 급성장하는 동시에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는 서비스 확충과 브랜드 확립이야말로 고객을 확보하는 핵심 경쟁력이라고 생각해, 자금의 대부분을 이에 쏟아부었다. 그 때문에 오랫동안 이익을 내지 못했지만, 창업한 지 4년 후인 1999년에는 미국의 성인 52% 이상이 ‘인터넷으로 책을 살 때 가장 먼저 아마존을 떠올린다’고 응답할 만큼 빠른 시간 안에 엄청난 브랜드 파워를 갖게 되었다.
베조스는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브랜드는 한 분야에 3개 정도까지라고 말한다. 그 리스트에 들지 못하면 비즈니스의 진정한 묘미를 맛볼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3위 안에 들 수 있을까? 베조스의 답은 간단하다.
“소비자에게 ‘이래도 안 해보겠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만큼 고객경험에 초점을 맞춘 기업만이 시장의 리더가 될 수 있다.”
― 2장 “처음부터 지배자가 되어라”

베조스는 온라인상의 입소문을 통해 고객의 리스크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대표적인 예가 고객이 구입한 책과 제품에 직접 별점을 매기고 감상평을 남기는 ‘커스터머 리뷰(customer review)’다. 커스터머 리뷰의 특징은 내용이 좋든 나쁘든 모든 리뷰를 가감 없이 게시해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 시 참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비스 시행 초기, 업계의 반응은 최악에 가까웠다. 물건이 팔리지 않으면 돈을 벌 수 없는데, 부정적인 리뷰를 써도 가만히 놔두다니 상식 밖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인간은 좋은 평가 일색일 때는 의심부터 하는 속성이 있다. 좋은 정보만 있거나, 반대로 나쁜 정보만 있을 때, 그리고 좋은 정보와 나쁜 정보가 혼재돼 있을 때의 3가지 경우 중에서 사람들은 양쪽 모두의 의견이 포함된 쪽을 가장 신뢰한다. 이는 심리학의 기초 지식이기도 하거니와 많은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업체들이 커스터머 리뷰를 부정적으로 바라본 것은 그동안 업계가 얼마나 광고일변도의 상식에 얽매여 있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베조스는 고객 서비스에 집중함으로써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워져야 함을 입증했다. 판매자들의 비난과 대조적으로 커스터머 리뷰는 고객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고, 아마존의 판매촉진 요인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우리는 물건을 팔아서 돈을 벌지 않는다. 물건을 구입하는 고객의 판단을 도움으로써 돈을 번다.”
베조스의 말이다.
― 3장 “물건을 팔아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판단을 도와서 돈을 번다”

라이벌과의 경쟁보다 고객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맥락에서, 베조스는 시대적 인기를 얻기보다 오래도록 사업을 지속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IT 버블이 꺼지면서 영광의 정점에서 떨어진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층 더 지속성에 주력했는지도 모르겠다.
흔히 IT 업계의 빅4로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을 꼽는다. 이 이야기를 듣고 베조스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그는 무작정 기뻐하지 않았다. 그 대신 “10년 전이었다면 어떤 기업이 리스트에 올랐을까?”라고 반문했다고 한다.
“빛은 항상 어딘가를 비춘다. 그 빛에 빠져서는 안 된다. 빛은 결코 오래가지 않기 때문이다.”
잠깐의 스포트라이트에 자만하지 말고 더 겸손해지라고 주문한 것이다.
과거만 해도 ‘기업의 수명은 30년’이라는 말이 상식처럼 통했지만, 지금은 10년을 넘기기도 쉽지 않다. 간혹 100년 기업이 탄생하기도 하지만, 그들조차 인기와 전성기를 30년 이상 누리지는 못하고 있다. 눈앞의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진정한 고객 서비스를 지향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게 해야 전성기를 연장할 수 있고, 마음속의 원대한 비전을 실현할 수 있다.
언제나 중요한 것은 ‘고객’이다. 빛이 비치는 장소보다 고객이 있는 장소로 나아가 고객과의 신뢰를 쌓아라. 이익 효과보다 서비스 효과를 우선시하라. 이것이 실패하지 않고 비즈니스를 오래 지속하는 비결이다
― 4장 “빛은 항상 어딘가를 비춘다, 그 빛에 빠져서는 안 된다”

왜 많은 기업들은 혁신을 주저하는 것일까? 우리는 혁신을 시도할 수 없는 이유로 흔히 저조한 성공률, 실행의 어려움 등을 꼽는다. 하지만 혁신을 추진하는 기준은 성공률보다는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가치가 있는가’여야 한다.
베조스는 “실패는 혁신과 발명에서 핵심적인 부분이다. 만일 잘될 것임을 이미 알고 시작했다면 그것은 진정한 시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시도해보는 사업가였다.
그렇다고 그가 자신을 맹신하고 혁신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우리에게 커다란 강점은 없다. 따라서 작은 강점을 꿰어서 튼튼한 줄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눈에 띄는 강점이 있더라도 자칫 그것에 취해 자만하다가 하루아침에 추락할 수도 있음을 알고 경계한 것이다.
베조스 역시 많은 실패를 겪었다. “베조스는 실행을 중시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었다. 그 결과 우리는 많은 시도를 했고, 그만큼 실패도 많이 했다. 하지만 치명적인 실패는 피해갈 수 있었다.” 아마존에서 일하는 어느 직원의 말이다.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도전을 장려한다. 하지만 동시에 큰 실패를 피하기 위해 선을 긋는다. 선을 어디에 긋느냐에 따라 판도는 달라진다.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면 아무리 도전하라고 권해도 누구 한 명 꼼짝하지 않을 것이다. 베조스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싶다면 당연히 실패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며 아마존의 도전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혁신으로 강점을 차근차근 키워갈 수 있다면, 경쟁에서 누구보다 오래 살아남는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5장 “잘될 것을 알고 시작했다면 진정한 시도가 아니다”

베조스는 젊은 시절, 사귀는 여성의 조건을 목록으로 정리해두었다고 한다. 월스트리트의 은행들이 투자처를 선별하는 차트와 유사한 목록이었다. 대체 얼마나 대단한 기준일까 궁금하겠지만, 요약하자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현명한 여성이라 할 수 있다.
“창의적이지 않은 사람과 함께 보내기에 인생은 너무 짧다”는 것이 베조스의 평소 생각이었다. 그는 비단 배우자가 아니라도 누군가를 사귈 때 상대를 신중하게 고르는 편이라고 한다.
1993년 베조스는 맥킨지 터틀이라는 여성과 결혼한다. DE쇼앤컴퍼니에 함께 근무하던 직원으로 같은 대학을 졸업한 재원이었으니, 그가 원하는 이상형에 딱 들어맞는 여성이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녀는 소설을 발표할 만큼 창의적인 인물이었다.
아마존의 1호 직원이었던 셸 카판은 실리콘밸리에서 20년 넘게 일한 유명한 프로그래머였다. 몇 군데 회사에서 일했지만 번번이 실망했던 그는 자신의 실력을 충분히 살려줄 기업가를 찾던 중 베조스를 알게 되었다. 기술적 아이디어만 갖고 시작하는 다른 IT 기업과 달리, 베조스가 구상한 인터넷 서점은 어디에서 수익이 나오는지 분명히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제프는 성공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았다.” 아마존 입사를 결정하고 난 후 카판이 한 말이다.
DE쇼앤컴퍼니의 보스였던 데이비드 쇼 역시 베조스가 “좌뇌와 우뇌가 똑같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감탄할 만큼 머리가 좋고 역량이 탁월한 인물이었다.
뛰어난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은 정말 즐거운 경험이다. 멋진 성과를 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자신도 성장할 수 있다. 반대로 그렇지 않은 사람과 함께 있으면 일은커녕 인생 자체가 힘겨워진다. 같이 일할 사람을 고를 때 타협은 절대 금물이다.
― 7장 “인생은 짧다, 창의적이지 않은 사람과 사귈 여유 따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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