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미래를 보는 눈
박용삼
앞으로 우리가 직면하게 될 미래의 풍경을 테드를 통해 통찰하는 책. ‘일상’ ‘사회’ ‘세상’ ‘불안’ ‘미래’ 5가지 분야로 정리된 주옥같은 49가지 테드 강연이 담긴 책을 통해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다. 불안한 현대인들이 미래를 대비할 수 있게 해주는 가이드북이 되어 준다.
테드란 전 세계 39억 뷰에 달하는 화제성 높은 공개 강연회로 미래에 우리가 겪게 될 일상, 미래에 고민해야 할 숙제, 미래의 기술이 열어갈 신세계의 모습을 전 세계 각지의 인사들이 강연의 형식으로 풀어낸 정기 컨퍼런스다.
기술·예술·감성이 어우러진 테드가 우리에게 미래에 대한 힌트를 제시하지만, 외국어로 진행되는 2천 건이 넘는 강연을 일일이 해석하며 찾아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다행히 그런 고충을 해소해주기 위해 경영전문가인 저자가 테드 중에서도 좋은 강연들을 선별해 관련된 보충자료를 더하고, 개인적인 생각과 해석을 덧붙인 후 기술적이거나 전문적인 내용들은 쉽게 풀어서 설명했다.
책속에서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개인의 행복을 점수화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오히려 몰라도 그만인 이런 점수가 행복을 갉아먹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궁금하니까 살짝만 살펴보자. 2015년 UN이 발표한 행복지수에 의하면 한국은 전 세계 158개국 중 47위였다. 세계지도 책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도 모르는 생소한 나라들을 빼고 나면 사실상 하위권이다. OECD 조사에서도 한국의 행복지수는 34개국 중 33위다. 역시 최하위권이다. 우리 헌법 전문에는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적혀 있다. 그렇다면 마음껏 행복을 찾고 누려야 마땅한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을 줄 안다고 사실 우리는 합격, 승진, 포상 등을 제외하고는 어떤 행복을 어떻게 추구해야 할지 모른 채 살아 왔다. 각박한 현실에 치여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행복은 과분한 걸까? 캐나다에 사는, 별로 행복할 것 없어 보이는 평범한 청년 닐 파스리차(Neil Pasricha)는 테드 강단에서 인생의 가장 불행하고 우울한 순간에 행복의 비법을 터득했다고 말한다.
첨단기술은 항상 우리의 삶을 더 편리하게 해줄 것을 약속한다. 1시간이 걸리던 일을 10분 만에 해치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는 식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나머지 50분이다. 그 50분을 휴식과 사색으로 채울지, 아니면 새로운 일거리로 채울지가 중요하다. 물론 우리는 대개 후자를 선택한다. 번잡한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날 것’을 있는 그대로 즐기게 해준 슬로TV. 사실 슬로TV는 ‘빨리빨리’라는 신묘한 성장촉진제에 취해 살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조로(早老)의 부작용으로 힘겨워 하는 한국 사회에 더 절실하다. 다행히 ‘집밥’으로 상징되는 슬로푸드에 이어 슬로 예능 프로그램이 하나둘 등장하면서 우리 사회에도 슬로 바람이 부는 것 같아 반가운 마음이 든다. 다만 최근의 슬로 열풍이 그저 지나간 것들에 대한 향수나,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에 그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슬로 라이프를 제대로 즐기려면 여유롭고 느린 마인드가 필수다.
커디 교수는 몸의 동작과 마음의 상관관계를 측정하기 위해 피실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 그룹에는 기지개를 켜듯 두 팔을 하늘로 뻗거나 다리를 최대한 벌리는 힘 있는 ‘하이포즈(high-power pose)’를 2분 동안 취하게 했다. 두 번째 그룹에는 소극적인 동작, 즉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팔짱을 끼거나 웅크린 채 턱을 괴는 ‘로우포즈(low-power pose)’를 마찬가지로 2분 동안 취하게 했다. 2분이 지나자 두 그룹의 호르몬 수치에 놀라운 변화가 있었다. 실험 전과 후에 참가자들의 타액을 채취해서 성분을 분석해봤더니 하이포즈를 취한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이 20% 증가하고, 코르티솔은 25% 감소했다. 반면 로우포즈를 취한 사람들은 반대로 테스토스테론이 10% 감소하고, 코르티솔이 15% 증가했다. 커디 교수의 실험은 비언어적 행동을 통해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결정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유교 문화의 잔재인지, 군사 정부의 흔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기업들은 딱딱한 ‘보고’ 문화에 길들여져 있다. 회사 일은 보고에서 시작해 보고로 끝난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큰 기업일수록 더 그렇고 정부 부처도 예외일 리 없다. 회사의 보고라인을 따라 보고서를 다듬게 되면 계획의 완성도는 분명 높아진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의사결정의 속도가 느려지고 실행력이 무뎌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지금처럼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영환경에서는 번듯하고 치밀한 계획보다는 당장 팔을 걷어붙이고 정면돌파하는 대범함이 더 필요할지 모른다. 사실 비즈니스 자체가 마시멜로 게임과 닮은 구석이 많다.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문제가 대부분이고, 원인과 해법도 불분명하며, 시간은 항상 빠듯하기 마련이다. 블루오션이라고 해서 들어가 보면 생각만큼 여의치 않고, 기존 게임의 룰을 제멋대로 흔드는 경쟁자들이 수두룩하다. 이럴 때는 일단 흘러가는 상황을 지켜본 후, 거기에 맞게 유연하게 조정해가는 휴리스틱형 사고가 필수다.
‘21세기 르네상스맨’으로 칭송받는 프랑스의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는 실업이나 빈부격차 같은 현대 사회의 문제들이 인간의 단기적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런데 앞으로 사회가 성숙되면 세상은 이타주의자들이 지배하는 ‘이기적 이타주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혼자서만 행복한 것은 오래갈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이 행복하려면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다. 아탈리의 전망이 늙은 석학의 체념 섞인 위로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를 더 이타적으로 인도하는 마법의 주문이 되었으면 한다. 인간은 손이 2개다. 이기주의가 경제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한’ 손(invisible ‘one’ hand)이라면, 보이지 않는 ‘다른’ 손(invisible ‘the other’ hand)은 이타주의여야 하지 않을까. 두 손의 협주 속에 세상은 물질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더 살만한 곳이 된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진보(進步)다.
매년 1천 명 이상의 관객이 모이는 이그노벨상 수상식에는 ‘진짜’ 노벨상 수상자들이 직접 나와 상을 수여한다. 그만큼 이그노벨상의 의미가 크다는 이야기다. 일례로 영국 맨체스터대학의 안드레 가임(Andre Geim) 교수는 살아 있는 개구리를 공중부양시키는 연구로 2000년에 이그노벨상을 받았는데, 10년 후 2010년에는 차세대 소재 그래핀(graphite)을 발견한 공로로 진짜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하버드대학 물리학과 로이 글라우버(Roy Glauber) 교수는 매해 이그노벨상 시상식에서 관객들이 무대로 날린 종이비행기를 치우는 일을 자청해 ‘빗자루 지킴이(keeper of the broom)’란 닉네임까지 얻었는데, 2005년에는 빗자루를 들지 못했다. 진짜 노벨상을 받으러 스톡홀름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 상금도 없고, 시상식에 참가할 교통비나 숙박비도 지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상자들이 자비를 들여 참석한다고 하니 이그노벨상에 대한 과학자들의 애정이 얼마나 큰지를 짐작할 수 있다.
‘신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서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시도해본 후, 그 중 잘되는 것만 체계적으로 골라내다 보면 복잡한 문제들이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다. 일명 휴리스틱(heuristic) 접근법이다. 미국의 경제력이 세계 1위를 유지하는 비결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는 매년 전체 기업의 10%가 사라진다. 엄청나게 높은 실패율이다. 매년 미국인의 10%가 죽는 건 아닐 테니 미국인 개인의 사망율보다 훨씬 더 높은 수치다. 이 말을 뒤집으면 미국의 기업들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바로 미국 경제의 놀라운 다양성과 지속적인 혁신의 원동력이다.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흔히 “나는 신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안다. 그러니까 내 의견에 맞서지 말고 내 결론을 의심하지 말라”라는 식으로 행동을 한다. 착각은 자유지만 지나치면 병이다. 점점 더 예측이 어렵고 복잡해지는 세상에서는 실패를 포용하고, 끊임없이 적응하며, 하향식(top down)보다는 상향식(bottom up)으로 접근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하틀리는 UPS에서 수년 간 인사업무를 하면서 흙수저들의 변변치 않은 이력서들을 휴지통에 던져버리기 일쑤였다. 그들의 이력서는 그렇게 정당한 평가를 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그러다 문득 다른 각도에서 생각하게 되었다. 흔히 흙수저들을 판단할 때 게으르고, 일관성과 집중력이 결여되며, 행동도 제멋대로일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혹시 이것이 잘못된 선입견은 아닐까? 그들의 뒤죽박죽인 이력은 어쩌면 그만큼 남들은 모르는 최악의 역경을 딛고 치열하게 살아왔다는 생생한 증거일 수 있지 않을까? 통상 역경을 겪고 나면 오랫동안 정신적 후유증, 즉 트라우마(trauma)가 남는다. 트라우마는 두고두고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정신의학에서는 주로 그 부작용에 초점이 맞추어져 왔다. 하지만 연구가 계속되면서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트라우마가 오히려 개인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학문적으로는 이를 ‘외상 후 성장(post traumatic growth)’이라고 부른다. 즉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뜻이다.
포터 교수 스스로도 지금까지 4개의 비영리 단체를 설립해서 사회문제 해결에 뛰어든 바 있다. 하지만 수십 년간의 순수한 노력에 비해 결과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여전히 우리 주변의 문제들은 그대로이고, 갈수록 새로운 문제들이 더해지는 형국이다. 이렇게 된 이유에 대해 포터 교수는 투입 자원의 절대 부족을 지적한다. 비영리 단체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밖에 없다. 기업의 힘을 빌리는 것이다. 사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은 모든 부(富)의 원천이다. 기업이 시장의 수요를 충족하며 이윤을 남길 때, 비로소 그 이윤을 가지고 세금도 내고, 소득도 누리며, 기부도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의 이윤은 경제 주체의 행동을 이끌어내고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마법의 힘을 갖고 있다. 이윤과 연결시킬 수만 있다면 아무리 큰 사회문제라도 지속가능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문제는 과연 기업이 자발적으로 나서겠는가 하는 점인데, 자본주의 시스템의 성숙과 맞물려 점점 희망의 싹이 보이고 있다.
리우 볼린의 작품은 모델을 배경 속에 숨기기 때문에 ‘위장예술(invisible art)’이라고 불린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그는 한곳에서 꼼짝없이 최대 10시간이 넘는 시간을 서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CNN 인터뷰에서 그가 한 말처럼 “감춤으로써 오히려 문제점이 더 부각되기 때문”이다. 즉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배경 속에 숨겨진 사회의 문제점을 새롭게 바라보게 할 수 있다. 리우 볼린은 자신의 작품 속으로 사라지면서 현대 사회의 정치·경제·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말없이 질문을 던진다. 그저 슬픈 듯 담담한 질문들이다. 핏대를 세우지도, 삿대질을 하지도 않는다. 이런 게 바로 진정한 존재감이 아닌가 싶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세상에는 온갖 말들이 봇물처럼 넘쳐난다. 귀를 막고 싶을 지경이다. 할 말은 해야겠지만 ‘안 해도 될 말’과 ‘안 해야 할 말’은 이제 좀 사라졌으면 싶다. 웅변은 은(銀)이요, 침묵은 금(金)이라 하지 않던가.
정글에도 크리스마스가 왔습니다. 당신도 집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에는 안 되는 게 없으니까요(at christmas, everything is possible)’라는 뭉클한 메시지도 함께 적어 붙였다. 효과는 놀라웠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고 331명의 게릴라가 총을 버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 숫자는 당시 전체 반군의 약 5% 정도였는데, 숫자 자체보다는 게릴라들에 대한 감성 캠페인이 성공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었다(이 캠페인은 2년 후인 2012년 칸 국제광고제에서 티타늄상을 받게 되는데, 티타늄상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광고의 틀을 깨는 아이디어에 주어진다). 2012년 크리스마스 때는 일명 ‘베들레헴 작전(operation bethlehem)’을 전개했다. 게릴라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콜롬비아 산간 마을 곳곳에 반짝이는 별을 다는 캠페인이다. 그다음 해엔 게릴라 가족들의 선물이나 편지 약 6천 개를 일일이 플라스틱 공에 담아 정글 속 강에 띄우는 ‘불빛 강물(rivers of light)’ 캠페인도 펼쳤다.
그는 포스터에 ‘이란 사람들, 우리는 당신 나라를 폭격하지 않을 겁니다. 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적었다. 그리고는 포스터를 배경으로 어린 딸을 안고 있는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아빠로서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안타까운 심정은 이해되지만, 달랑 포스터 한 장은 아무래도 약해 보인다. 순진하거나 혹은 유치하거나 둘 중 하나다. 그런데 아무도 몰랐다. 에드리의 이 작은 행동이 얼마나 큰 반향을 불러오게 될지. 포스터를 올리고 나서 처음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당연하다. 누구나 페이스북 사연은 그저 흘끗 보고 지나쳐버리기 십상이니까. 그런데 어느 날, 그의 게시물에 한두 사람씩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차츰 댓글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란 사람들도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에는 국경이 없다는 사실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테헤란에 산다는 이란 소녀 한 명은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에드리가 올린 포스터를 보면서 집안이 울음바다가 되었다는 사연을 전했다.
생체인증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패스워드를 만들 때 각자 알아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사실 우리가 사용하는 패스워드는 해킹에 너무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패스워드 관리회사인 스플래시데이터는 매년 200만 건 이상의 유출된 패스워드를 검토해서 가장 흔하고, 또 그래서 가장 위험한 패스워드 순위를 발표한다. 2015년의 1위는 ‘123456’이었고, 2위는 ‘password’였다. 안심하기는 이르다. 당신이 사용하고 있는 ‘12345678(3위)’ ‘12345(5위)’ ‘123456789(6위)’ ‘1234(8위)’ ‘1234567(9위)’도 순위에서 빠지지 않는다. 그 외에도 컴퓨터 자판을 수평, 혹은 수직으로 순서대로 입력한 ‘qwerty(4위)’ ‘1qaz2wsx(15위)’ ‘qwertyuiop(22위)’나 스포츠 종목인 ‘football(7위)’과 ‘baseball(10위)’, 또 ‘dragon(16위)’ ‘monkey(18위)’도 눈에 띈다. ‘welcome(11위)’ ‘letmein(19위)’ ‘login(20위)’ 등도 독창적이지만 아슬아슬한 패스워드들이다.
곡물과 가축을 위한 땅과 물을 더 늘리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동물 단백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개도국의 1인당 동물 단백질 소비량은 연간 25kg 정도인데, 소득이 증가할수록 선진국 수준인 100kg까지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인류가 직면한 먹거리 문제의 요지는 초과수요, 즉 공급은 제한되어 있는데 수요는 갈수록 늘어나는 데 있다. 선택은 3가지 중 하나다. 가격을 올리든지, 수요를 줄이든지, 공급을 늘리는 것이다. 우선 가격을 올리면 가난한 국가나 빈민층에 고통이 집중된다는 문제가 있다. 없는 것도 서러운데 굶기까지 해야 한다. 두 번째로 일거에 수요를 줄이려면 결국 사람 수를 줄여야 하는데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 일부러 전쟁이나 전염병을 일으킬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결국 공급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 네덜란드 바헤닝언대학의 마르셀 디케(Marcel Dicke) 교수는 식량 공급을 늘릴 확실한 ‘정답’을 알려준다.
유전자 조작 방법이 엄청난 효과를 발휘해서 지구상에 모기가 자취를 감추게 되면 전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혹 상상도 못할 치명적인 부작용이 생기는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된다. 만에 하나 견문발검(見蚊拔劍), 즉 모기 잡으려 칼을 뺐는데 모기는 못 잡고 엉뚱한 곳을 베는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면 1차 효과 외에 2차, 3차 영향에 대해서 철저한 검증과 연구가 필요하다. 유전자변형식품(GMO ;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에 대해서도 찬반이 갈리는 와중에 이제 유전자변형곤충(GMI ; Genetically Modified Insects)까지 걱정해야 하니 세상에는 정말 쉬운 일이 없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정보 하나. 지카 바이러스와 뎅기열을 옮기는 이집트숲모기의 사촌쯤 되는 흉악한 모기가 우리나라에도 서식한다고 한다. 제주도를 중심으로 전국에 분포하는 흰줄숲모기인데, 특히 숲이나 공원에서 사람을 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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