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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확신은 어떻게 삶을 움직이는가 - 울리히 슈나벨(Ulrich Schnab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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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은 어떻게 삶을 움직이는가

울리히 슈나벨(Ulrich Schnabel)

스티븐 호킹이 루게릭병에 걸렸음에도 절망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빅터 프랭클이 아우슈비츠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인가. 오늘의 불안을 안고서 우리는 어떻게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가. 희망보다 절망의 이유가 많아 보이는데도 우리가 살아갈 용기를 지켜낼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독일 최고의 과학 저널리스트 울리히 슈나벨은 뇌과학, 심리학, 철학을 통해 이러한 질문에 답을 내놓는다. 그는 아무런 희망이 없어 보이는 환경에서도 내면의 평정을 유지하고 삶의 의미를 찾아내는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한다. 바로 ‘확신을 갖고 키우는 법’이다. 확신은 불확실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무엇보다 가장 필요한 삶의 태도이자 기술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확신은 긍정도 낙관도 아닌, 어떤 상황에서도 ‘삶의 본질적인 이유와 기회를 찾는 태도’다. 우리 삶에는 이유가 있고, 나는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는 실천적 믿음이 자연적으로 삶에 필요한 동력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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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우유통에 개구리 세 마리가 빠졌다. 비관주의자라면 “아이고, 망했네. 나갈 길이 없잖아” 하며 우유에 빠져 죽는다. 낙관주의자라면 “걱정할 것 없어. 잘못된 건 하나도 없으니까. 신이 구해줄 거야” 하고 노래를 부르며 도움을 기다린다. 그러다 점점 줄어드는 노랫소리와 함께 우유에 빠져 죽는다. 확신주의자라면 “힘든 상황이긴 해도 헤엄쳐야 하는 건 평소와 똑같잖아”라며 몸을 띄우고 팔다리를 움직인다. 우유가 버터가 될 때까지. 그리고 굳은 버터 조각을 박차고 우유 통 밖으로 뛰쳐나온다. 이렇듯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확신은 허구의 희망에 휩싸이는 대신 상황의 본질을 똑바로 바라보는 시각을 말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우리의 과제는 기술적 문제와 현실적 위험을 구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곳곳에 확산된 공포감, 자포자기, 의욕 상실을 극복하는 것 또한 우리 앞에 놓인 과제다. 미국의 심리학자 롤로 메이(Rolo May)는 우울증을 ‘미래를 구성하는 능력의 상실’이라고 정의했다. 우리는 지금 마음의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석연료의 고갈만이 에너지 위기가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확신이라는 동력과 이로부터 삶의 기본 에너지를 얻어야 한다. 그래야 미래를 준비하고 나아갈 수 있다.

- ‘1장 확신이라는 삶의 에너지’ 중에서

우리는 지금 ‘뷰카(VUCA)의 시대’의 살고 있다. 변동성이 심하고(Volatile), 불확실하며(Uncertain), 복잡하고(Complex), 모호한(Ambiguous) 시대라는 의미다. 때문에 현실이 혼란스럽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예상에서 벗어난 놀라운 상황과 맞닥뜨리고 있다. 앞일을 계산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아는 바를 행동으로 옮기는 일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뷰카의 시대’에 살다 보니 장기 계획을 세우거나 지속적 성공을 예견하는 일이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일 그 자체’가 제어할 수 없는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현대 심리학자들의 표현을 빌면, ‘아우터게임(Outer Game)’은 점점 더 이기기 어렵다. 역전되기 십상이고 만족을 얻기 힘들다. 이런 이유로 경영 컨설턴트들은 고객들에게 ‘이너게임(Inner Game)’에 집중하라고 권한다. 앞서 바츨라프 하벨이 말한 것을 떠올려보자. 잘되어 가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스스로 아는 것이다. 잘되든 말든 상관없이.

- ‘2장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자유’ 중에서

뉴욕 주 버팔로 대학교 마크 시어리(Mark Seery) 심리학 교수의 연구 결과를 보면 이를 제대로 알 수 있다. 시어리는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심리적 건강과 행복을 비교 분석했다. 그는 실험 대상자들의 고통과 삶의 만족도, 회복탄력성과 스트레스를 조사했다. 실험 대상자들이 인생의 역경들, 즉 중병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고통, 폭력, 재정 위기, 자연재해 등을 얼마나 겪었는지도 알아보았다. 그는 응답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37개로 추려 리스트를 제공했다. 정말로 불운한 나머지 시어리가 제시한 목록 외의 것까지 총 71가지를 적어 넣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목록 중 하나의 역경도 온전히 경험하지 못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양극단을 제외하면 한 사람이 경험한 불운의 종류는 평균 7가지로 집계되었다.
그렇다면 누가 가장 심리적으로 안정되었을까? 바로 한두 번의 위기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너무 많은 위기를 겪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끊임없이 고통과 맞서야 했던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다고 느꼈다. 동시에 큰 고통에 기진맥진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던 사람들보다도 더 나은 감정을 느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이들은 스트레스를 가장 덜 받았고,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으며, 당면한 문제에 대해서도 가장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는 점이다.

- ‘2장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자유’ 중에서

청소년들은 인생의 불확실한 시간을 견뎌내는 법을 배운다. 크납은 이렇게 말한다. “이들은 불확실한 상황이나 정답이 확실치 않은 문제들에 오래 견뎌야 하는 입장에 놓여 있다. 따라서 불확실성에 대한 수용이 높은 편이다. 모호한 것을 참고 풀리지 않는 문제들을 견디고 모든 입장이 되어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그런데 이 ‘불확실성에 대한 수용’이 아이도 아닌, 그렇다고 어른도 아닌 과도기 상태의 청소년들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 ‘불확실성에 대한 수용’은 모든 창의적 작업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런데도 막상 어른이 되면 불확실한 상태를 견디기 힘들어 한다. 대신 확실한 것을 추구해야 한다는 강박을 느낀다. 잘 알고 검증된 환경에서만 안정감을 느끼고, 새로운 일을 시도하기보다는 확인된 길을 가는 편을 선호한다. 하지만 ‘불확실하고 불분명하고 모순되는 상황 속’에서 우리의 숨어 있는 창조적 능력이 발휘된다.

- ‘4장 창의력은 불확실성 속에서 발휘된다’ 중에서

빅터 프랭클의 수용소 생활을 되돌아보자. 프랭클은 “더는 삶의 목표가 없는 사람이나 살 이유가 없는 사람은 병이 들었다”라고 기록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생의 의미를 아는 것은 심리적 스트레스를 해소시킨다고 한다. 자기 삶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불행을 겪은 후라도 더 빨리 회복할 수 있고, 일상을 좀 더 여유롭게 누리며,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랭클 역시 이 점을 깨닫고 니체의 유명한 경구를 빌려왔다. “삶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삶의 그 어떠함도 견딜 수 있다.”
삶의 의미를 아는 것은 건강상으로도 중요하다. 시카고 일대에 거주하는 노인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자신의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고 목표를 가진 노인은 인생이 공허하다고 느끼는 연금생활자들보다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의미를 경험하는 것이 마음의 평안을 누리도록 도와주고 기운과 기분을 북돋우며 알츠하이머의 진행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 ‘5장 삶의 의미를 찾아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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