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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경제적 청춘 - 조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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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청춘

조원경

위기의 시대, 세상은 청춘에게 희망이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절망의 세상에서도 그 원인을 제대로 이해하고, 불확실성의 늪에서 빠져나오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경제적 청춘’이다. ‘경제적 청춘’은 인생 앞에 놓인 수많은 선택지 앞에 망설이지 않는다. 세상 물정을 제대로 파악하고 무엇을 고민해야 하며, 무엇을 위해 움직여야 하는지 잘 안다.

국내 최고 실물경제 전문가 조원경의 신간 ≪경제적 청춘≫에는 청춘들이 맞닥뜨리는 수많은 경제적 선택과 기회비용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가깝게는 사랑, 결혼, 진로 등 개인의 선택에서부터 환율, 국제금융 등 세계 경제 문제에 이르기까지… ‘경제적 청춘’으로서 똑똑하게 고민하고 반드시 준비해야 할 것들을 다룬다.

취업과 성공이라는 획일화된 목표 아래, 청춘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경제적 진실을 모색함으로써,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에 대한 현명한 해결책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실패자에게는 불안, 불만족, 불확실성이 낙담의 빌미가 되지만, ‘경제적 청춘’에게는 또 다른 도약의 기회가 된다. 청춘의 골든타임을 제대로 부여잡고, 경제적 주체자로서 거듭나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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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결혼이라는 것은 일종의 ‘하루 계약(daily contract)’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자신의 배우자와 계속 살 것인지 아니면 그만 살 것인지를 편익과 비용을 따져 계산하지요. 이혼을 하면서 발생하게 되는 예기치 않은 온갖 고통들까지 비용으로 계산해서, 배우자와 같이 사는 게 더 낫다는 계산이 들어야 하루하루의 결혼 생활이 연장되는 것입니다. 결국 결혼 생활을 계속한다는 것은 일종의 ‘암묵적 계약(implicit contract)’이 유지되는 겁니다. 계산이 안 맞으면 언제든 헤어지는 것입니다. 그 헤어짐은 바로 내일 발생할 수도 있지요.” p. 27-28

100번 선을 본 남자는 몇 번째 여자에게 가장 만족을 느꼈을까? 위에서 언급한 2가지 전제 조건을 바탕으로 조합 식을 세워 계산해보면 1번째 소개팅이 최고의 만남이 될 확률은 1%에 불과하다. 2번째 소개팅이 최고의 만남일 확률은 5%로 높아지고, 3번째 소개팅이 최고일 확률은 8%로 계속해서 높아진다. 하지만 많은 사람과 소개팅을 해본 뒤에 상대를 선택하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100번째가 최고의 만남이 될 확률은 1%도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는 몇 번째 만남에서 최고의 짝을 찾을 수 있었을까? 조합 공식으로 계산해보면 37번째가 최고의 만남이 될 확률이 가장 높다. 100번 선을 본 사람이 그리 흔한 것이 아니므로 10번의 소개팅으로 생각해보면, 3번째 만남이 39.9%의 확률로 최고의 만남이 된다. 하지만 최고의 짝을 만났다고 최고의 결실을 맺을 거라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상대가 당신을 좋아해줄 것이란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p. 37-38

‘루이스 전환점’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저임금 노동력만 고수하는 경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을 보자. 여전히 저임금 노동자에 대한 의존성은 높고, 산업의 라이프 사이클에 순응한 새로운 산업의 발굴과 지원은 부재하다. 미숙한 구조 조정과 노동 개혁 실패로 루이스 전환점을 완전히 벗어나고 있는지도 의문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고급 인력들은 고용 시장에서 비정규직이나 임시직으로 헤매고 있다. 취업난에 따른 하향 지원으로 저임금 노동자로 전락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저임금에 대한 의존성은 여전히 높다. 더구나 국가 경제를 견인하는 조선, 철강, 자동차 산업이 선·후진국 사이에 끼어 샌드위치 상태로 위협받고 있다. 수출의 70% 이상을 신흥·개발도상국에 의존하는 수출 구조, 고령화, 생산 가능 인구 감소, 내수 회복의 더딤은 한국 경제의 앞날에 도전이 되고 있다. 루이스는 “진정한 경제 성장은 양적 성장이 아닌 사회 전체의 변화를 가져오는 질적 성장”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함께 잘살자는 그의 개발과 경제 성장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p. 241-242

한국의 농촌은 젊은이가 떠나고 노인들만 남아 아이울음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이 많다. 전국 읍·면·동 가운데 주민등록상 단 1명의 신생아도 태어나지 않은 곳도 있다. 이미 40%가량이 붕괴 상태에 놓인 한국의 ‘지방 소멸’을 어떻게 더 이상 진전되지 않게 하고 현재의 추세를 역전하게 하느냐가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지방 소멸’이란 일본에서 시작된 개념으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와 대도시로의 인구 집중에 따라 많은 지방자치 단체가 소멸의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 농림·어업 관련 종사자들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두려움은 전체 산업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 분야 종사자들의 두려움은 더 크다. 벼농사처럼 이미 상당 부분 기계화가 이루어진 분야는 일자리 감소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해가 간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농업 분야 전체 일자리 감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낮은 경우, 로봇이나 인공지능을 사용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이 접목되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는 농업 분야에 주목해야 한다. p. 262

경제학에서 비용 편익을 따지는 건 중요하다. 그런데 정책이란 게 꼭 그런 것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핀란드 남서부에 위치한 한적한 시골 마을 에우라요키에서 차로 15분 정도 더 들어가면 파란 하늘과 바다, 호수, 강이 어우러진 올킬루오토 섬을 만난다. 이 섬에서는 핀란드에서 발전 용량이 가장 큰 원자력 발전 올킬루오토 1, 2호기를 가동하고 있다. 전 세계 에너지 업계의 관심이 이 작은 섬으로 쏠린 것은 세계 최초로 고준위 방사능폐기물 영구처분 시설 착공 때문이다. 핀란드 정부가 1983년 고준위 방폐장 계획을 수립한 후 2001년 올킬루오토 섬을 최종 부지로 선정했다. 방폐장 운영 기간은 2020~2120년까지 100년이다. 이 시설이 이곳에 들어서게 된 것은 돈이 아니라 주민들의 정부 정책에 대한 높은 신뢰와 함께 긍정적인 여론 때문이다. 이 섬의 분위기는 ‘님비 현상’이 일반적인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르다. 정부의 청문회와 언론 등을 통해 모든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어 불안감은 없다는 게 주민들의 의견이다. 정부가 지역사회에 금전적 인 보상을 해준다고 했으면 정부를 신뢰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어느 주민의 말을 들어보면 님비 현상을 방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꼭 돈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위험성이 있는데 돈으로 해결하려는 자체는 이상한 일이라는 어느 주민의 지적은 경청할 만하다. p. 308-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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