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적인 초능력
장강명
사실주의적 작풍으로 한국 문단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장강명의 뿌리와도 같은 SF 작품 모음집. 대학생 시절부터 PC 통신 하이텔에 SF 소설을 연재하고, 「월간 SF 웹진」을 만들어 운영할 만큼 SF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남다른 장강명의 중단편 SF 10편을 모아 엮었다. 순수문학과 장르문학의 사이에서 다양한 장르 글쓰기를 통해 대중문학이라는 영역을 개척하려는 작가적 의지를 느낄 수 있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SF 소설집.
책속에서
‘타인은 타인인 채로 남아 있는 게 좋다.’
- <알래스카의 아이히만> 중에서
“상대의 처지를 이해한다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지는 않는답니다. 거기서부터 새로운 문제가 시작되기도 하지요.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는 사람이 자신이 그렇게 이해받지 못하는 데 대해 더 절망할 수도 있고, 반대로 상대의 세계를 이해하기에 그에게 더 잔인한 일을 저지를 수도 있어요.”
- <알래스카의 아이히만> 중에서
‘종종 타인은 지옥이다. 그리고 우리는 어쩌면 그 지옥이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곳에 있음에 감사해야 할지도 모른다.’
- <알래스카의 아이히만> 중에서
“그런 질문은 보다 전에 해야 했던 거 아닙니까? 나치가 유대인들을 격리하고 가스실로 보낼 때요. 왜 당신들은 그때는 나치에게 무슨 권리와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았습니까? 왜 지금에 와서 우리가 정의를 행하려 할 때 권리와 자격을 따지는 겁니까?”
- <알래스카의 아이히만> 중에서
아인슈타인 박사는 모호한 미소를 짓다가 “글쎄요, 하느님이 주사위 놀이를 할 것 같지는 않네요”라고 말했다.
- <알래스카의 아이히만> 중에서
“저는 복수자나 처형인, 피해자나 고발자, 왕이나 사제나 판사의 자격으로 이 자리에 서지 않았습니다. 저는 차라리 교실에 들어가는 선생님의 마음으로 여기 서 있습니다. 저는 그들이 자신들이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자신들이 한 말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자신들이 무엇을 부정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되길 바랄 뿐입니다.”
- <알래스카의 아이히만> 중에서
사람들은 그 약을 ‘불멸의 연인’이라고 불렀다. 즉, 연애 초기에 두 사람이 ‘불멸의 연인’을 먹으면 그 순간의 강렬하고 달콤한 흥분 상태가 몇 년이고 몇십 년이고 유지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사귄 지 한 달, 혹은 100일이 되었을 때 사랑을 고백하면서 함께 병원에 가서 처방전을 받는 게 신풍속이 되었다는 얘기도 들었다.
- <정시에 복용하십시오> 중에서
“만약 약을 끊었는데 사랑이 사라진다면 지금 우리 감정은 가짜라는 얘기잖아.”
- <정시에 복용하십시오> 중에서
“설문에 참여하는 사람의 답은 늘 왜곡되어 있습니다.” 센서스 코무니스 대표는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돈을 받지 않아도 말이죠. 사람은 기본적으로 속내를 드러내길 꺼리고, 창피한 마음에 거짓 대답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스스로를 속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늘 여론조사에서 오차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뇌파를 속일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 <센서스 코무니스> 중에서
민주주의란 일반의지를 실현하는 과정이지요. 하지만 선거와 다수결 제도는 그 수단으로 적절치 않습니다. 선거는 자주 할 수 없고, 문항도 극단적으로 단순한 객관식으로 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이런저런 선거연합이 합종연횡해서 이도저도 아닌 절충안을 다수파의 의견으로 만들어버리고, 그 결과 국민의 뜻과 무관한 정치꾼들이 권력을 쥐게 됩니다. 이것이 뉴로폴리틱스가 등장하기 전까지의 근대 정치였습니다.
- <센서스 코무니스> 중에서
“인간을 사랑하게 됐다는 말을 내가 한다면, 창조신들은 그건 사랑이 아니라 깊은 병이라고 대꾸할 거야.
- <여신을 사랑한다는 것> 중에서
‘인간은 싸고, 무게도 70킬로그램밖에 나가지 않는 비선형 다목적 컴퓨터 시스템이다.’
- <당신은 뜨거운 별에> 중에서
그 시스템을 더 싸게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탄산음료 회사의 아이디어는 인간의 무게를 70킬로그램에서 획기적으로 줄이자는 것이었다. 인간의 몸에서 ‘컴퓨터’인 부분만 금성으로 보내기로 했다.
다시 말해, 목을 잘라 머리만 우주선에 싣고, 목 아래 몸뚱이는 지구의 시설에 냉동보관하자는 것이었다. 안될 게 뭐가 있겠는가?
그럴싸한 이야기로 남을 현혹하는 기술을 오래 연마한 이야기꾼을 현혹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들에게 그럴싸한 이야기의 재료와 그 이야기로 메울 수 있는 빈틈을 함께 내주는 것이다. 픽션에 가장 깊게 사로잡히는 사람은 바로 그걸 쓴 작가다.
- <당신은 뜨거운 별에> 중에서
“정말 사랑한다면 놓아줄 수 없나요? 아니면 차라리 그냥 죽여줄 순 없나요?”
- <아스타틴> 중에서
“나를 어떻게 해도 좋아요. 영원히 당신 곁에 있겠어요. 그이를 살려주시기만 한다면.”
- <아스타틴> 중에서
“저 여자도 리얼해. 네가 ‘그 여자’의 허상을 계속 쫓는다면 저 여자가 가짜겠지만.”
- <아스타틴> 중에서
“나는 알고리즘에 굴복하지 않겠어. 나는 변하겠어. 인간은 변화할 수 있는 존재야. 나를 도와줘. 내가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게 해줘.”
- <데이터 시대의 사랑> 중에서
사람은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고 미래가 어떨지 몰라야 사랑하고 모험하고 발견하고 결단할 수 있다.
- <데이터 시대의 사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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