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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말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 다니하라 마코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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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합니다

다니하라 마코토

누구나 한 번쯤 안 해도 될 말을 ‘굳이’ 해서 손해 본 경험이 있다. 타인과 언쟁을 벌이거나 정적이 흐르는 상황에서 ‘어떤 말이라도 해야 한다’라는 강박 때문에 쓸데없는 말을 내뱉는 것이다. 결국 그 군소리로 괜한 오해를 사거나 발목이 잡히고, 뒤돌아서서 자책한다. 내 입이 방정이었다고.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이게도 말을 줄여야 한다. 말을 많이 하면 불필요한 말을 내뱉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소위 말을 잘하는 사람들을 떠올려보자. 뛰어난 화술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마틴 루터 킹 목사, 스티브 잡스, 잭 베니 등. 이들 중에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하는 ‘투머치토커’는 없다. 그들은 어색하지 않은 침묵으로 자신의 리듬을 찾고, 상대의 머릿속에 자신이 이야기한 내용이 스며들도록 기다리는 여유도 갖췄다.

이 책은 말을 잘하려면 화려한 말재주보다 ‘대화의 여백(침묵)’, ‘제스처’, ‘물리적 거리’ 등을 일컫는 ‘말의 사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연설이나 논쟁, 친분을 쌓기 위한 대화에서 ‘말의 사이’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기능하는지 다양한 사례로 증명한다. 유명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다년간 효율적인 설득법을 연구해 온 저자가 심리학을 더해, 비즈니스에서부터 일상에서 벌어지는 여러 상황에서 활용할 대화의 기술을 안내한다. 이 책을 통해 강하고 묵직하게 이기는 대화의 품격을 길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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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우리는 매일 수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그중엔 잘 통하는 대화도 있지만, 잘 통하지 않는 대화도 있지요. 대화의 기술에 관한 비즈니스 서적이 많이 출간되어 팔리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말하는 방법에 대한 강의도 곳곳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고요.
대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했을 때의 대표적인 사례는 ‘침묵이 지속되는 대화’입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대화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한 비결도 ‘침묵’에 있습니다. 이 책에서 침묵의 비밀을 밝혀보고자 합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스티브 잡스는 신제품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2년 반 동안 이날이 오기를 기다려 왔습니다” 하고 운을 띄운 후 무려 7초 동안이나 침묵했습니다. 이 긴 침묵 덕분에 청중의 기대감은 순식간에 높아졌지요.
그 후로도 스티브 잡스는 수차례 침묵하며 효과적인 프레젠테이션을 수행했습니다. 한참 발표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침묵한다면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불편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프레젠테이션 초반에 하는 침묵은 청중의 주의를 끄는데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점을 기억해 두면 좋을 것입니다.
독자분들 중에서도 비즈니스 현장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기회가 있는 사람이 많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는 자신도 모르게 긴장이 되어 말이 빨라지기 쉽지요. 특히 바쁜 상황 가운데서도 소중한 시간을 쪼개어 자신의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말이 한층 더 빨라집니다. 그러니 ‘프레젠테이션 초반에 침묵을 하라니, 당치도 않아’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프레젠테이션의 최대 목적은 ‘설득’입니다.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어떻게 청중을 설득할 것인가’가 프레젠테이션의 목적인 것이지요.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현장에 있던 청중도 대부분 공사다망한 사업가들이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그들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자 초반 7초간의 침묵을 전략적으로 이용했습니다.

- ‘스티브 잡스가 프레젠테이션에서 침묵한 이유’ 중에서

침묵을 하면 상대는 불안해합니다. 그리고 상대에게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구나’ 하는 판단이 서고, 그 점을 개선하고자 이야기를 덧붙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침묵 자체가 협상 기술의 하나로 작용하는 것이지요.
‘상대가 침묵하면 우리는 자발적으로 우리에게 불리한 이야기를 내뱉기 쉽다’라고 한다면, 역으로 침묵을 전략적으로 이용하여 상대로부터 유리한 정보나 도움을 얻어낼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물론 하염없이 침묵만 해서는 자신의 의도가 상대에게 전달되지 않아 상대를 설득할 수도 없으니 자신의 주장과 논거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드러내야 하지요.
이처럼 협상 중에 침묵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상대의 불안을 증폭시켜 상대로부터 의미 있는 정보나 이득을 취할 수 있습니다.

- ‘침묵하면 상대는 스스로 무너진다’ 중에서

상대에게 분노의 감정을 터뜨릴 것 같다면 ‘지금 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화를 내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고 곱씹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방편으로 침묵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만일 상대로부터 기분 나쁜 말을 듣고 화가 끓어올랐다고 해 봅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즉시 상대에게 버럭 화를 내서는 안 됩니다. 아주 잠깐이라도 좋으니 침묵하십시오.
그리고 자신의 감정에 집중합니다. ‘아, 내가 지금 화를 내고 있구나’ 하고 자각하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화가 난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화를 가라앉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됩니다.
침묵은 꼭 상대방에게만 행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기 위해서도 능숙하게 사용합시다.

- ‘화를 다스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에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할 때 ‘무턱대고 이렇게 가까이 와서 말을 하다니’ 또는 ‘왜 저렇게 멀찌감치 떨어져서 말하는 거지?’ 하는 인상을 받으신 적은 없으신가요?
사람에게는 저마다 커뮤니케이션에 가장 적합한 거리가 있습니다. 이를 ‘퍼스널 스페이스’라고 합니다. 본인이 쾌적하다고 느끼는 공간을 지키기 위해 누구나 무의식중에 거리를 두지요.
퍼스널 스페이스는 단계적으로 몇 개의 범위로 나누어져 있는데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는 보통 1.5미터에서 2미터 정도의 거리를 두는 듯합니다.
여러분도 까다로운 대화 상대와는 거리를 두고 싶고, 연인과는 가까이 있고 싶을 것입니다. 이처럼 상대와의 거리는 관계성을 나타냅니다.
상대와 이야기를 할 때 상대의 퍼스널 스페이스에 무단으로 침입해 보십시오. 당신이 갑자기 1미터나 1.5미터 정도까지 가까이 다가갔을 때 상대가 한 걸음 뒤로 물러나거나 몸을 뒤로 젖힌다면 그 사람은 경계심이 강한 타입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별다른 움직임 없이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진다면 수월하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타입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 ‘상대와의 거리로 관계를 컨트롤한다’ 중에서

우리는 어떤 말을 뱉고 나면 그 발언에 모순된 행동을 하기 어려워집니다. 예를 들어 회의에서 A안과 B안이 상정되었다고 합시다. 별생각 없이 “A안이 좋은 것 같아”라고 발언했다면 나중에 B안으로 마음이 기울어도 이를 정정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상대의 행동을 속박하고 싶다면 상대에게 질문해서 발언을 하게끔 하면 됩니다.
“내 생일 파티 때 꼭 와 줘”처럼 말만 하기보다는 “내 생일파티 때 와 줄 거지?” 하고 질문을 해서 “응”이라는 대답을 하도록 하고, “몇 시 정도에 올 거야?”라는 질문으로 “음… 3시 정도?”라는 확답을 받아 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실행 없이 말뿐인 경우보다 생일 파티에 참석할 확률이 훨씬 높아집니다.

- ‘질문이 지닌 4가지 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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