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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장사의 신 - 우노 다카시(Uno Taka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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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의 신

우노 다카시(Uno Takashi)

일본 요식업계의 전설, 술장사의 신, ‘우노 다카시’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책으로, 장사를 위한 정말 소소한 팁에서부터 어떤 불황에도 망하지 않는 강한 가게를 만드는 전략이 담겨 있다. 부동산에서 가게 입지를 선정하는 방법, 백발백중 성공하는 메뉴를 만드는 비법, 접객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 비법과 가게를 효율적으로 늘려가는 방법까지 바로 곁에서 1:1로 코치하듯 들려주는 날카로운 지적과 빈틈없는 가이드는 독자들을 완전히 몰입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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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어떤 손님을 타깃으로 한 가게를 만들까’ 보통 장사를 시작하기 전에 이런 생각을 하는데, 이건‘어떤 손님을 타깃으로 했을 때 장사가 잘 될까’라는 질문과는 달라. 그렇게 생각할 게 아니라‘내가 어떤 가게를 하고 싶은가’,‘어떤 가게라면 오랫동안 할 수 있을까’를 고려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해. 나 같은 경우엔, 항상 여자애들이 가고 싶어 하는 가게를 생각하고 있었어. 그건‘여자애들이 오는 가게가 잘 될 거야.’라고 생각해서가 아니라,‘그런 가게라면 나 스스로 오랫동안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야.

…중략…

하지만 난 그런 3달러짜리 가게를 계속 할 수는 없을 것 같아. 나는 가격보다는 접객으로 손님을 즐겁게 해주는 타입이거든. 그래서 여자애들이 오는 가게가 좋겠다고 생각한 거야. 나는 접객하는 걸 좋아하니까, 여자애들을 맞으며 장사를 해나가는 건 생각만 해도 즐겁고 기분이 좋거든. 이렇게 즐겁게 가게를 운영한다면 가게 직원이나 아르바이트 애들 역시,‘요식업 괜찮은데’하고 생각하게 될 거야. 그런 직원들이 나중에 독립해서 또다시 즐거운 가게를 열어준다면, 그것 역시 나의 재산이 되는 거고. 이건 가게 입장에서 좋고 나쁜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을 추구할지의 문제라고 생각해.
그러니 가게를 만들 때는 ‘어떤 가게를 해야 잘될까’만 궁리하지 말고 ‘어떤 가게를 해야 내가 진심으로 즐거울 수 있을까’를 생각하라고. 그것이 오랫동안 장사를 해나갈 수 있는 기본이라 생각해.

언젠가는 자신만의 가게를 하고 싶다며 우리 가게에 오는 아이들이 처음부터 다‘괜찮아 보이는 녀석’이었던 건 아니야. 학교에서 문제아거나 공부를 못했다는 아이들도 수없이 많지. 개중에는 좀 많이 껄렁껄렁해 보이는 녀석이 면접을 보러 오는 경우도 있어. 하지만 나는‘오는 사람 안 막는’주의라서 어떤 애든 일단 받아들여. 이렇게 많은 식당 중에서도 우리 가게를 선택해준 거니까, 그것도 하나의 인연이라고 생각해서야.
자고로 이자카야라는 곳은 주인이 지나치게 성실하면 가게를 성공시키기까지 좀 고생하기도 해. 수많은 가게를 거느린 체인점 같은 데서 점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자질과, 작은 가게를 번성시키는 경영자가 될 자질이 같은 건 아니니까 말이야.
회사 조직 속에서 가게를 꾸려나가려면 물론 꼼꼼해야 해. 안 그러면 스태프들이 제대로 따라 와주질 못하거든. 하지만 자기 가게를 운영할 경우 꼭 빈틈없이 일하는 것만이 중요한 건 아니야. 와준 손님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다면 가게는 끌어나갈 수 있어. 빈틈이 없는 성격이어서 가게 이미지를 늘 단정해 보이도록 하는 건 좋겠지. 하지만 그건 유니폼을 매일 세탁해서 빳빳하게 풀을 먹인다거나, 머리를 빡빡 단정하게 민다거나 하는 식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정도만 해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잖아.
‘어떻게 해야 손님이 즐거워할까’이걸 생각하는 능력을 몸에 익힐 수 있는 아이인지 아닌지, 난 이게 훨씬 중요하다는 거야. 물론, 두 군데 이상의 가게를 운영할 경우에는 확실하게 뒷받침을 해줄 수 있는 인재를 뽑지 않으면 힘들어. 주인이‘설렁설렁 적당히 일하자’ 주의의 사람이라면 더더욱 힘들겠지. 하지만 5~6평부터 시작해 20평정도 규모까지 자신의 가게를 넓혀가는 일은 ‘설렁설렁’ 성향을 가진 사람도 가능해. 20평 정도의 가게라면 잘만 운영하면 꽤 괜찮은 생활을 할 수 있을 거야. 이자카야라면 누구나 그런 목표를 품고 있어. 그것이 이 비즈니스의 장점이 아닐까 해.
한편, 내가 무리라고 생각하는 건 말이지, 동료와 둘이서 가게를 내는 것. 때때로 자금의 여유가 없다며 동업할 생각을 하는데, 역시 가게란 스스로 한 나라 한 성의 주인이 되지 않고서는 제대로 굴러가지 않아. 상대방에게“만날 화장실 청소는 내가 하잖아!” 같은 사소한 불만도 쌓이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난, 둘이서 10평짜리 가게를 낼 거면 차라리 각자 5평짜리 가게를 하라고 말해. 그리고 거기를 활성화시킨 다음 가게를 넓히거나 2호 점을 내면 되는 거야. 자고로 가게 일을 하나부터 열까지 스스로 해보지 않으면, 가게를 경영하기 위한 진짜 실력이 생기지 않아. 빚도 자기 혼자 책임지고 갚아나가야 하는 부담이 있어야 비로소 ‘가게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원동력이 생겨나는 거야.

일전에 독립한 아이의 가게에 가봤을 때 일이야. 그 가게 메뉴에는 삶은 족발이 있었어. 어떤 손님이 그걸 주문했는데 먹기가 힘들었던 모양인지“가위 좀 줄래요”라고 하더라고. 그러자 그 아이는 그냥 “네, 여기 있습니다.”하며 가위를 건넸어. 그게 손님에게 친절을 베푼 걸까? 나는 그런 접객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어.
이럴 때는 “아, 먹기가 많이 불편하신가요? 여기서 잘라 드릴게요.”라고 말하고 잘라서 내줘야 해. 가위를 빌려주기만 한다면 ‘이 가게 족발은 먹기가 너무 불편했어.’로 끝나버리지만, 잘라서 내주면 ‘여긴 참 친절한 가게구나.’라고 손님한테 어필할 찬스가 되잖아.
게다가 그 손님은 혼자 왔었는데, 족발은 큰 덩어리가 두 개나 되는 꽤 양이 많은 메뉴였어. 혼자서 다 먹기엔 너무 많지 않을까 싶은 정도였지. 그럴 때는 주문을 받을 때 미리 메뉴에 없더라도 “혼자 드시기에 너무 많을 것 같은데, 반만 내어드릴까요?”라고 하든지 아니면 다른 메뉴를 권하는 편이 훨씬 더 친절한 일이야.
가게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손님이 좀 더 즐겁게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를 항상 생각해서 아무리 작은 기회라도 놓치지 말고 상대에게 어필하는 것, 그런 욕심이 필요한 거야. 덧붙여 그 아이의 위신을 세워주기 위해 말해두자면, 그 후에 내가 다시 가봤을 때 그 가게는 대변신을 이뤄내고 있었어. 내 조언을 토대로 엄청난 노력을 한 거지. 단골손님도 잔뜩 생겨나 있었어.

시내를 지나다 보게 된 건데 말이지. 주택 뜰 가장자리에 울퉁불퉁한 주전자를 화분 대신으로 삼아서 꽃을 심어 걸어둔 게 눈에 들어왔어. 굉장히 기뻤지. 이런 걸 가게에 두면 큰 임팩트가 있겠다고 생각했거든. 우리처럼 작은 가게에선, 고급 요리 집에 있는 비싼 화병보다 주전자 쪽이 수십 배는 더 매력적일 테니까.
중요한건 ‘이거다’ 싶은 아이디어와 맞닥뜨렸을 때 곧바로 실행하는 것. 머릿속 파일에 집어넣어두는 것만으로 만족하면 보물을 가지고도 썩히는 게 돼. 나 같은 경우엔 생각이 떠올랐을 땐 다음날에라도 바로 시험을 해봐.

…중략…

나는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해 지인들의 정보, 입 소문과 더불어 주간지와 만화 잡지의 맛집 정보를 보고 자주 시찰하러 가곤 해. 잡지정보 중에서‘이거다’싶은 건 페이지를 찢어서 스크랩을 해두기도 하지. 막상 따라 해보면 별로일 때도 있지만, 그게 적중할 때는 언제까지고 떠들 수 있을 정도의 임팩트가 있어.
내가 선택하는 가게들의 공통점은 모두 ‘나한테 걸맞은 가게’라는 점이야. 예를 들어, 나는 교토에 가더라도 가이세키 요리(일본식 고급 코스 요리)집에는 가지 않아. 덜렁거리는 아줌마가 운영하면서 가게 내부도 별
로인데 손님이 엄청나게 붐비는 그런 가게에 가지. 300엔이면 튀김이 산더미처럼 나오고 술도 싸고. 대하랑 자라도 있어서 몇 천 엔이면 먹을 수 있는 그런 가게. 그런 곳에 갈 때면 엄청난 에너지에 감동하지. 그래서 ‘왜 감동했는지’를 다시 정리해서 ‘이걸 내 가게에다 어떻게 적용해볼까’ 하고 머릿속에 ‘파일화’해두면 다음날 바로 장사로 연결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