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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인생교과서 퇴계 - 김기현,이치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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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교과서 퇴계

김기현,이치억

삶에 대한 궁극의 질문과 답 인생교과서 시리즈 5권. 퇴계에게 묻고 싶은 29개의 질문을 통해 그의 삶과 철학을 살펴보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퇴계의 정신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퇴계가 강조하는 외경의 정신은 오늘에도 칼날처럼 삶의 본질을 꿰뚫는 성성함을 지니고 있다. 그야말로 '어짊'을 삶으로 실천한 그의 면면을 돌이키는 일은 산만 방종하여 공허하고 들뜬 우리들 삶을 치유하는 매우 효과적인 처방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삶과 죽음, 나와 우리, 생각과 행동, 철학과 사상이라는 4개의 키워드와 29개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퇴계가 바라본 인간 삶의 의미와 죽음에 관한 그의 철학 등을 살펴보고, 2부는 존재의 근원과 공동체정신에 대해 살펴본다. 3부는 구체적인 삶 속에서의 인간 행위에 관한 퇴계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4부에서는 퇴계가 생각한 삶의 질서에 대해 살펴본다. 퇴계에게 묻고 싶은 29개의 질문 중 한 질문에 두 저자가 답한 경우도 있어, 같은 질문에 대한 저자들의 다른 해석을 비교하며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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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우리는 퇴계를 도덕적으로 완벽한 위인으로 상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의 위대함은 도덕성보다는 오히려 절대자유의 경지에서 자연과 하나 되어 분수를 지킨, 그의 일관된 삶에 있는 것 같다. 그것이 우리로 하여금 삶의 진정한 의미를 더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아무리 험한 상황을 만나더라도 자기성찰 속에서 겸손하게 세상사를 배우면서 자신의 존재를 “옥과도 같이 아름답게 성취”하려는 뜻을 버려서는 안 된다. “하늘을 원망하지도 않고 사람들을 탓하지도 않으며, 아래로 세상사를 배워 위로 하늘의 이치를 깨친다”는 공자의 삶의 자세를 배워야 한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면 그러한 노력 때문일 것이다.

퇴계뿐만 아니라 모든 유학자들 사상에 따르면,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근본적인 능력은 모든 사람의 내면에 갖추어져 있다. 사람은 누구나 우주적 대아의 씨앗을 타고난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 마음속에 간직된 본성, 어떻게 보면 그것의 다른 이름은 ‘희망’이 아닐까? 그렇다. 불행의 반대말은 ‘행복’이라는 완료형이기보다 ‘희망’이라는 진행형이 가까울 것 같다.

갖가지 욕망으로 ‘흐려진’ 마음이 수많은 번민과 괴로움, 고통을 지어내는 것과 달리 맑은 마음은 깊은 샘의 깨끗하고 시원한 물처럼 삶의 희열을 누리게 해줄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퇴계의 좌우명을 큰 교훈으로 삼아봄직도 하다. “생각을 조금도 불순하게 갖지 말고, 마음을 경건하지 않음이 없게 하라.”

즉 나의 근원이 리理임을 알고, 학문을 통해 그것을 이 세상에서 실현하는 일이 바로 나를 알고 삶을 아는 것이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이로 인해 퇴계는 죽음조차도 극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대아大我인 나는 시작도 끝도 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어떤 한 시점에 태어나서 살다가 죽어서 사라지는 사람이 아닌, 영원을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타인의 의견에 뇌동하지 않고 스스로의 생각을 충분히 펼쳤을 때 그것이 모여 옳은 의견이 된다. 그 독립된 생각들이 모였을 때 그것이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정당하고 강한 힘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자기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옳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나의 수신修身이 바탕이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모두가 잘사는 세상은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깨어 있는 사람들이 밝힌 빛으로 인해 이 세상은 밝아져왔다. 그러니 앞으로의 세상을 밝히는 것은 또 우리들에게 넘겨진 숙제다. 이는 퇴계가 가장 간절히 바라던 일이기도 하다.

그는 단순히 ‘착한 사람’에 그치지 않고 ‘하늘’이 인간에게 부여한 사람됨의 뜻을, 인간의 고결한 정신을 자신의 삶과 사회에서 밝히려 했다. 오늘날 사람들이 자신의 생명을 보전하고 이익을 쟁취하기 위해 ‘야수’와도 같이 살아가는 ‘정글’사회에서 그의 삶이 위대하게 여겨지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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