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화통 캠프
보관
울화통 캠프'의 수문장 보관스님이 선물하는, 마음을 비우면 얻게 되는 54가지 행복. 2012년 법주사에서 새로운 템플 스테이 프로그램이 문을 열었다. 이름 하여 '울화통 캠프'다. '마음에 깊이 쌓인 우울과 화, 불안을 통쾌하고 시원하게 날려버리자'는 뜻을 담고 있는 캠프가 열리는 날이면, 법주사는 구름처럼 모여든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어진다.
너무나 바쁘게 살아가느라 지칠 대로 지친 수많은 사람들이 법주사를 찾은 건 울화통 캠프의 수문장인 보관 스님을 만나기 위해서다. 그들은 지금껏 살아오면서 꾹 참고, 눌러 담아놓고, 쌓아두었던 숱한 고민과 근심, 울화를 스님과 함께 나누며 더 나은 삶, 더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사는 데 필요한 속 시원한 지혜를 얻는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삶을 내려놓고 간결하고 홀가분하게 살아가는 힘을 얻는다.
이 책은 바로 그 생생한 깨달음의 현장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매력적인 인생 지침서다. 입에서 입으로 퍼져 장안에 화제를 불러온 울화통 캠프에서 논의된 유쾌하고도 진지한 삶의 지혜와 성찰을 담고 있다.
책속에서
추운 겨울에는 언제 따뜻한 봄이 올지 막막합니다.
_‘봄에는 봄처럼, 겨울에는 겨울처럼’ 중에서
잠시도 추위를 참지 못하는 사람에게 겨울은 참으로 깁니다.
반면에 겨울의 추위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눈 깜짝할 사이에 봄이 곁에 와 있는 걸 발견합니다.
기쁜 일은 왜 빨리 지나가고 힘겨운 일은 왜 오래가는지 아시나요?
사람은 기쁜 일은 잘 받아들입니다.
반면에 힘겨운 일은 잘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슬픈데 슬프지 않은 척, 그런 일이 내게 일어날 리 없다고 발버둥을 치기 때문에 슬픔이 사라진 후에도 계속 슬퍼하는 겁니다.
받아들이면 모든 건 빠르게 사라집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에 집중하세요.
기쁘면 기뻐하고, 슬프면 슬퍼하세요.
괴로우면 괴로워하고, 아프면 아파하세요.
화를 다스리는 유일한 방법은 봄에는 봄처럼, 겨울에는 겨울처럼 사는 것입니다.
폭풍이 몰아칠 때는 재빨리 우산을 펴고 비를 피해야 합니다.
왜 이렇게 비가 쏟아지냐고 하늘만 매섭게 노려보면 흠뻑 젖는 것 외엔 달리 방도가 없습니다.
폭풍이 몰아치는 들판에 서 있으면 손해만 막심할 뿐입니다.
제아무리 세차게 퍼붓는 비도 그 비를 피한 곳에서 바라보면 오히려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창밖으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면
한결 너그러워지고 느긋해지는 경험, 누구나 있지 않나요?
호흡이 거칠어지고 뭔가 뜨거운 게 치밀어 오를 때는
그에 맞서서 더 격렬해지지 말고 잠시 피해 서서 어떻게든 먼저 호흡부터 정리하세요.
호흡이 돌아오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됩니다.
사람 사는 일이 다 그렇습니다.
어느 순간 갑자기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왔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찬란한 햇빛이 비쳐듭니다.
언제 어디서나 먹구름을 내쉬고, 햇빛을 들이마시는 삶을 사세요.
한쪽에 뭔가 분명하게 잘못했을 때 우리는 싸우지 않습니다.
_ ‘이 세상에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습니다’ 중에서
잘못을 일으킨 사람이 사과를 하고 곧 해결을 하지요.
서로의 입장 차이를 이해하지 못할 때 우리는 계속 싸웁니다.
‘틀린’ 사람은 없고 ‘다른’ 사람만 있기 때문에
정답이 없는 문제를 놓고 매일 입씨름을 반복하는 겁니다.
타인이 내 의도와 생각과 입장을 몰라주는 건 잘못이 아닙니다.
그게 잘못이라면, 타인에게 내 의중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 내 잘못이 더 큽니다.
그러니 타인이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억울해하거나 원망하지 마세요.
타인이 내 마음을 모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사는 게 훨씬 편해집니다.
제가 존경하는 미국인 스님인 대봉 스님이 어느 날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가고 계신 중이었습니다.
“My name is I love you.”_‘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중에서
스님이 자리에 앉자마자 어떤 젊은 여성이 다가와 말을 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한국말이 서툴렀기에 “미안합니다. 한국말 잘 못합니다.”라며 정중히 양해를 구했습니다. 하지만 그 여인은 이번에는 영어로 이름이 무엇이냐고 다짜고짜 물었습니다.
스님은 미소를 지으며 “대봉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여인은 고개를 저으며 한국 이름 말고 미국 이름이 무엇이냐고 다시 물었습니다. 스님은 당황한 내색을 애써 감추고 다시 정중하게 그걸 왜 알고 싶냐고 물었습니다. 여인이 답했습니다.
“당신은 미국인 같은데, 왜 신을 버리고 이런 옷을 입고 있나요? 당신이 구원받지 못할까봐 안타까워서 그럽니다.”
여인은 지하철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말세론을 신봉하는 신도였던 겁니다. 스님은 간절하고 진지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여인에게 빙그레 웃음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종이 위에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기억에 남는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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