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리뷰

친밀한 성범죄자 - 안병헌

728x90

친밀한 성범죄자

안병헌

책 읽으러 가기

책속에서

내가 성범죄자를 관리하며 알게 된 점은 조두순뿐 아니라, 아동 성범죄자는 재범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동 성범죄자의 말과 행동은 믿기가 어렵다. 조두순이 사회에 위험한 인물인 이유이다.

이제 갓 성인이 된 20대 여성들이 클럽에서 성적 위협을 받고, 참극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너무 안타깝다. 물론 모든 클럽이 이런 마약을 이용한 성범죄의 온상이 되는 건 아니다. 건전하고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곳도 많다. 그러나 여성이라면 그곳에서 나를 노리고 있는 성범죄자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하자. 단지 친구들과 음악을 즐기러 갔을 뿐인데, 낯선 사람이 건네는 음료 한 잔에 의식을 잃고, 원치 않는 일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불법 촬영범은 방심하는 여성을 주요 범행 대상으로 삼는다. 그러므로 당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렇게까지 해야 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굉장히 피곤하고 귀찮을 수도 있다. 그러나 범죄는 점점 지능화되고 있으므로 여성들도 영리하게 대처해야 한다. 빨리 대한민국에서 불법 촬영 범죄가 사라지길 바란다. 모든 사람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공공시설을 이용하고, 자신의 삶을 살길 바란다. 불법 촬영이 없어져야 할 이유이다.

나는 피해 사실을 용기 있게 폭로하는 여성들을 응원한다.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있는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여성 운동에 무관심한 사람 모두 방관자이다. 대한민국이 안전하고, 올바른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그녀들의 행보를 격려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피땀 흘려야 할 의무가 있다.

나는 전자발찌 대상자를 관리하는 사람이다. 나는 그들의 집, 직장, 주변인, 관계 맺고 있는 사람들, 수시로 이동하는 곳부터 특정 지역으로의 이동까지 일거수일투족을 긴밀하게 관리, 감독한다. 그렇게 보호관찰하며 보건데, 그들은 절대 유별나거나 눈에 띄지 않는다. 겉모습은 너무도 평범하며, 어쩌면 동네 아이의 인사를 잘 받아주거나, 집 앞을 매일 쓸고 닦는 깔끔한 사람일 수도 있다. 즉, 우리는 겉모습으로 절대 그들을 알아볼 수 없다. 게다가 성범죄자라고 해서 모두 전자발찌를 부착하거나 신상 정보가 고지되는 것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옆집 사람, 상가 주인, 친절한 경비원 등의 모습으로 우리 주변에 살고 있을 뿐이다.

이유 없이 친절한 사람은 누구라도 조심해야 한다. 십년지기 친구보다 더 친절하게 다가오는 사람은 대부분 목적이 있다. 하물며 영업을 하는 사람도 물건을 팔기 위해 친절함을 무기로 삼지 않는가. 성범죄자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여성을 취하기 위해 친절함을 무기로 삼는다.

사람의 선한 마음을 이용하는 성범죄자들은 순수한 아동을 많이 노린다. 아이와 함께 ‘누가 쓰러졌다거나, 엄마가 부른다거나, 아빠가 다쳤다거나’ 하는 상황을 연출해 시뮬레이션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다양한 상황을 만들어 놀이처럼 즐기자.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연극처럼 직접 해보아야 진짜 위험에 처했을 때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다. 지능적인 성범죄자들이 언제 당신을, 당신의 아이를 노릴지 모른다.

강아지를 이용한 성범죄자들은 강아지에게 먼저 관심을 보이는 사람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성인이라면 강아지에 푹 빠진 모습을 보였을 때, “강아지 좋아하시나 봐요?” 하고 말을 걸고, 자연스럽게 술자리까지 만들어 범행했고, 아동에게는 “공터에 가서 같이 잠깐 놀래?” 하고 유인해 범행했다.

또한, 노출증 환자여도 꼭 사람이 많은 곳만 노리는 건 아니다. 인적이 드문 골목, 공터, 주차장 등에서 행하기도 하며, 교복 같은 특정 의복에 집착하기도 한다. 또한 중독성이 있어서 한번 범행하면 20~50%는 재범한다.

아동 성범죄의 범행 장소가 교육 시설인 경우는 정말 많다. 특히 학원은 사랑하는 자녀가 더 좋은 교육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 보내는 곳이 아닌가. 그러므로 학원 시설을 꼼꼼히 점검하고, 선생님들을 면밀히 살피자. 선생님에 대한 신뢰는 당연하지만, 학원가에서의 성범죄가 늘어하는 요즘, 신뢰할 수 있는 선생님인지 따지는 것 또한 당연하다.

밤길, 조심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주차된 차량이다. 성범죄자들은 시동을 끈 차 안에 조용히 있다가, 적당한 상황이 되면 문을 열고 나와 여성을 납치한다. 주변에 사람이 없는데 주차된 차량이 즐비하다면 신속히 지나가라. 괜히 남의 차 안을 들여다보거나, 창문에 당신을 비춰보는 것도 금물이다. 범행 대상이 되기 좋은 행동이다. 당신의 앞에 갑자기 멈추어 서거나, 따라붙는 차량도 조심해야 한다.

평소라면 경각심을 가지고 밤길을 다니고, 낯선 사람을 조심하고, 문단속을 철저히 하는 사람이라도 여행지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즐거운 분위기에 주변에 대한 경계심이 풀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여행지는 익숙한 곳이 아니며, 평소 알고 지내는 이웃이 있는 것도 아니다. 완벽한 타지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도와야지.”, “어른들 말 잘 들어야지.”라는 말은 이제 미덕이 아니다. 힘이 약하고 판단력이 없는 아이가 길에서 만난 어른을 도울 일은 없다고 가르치자. 끈질기게 도움을 요청하면 경계하도록 하고, 조금이라도 이상한 느낌이 들면 곧바로 자리를 피하라고 하자. 세상에는 나쁜 어른도 많음을 알려주어야 한다. 현실에 맞는 성교육과 성폭력 예방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20대 여성분들이여, 안전하게 귀가하자. 안타깝지만 성범죄자는 밤에 혼자 걷는 여성, 술에 취해 있는 혼자 있는 여성을 놓치지 않는다. 게다가 밤에 벌어지는 성범죄는 잔혹하기까지 하다. 되도록 혼자 다니지 말고, 술을 마셨다면 가족에게 마중 나오라고 하거나, 정부 안전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자.

사내에서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처벌 수위가 약한 것이 현실이다. 그들은 가벼운 징계를 받고 제기해 다시 그 자리에 앉는다. 결국 가해자와 계속 일을 해야 하는 피해자는 천천히 일을 그만두게 된다. 하지만 성폭력을 묵인하고, 이런 현실에 수긍하지 말았으면 한다. 용기를 갖고 폭로하길 바란다.

주변을 경계하는 습관만 길러도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 밤에 홀로 귀가할 때는 모든 감각을 열어라. 민감하게 주변을 살펴라. 원룸가나 주택가에는 늘 차가 즐비하게 주차되어 있다. 아무도 없는 것 같아도, 성범죄자들은 꼭 그런 곳에 숨어 있다. 또한 수상한 사람을 목격했다면 ‘설마…’ 하는 생각으로 그 앞을 지나지 마라. 신속하게 그 장소를 벗어나거나, 신고하자. 밤에는 순찰차가 다니니, 불러서 이야기만 해줘도 효과가 있다.

직장 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단호함이다. 하지만 성범죄는 누구에게도 용서받지 못할 확실한 범죄이므로, 타협은 없다. 언어적 성희롱이든 신체적 성희롱, 성폭력이든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초반부터 단호하게 대처하자.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지속해서 괴롭힌다. 단호한 대응에 헛소문이 나거나, 불이익이 있을까 봐 두려울 수 있다. 그러나 초반에 대응하지 못하면, 더 나은 상황이란 없다는 걸 명심하자.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 발생 시 법적으로도 보호받을 수 있다.

이 책을 추천한 크리에이터

이 책을 추천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