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나는 남다른 성공 경험을 한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나도 방황하는 20대를 거쳐보았고 30대에는 눈치 보며 사회생활을 배웠다. 우연히 몇 번 사업에도 뛰어들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던 때가 더 많았다. 하지만 내가 자신할 수 있는 것은 남보다 조금 일찍 시작했고, 조금 일찍 망해보았기 때문에 지금처럼 인생 2막을 남보다 수월하게 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어리석을 만큼 치열하게 살아본 끝에 중년 이후의 여유 있는 행복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환갑을 코앞에 두고 크게 속 썩이지 않는 자식들과 나를 믿어주는 아내가 곁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하지 않고 살아도 되는 지금의 현실이 감사하다. 매일 출근하지 않아도 다음 달 생활비를 걱정하지 않는 나를 스스로 조금 기특하게 생각하고 싶다.
나는 독서에 빠졌다. 1년에 읽는 책이 30권, 50권, 70권으로 늘어났다. 나중에는 1년에 365권까지 읽게 되었다. 뒤돌아보니 읽는 속도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점은 1년에 100권 정도 읽을 때였다. 나는 하루에 한 권 독서와 한가지 실행이라는 원칙을 세웠다. ‘일일일독일행(一日一讀一行)’이었다. 그러자 생활 방식이 급변했다. 누군가에게 배운 독서 기술은 없지만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에게 맞는 독서 기술과 독서 시간을 개발하게 되었다. 그렇게 행한 독서 활동은 내 삶을 180도 바꿔놓았다. 무엇보다 독서에서 얻은 삶의 지혜는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떤 방법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알게 했다.
중년의 사고방식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 사회에 나와서 직장생활 겨우 20~30년 했으면서 자신이 인생을 다 살아본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다. 100세 인생, 아니 120세 인생 중에 겨우 40~50년 살았으면서 ‘아, 나는 참 잘살았어’ 또는 ‘나는 왜 이렇게 살았을까?’ 하고 건방을 떤다.
“오늘은 나, 내일은 너.”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다.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그런데 왜 이 평범한 말이 지금도 가끔 가슴을 ‘찡’하게 울리는 것일까? 왜 다른 사람은 다 죽지만 나만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살듯이 살아왔을까? 사람은 모두 죽는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진심으로 자기의 죽음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살아간다. 그래서 살 것만을 생각하고 죽자고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영원히 살 것처럼…. 직업인이든 직장인이든 이런 이치는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입사도 퇴사도 힘든 건 매한가지다. 어느 하나 힘들지 않은 것이 없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현재다. 퇴사 후를 걱정하고 공부하고 준비하기 이전에 현재 생활을 바로잡아야 한다. 지금 회사생활을 재정립하고 어떤 것을 하지 말아야 할지부터 차근차근 챙기면서 다음 단계로 나가야 한다. 만약 그런 ‘거리’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당신은 둘 중에 하나다. 아직 절박하지 않거나 ‘어떻게 되겠지’라는 생각에 빠진 바보이거나.
퇴준생인 우리는 얼굴의 검버섯을 걱정하는 것을 넘어 반드시 자신이 꿈을 가졌는지를 걱정해야 한다. 삶을 외부의 환경 탓으로 돌리지 않고 내 꿈의 의지에 따라, 자유의지에 따라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10년, 20년 후 나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 것인가? 내 꿈을 위해 지금 나는 어떻게 현실에 적응하고 있으며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가? ‘꿈’이란 상상력을 이용해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를 창조하는 것이다.
욕망으로 꾸는 꿈은 허황되지만, 미래 상상의 시나리오를 구체적 모습으로 만들어가는 꿈은 공허한 환상과 구별된다. 꿈을 향해 내가 노력하기보다는 꿈이 나를 이끌어주기 때문이다.
나는 김밥을 좋아하고 자주 먹는다. 김밥과 주간 경영전략은 공통점이 많다. 우선 김 한 장은 한 주간의 틀과 같다. 주재료인 밥알은 시간이다. 속 재료는 주인의 마음대로 준비한다. 계란말이, 단무지, 시금치, 우엉 등…. 이것이 주간 경영전략의 프로젝트다. 김 위에 밥을 놓고 속 재료를 올린 다음 김밥을 만다. 좀 길게 나온 양쪽 끝은 칼로 잘라내서 모양을 만든 다음 김밥 몸통을 썰어서 먹기 좋게 접시에 놓는다. 김밥을 먹을 때 식성에 따라 김치도 함께 먹을 수 있고 라면, 치즈, 소스 등을 곁들여 먹고 싶은 대로 먹을 수 있다. 썰어놓은 김밥은 일일 경영이다. 어떤가? 주간 경영전략과 매우 비슷하지 않은가? 솔직히 나의 주간 경영전략은 김밥을 먹다가 생각한 것이다. 김은 일주일이라는 틀로 보았고 밥은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추진하려는 프로젝트를 속 재료로 보고 양쪽에 속 재료가 좀 길게 나온 부분은 주말로, 가운데 몸통은 5개의 요일로 본 것이다. 여기에서 주간 경영 전략이라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리고 실제로 이 방식을 이용해서 세우며 그 원칙은 지금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나는 개인 비서, 주치의, 개인 변호사, 개인 법무사, 개인 세무사 등 많은 전문가를 곁에 두었다. 하지만 ‘전문가 옆에 두기’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꾸준히 관계 관리를 하면서 공조 관계를 유지하고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관계를 이어가려 노력한 결과다. 나는 이들에게 정기적인 급여를 주지 않는다. 이익을 나누는 관계다. 다만 개인 비서에게 소액의 정기적인 급여를 지급한다.
나는 인생의 2막 이후를 즐길 자격이 있는 사람은 치열하게 살아본 사람, 무언가 독하게 해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앞서 왜 퇴직을 준비하며 공부를 해야 하는지, 40대 이후에는 더 절박한 심정으로 배워야 하는지를 이야기했고, 그 과정을 감내하는 사람만이 인생 2막에서 새롭게 쓰임이 있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밝혔다. 아무것도 없는 내가 그 과정을 견뎌낸 것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 여러분도 충분히 그 시간을 버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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