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만큼 돈을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중산층 연봉이라는 6천만 원이면 될까? 그런데 돈을 어떻게 벌지? 사업을 하면 될까? 사업하려면 기본적으로 사업 자금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사업 자금이 있으려면 부모님 재산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 집에는 돈이 별로 없는데? 돈이 없다면 사람들의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멋진 사업 아이디어가 있으면 되지 않을까? 그런 아이디어는 어떻게 만들지? 엄마가 바라는 것처럼 좋은 대학에 가면 정말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
질문은 꼬리를 무는데 답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
‘아, 뭘 해서 먹고살지 생각하면 한심하기만 하네. 왜 나는 이렇게 사는 걸까?’
태섭은 덜컥 겁이 났다. 딱히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하고자 하는 다른 것도 없었다. 그래도 공부가 아닌 길을 가는 상상을 하면 벼랑길을 굽어보는 듯 아찔한 현기증이 났다.
직업 적성 검사 결과를 보고 곧바로 자기 진로를 생각하는 것은 여러모로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 첫째, 검사는 현실에서 인재를 뽑는 사람의 평가 기준을 고려했다기보다는 원래 직업에 필요한 이상적인 능력을 고려해서 만들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 둘째, 직업군 분류에는 적성 검사가 정착되던 1960년대의 상황이 반영되었기 때문에 오늘날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정보화와 세계화가 많은 것을 변화시킨 오늘날, 50년 전에 틀이 잡힌 검사가 유효하기는 힘들 것이다. 셋째, 능력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능력이 없었지만 꾸준히 도전해서 원하는 능력을 얻은 사람도 많다.
현재 청소년들 둔 부모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한 직업으로 평생을 살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지금 아이들이 맞이할 현실은 그때와는 전혀 다르다. 미국의 ‘21세기교육협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120세까지 늘어날 평균 수명에 맞게 살기 위해서는 평균 10~15개의 직업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직장은 더 많이 옮길 수도 있다. 현재 미국인들은 7.4개의 직업에 종사하다가 은퇴한다(2011년 통계 기준). 청소년 시기에 정한 어느 하나의 직업을 끝까지 밀고 나가겠다는 진로 설계 발상이 얼마나 비현실적인 것인지 쉽게 알 수 있다. (……) 이런 상황이라면 구체적인 직업에 매달리기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의 종류를 알고 도전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삶을 성공과 행복으로 이끄는 올바른 방향이다.
“다른 사람의 눈에 옛날은 지금처럼 성공하기 위해 참고 노력하는 고통의 순간이겠지요. 하지만 이 사람에게는 고통이 아니에요. 순간순간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니까 행복했던 것입니다.”
작가는 ‘성공’이라는 단어에 크게 동그라미를 그려 강조했다.
“이 사람 생각에는 성공이라는 것이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일을 하는 게 아니에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성공이에요. 그래서 그때나 지금이나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고 행복한 것이지요.”
“여러분, 무식해지세요. 그리고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실행해 보세요. 오늘날 세상은 불확실한 것들로 넘쳐나고 무척이나 복잡합니다. 게다가 미래는 더욱더 불확실하고 복잡해질 거예요. 그러니 가장 확실한 것에서 출발하세요. 즉 자기가 좋아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거죠.”
“어른들이 말하는 철저한 진로 설계라는 것은 당사자가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나서는 것을 막습니다. 그것은 청소년들에게 수동적인 태도를 익히게 하죠. 그래서 부모의 진로 설계는 아이의 인생을 망치는 독이 될 수 있어요.”
“실패를 겪으면서 가더라도 능동적인 삶의 자세를 배우는 것이 진짜 진로를 개척하는 공부입니다.”
기억에 남는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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