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사내 회의에서도 상사 혼자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부하 직원보다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만큼 ‘내 이야기에는 의미가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일반적으로 중요한 내용은 1분, 길어야 2분 정도면 충분히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상 길게 이야기하는 것은 늘어지는 분위기를 모두 즐기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 그 연장선에서 논의거리가 없는데도 정례 회의라는 이유로 모이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회의는 누군가가 1분가량 문제제기를 하고 그것에 대해 참가자들이 코멘트를 이어나가는 형태가 가장 바람직하다. 달리 말하면 출발점이 되는 문제 제기가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 부분이 충실할수록 다른 참가자들도 적극적으로 회의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종종 대학교 수업이나 직장인 대상의 세미나에서 다음과 같은 워크숍을 연다.
먼저 네 명이 한 조를 이루어 그중 한 사람이 1분간 정해진 주제에 따라 이야기하게 한다. 이때 듣고 있는 세 사람에게 정확히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는 것이 규칙이다. (…) 주제를 설정하면 반드시 3~5분 정도 준비할 시간을 준다. 그런데 이 시간을 유용하게 쓰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학생들은 절반가량이 멍하게 생각하며 시간을 흘려보낸다. 그러고는 결국 패닉 상태에 빠진다.
특히 시선을 위로 하고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생각하라’고 하면 위가 아닌 아래로 시선을 향하고 펜을 잡는 것이 요령이다. 그리고 이야기하고 싶은 키워드를 마음껏 종이에 써 내려간다. 다음으로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골라 반드시 말해야 하는 구절을 만들어 빨간 볼펜으로 표시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길 ‘결정적인 한마디’를 만든다. 이것이 골격이 된다.
스톱워치를 사용하면 일은 확실히 빨라진다. 눈앞에 시간이 지나가는 것이 보이면 시간 사용의 밀도가 자연스레 높아지고, 더불어 문제를 푸는 속도도 빨라진다. 시간을 재면 동기가 강화되고, 시간을 단축하는 쾌감을 중요시하는 학습 회로가 완성된다.
외부의 재촉은 동기를 강화하는 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이 단축되어가는 것을 느끼면 누구나 기분이 좋을 것이다. 시간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면 더 빨리 일을 마치고 싶은 심리가 작용한다. 이렇듯 명확한 시간 의식은 효율적인 업무를 위한 가장 큰 무기가 된다.
반드시 소리 내어 연습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소리 내지 않고 속으로 읽어서는 몸에 배지 않는다. 아무리 반복해도 명확한 형태로 표출되지 않기 때문에 사고가 모호해지고 만다. 작은 소리라도 상관없다. 주위 사람에게 방해되지 않는 환경이라면 더욱 큰 소리로 연습해도 좋다.
또 되도록 빠르게 말하는 연습을 한다. 그만큼 이야기의 양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은 잘 의식하지 못하겠지만 실제로 불과 5초 동안에도 상당량의 정보를 이야기할 수 있다. 회의에서 10초만 끼어들어도 제법 괜찮은 제안을 할 수 있다.
화자와 청자 사이에 강이 흐르는 이미지를 그려보자. 그 강을 건너면 화자의 메시지를 받아들일 수 있는데 헤엄쳐 건너기에는 무리가 있다. 강을 건너려면 디딤돌이 몇 개쯤 필요한데, 그 디딤돌을 놓는 작업이 바로 말하기의 근본이다.
여기서 말하는 ‘강’이란 화자와 청자 사이를 가로지르는 지식의 단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땅에 완전히 잇닿아 있는 이야기, 즉 빤한 이야기는 들어도 재미없다. 인간은 자신이 건널 수 없는 강을 디딤돌을 밟고 건너서 이제까지 몰랐던 건너편의 것을 알고 싶어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준 높은 이야기를 할 때는 적당한 곳에 디딤돌을 놓지 않으면 청자가 도중에 강에 빠지고 만다. 더 심각하게는 화자가 자신과 청자 사이에 강이 있다는 암시조차 주지 못하는 일도 있다. 즉, 이야기의 주제가 무엇인지도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다.
1분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일단 무엇이 콘셉트인가를 명확히 하는 일이 중요하다. (…) 오늘날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이 콘셉트를 가장 먼저 피력하는 방식을 제안자에게 요구한다.
콘셉트에 대해 깔끔하게 키워드 하나로 표현하는 방법도 가능하지만, 그렇게 하면 특색을 나타내기 어렵다. 한 단어로 전체를 표현해내는 것은 어려울뿐더러 무리해서 범위를 좁히면 누구나 쓸 수 있는 평범한 단어가 되기 십상이다.
그럴 바에는 한 단어가 아닌 한 문장으로 나타내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 ○○다’라든가 ‘○○를 ○○하자’라는 형태로 명제를 제시한다. 혹은 ‘○○는 ○○인가?’ 하는 의문문도 괜찮다. 그 한 문장 속에 콘셉트를 넣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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