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권하는 사회에서 부자되는 법
박종훈
졸업장과 동시에 받은 학자금 대출, 은행과 공동구매한 집값, 카드 값 갚느라 사이버머니로 전락한 월급, 과소비하는 것도 아닌데 매달 부족한 생활비, 자산은 있지만 정작 현금이 없는 하우스푸어까지… 왜 우리는 매일 돈 걱정을 하며 살아야 할까?
저금리 시대, 장기 불황을 눈앞에 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생존 전략은 ‘빚을 관리하는 기술’이다. ‘빚테크’란 우리 주변에 숨어 있는 빚의 정체를 파악하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빚을 적절히 통제해나가는 것을 말한다. 빚테크의 목표는 단기간에 빚을 갚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재무구조와 소비습관을 원점에서 재검토한 후, 빚을 지지 않고 살 수 있는 자동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계획적으로 빚을 줄여나가는 법부터 현명하게 대출하는 방법을 소개한 후, 내 월급 안전하게 불리는 저금리 시대 재테크 전략을 제시한다.
책속에서
그동안 집은 거주할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유용한 재테크 수단이었다. 즉, 집을 소비하면서 동시에 투자도 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고성장 속에서 인구가 급증할 때나 가능했던 일이다. 이제 임대 수익을 올리는 부동산이 아닌 자신이 직접 거주하는 집을 사는 것은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보아야 한다.
더 안타까운 일은 여윳돈을 장기 저축성 보험에 몽땅 몰아넣고, 당장 쓸 생활 자금이 부족해 보험사에서 약관대출로 돈을 빌리는 것이다. 이 경우 노후에 대비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장기 저축성 보험이 오히려 빚더미를 떠안긴 것도 모자라 애꿎은 이자까지 물린 셈이다.
만약 위험 보장이 없어진다는 생각에 불안하다면 보험료가 싼 상품으로 갈아타는 다운사이징(Downsizing)도 하나의 좋은 해결 방법이다. 예를 들어 만기 환급금이 있는 보험을 순수 보장형으로 갈아타면 같은 보장을 받으면서 보험료를 대폭 낮출 수 있다. 또 종신 보험을 정기 보험으로 바꾸면 한창 일할 나이에 비슷한 보장을 받으면서 보험료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대출을 받으려 할 때는 정부 지원 대출 외에 반드시 시중 은행 대출 상품도 살펴보자. 우대 고객이거나 급여 통장이 있는 경우, 또는 일정 거래 실적을 충족할 경우에는 정부 지원 대출보다 대출 금리가 낮을 수 있고, 대출 한도는 은행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수많은 대출 상품들을 한눈에 살펴보고 싶다면 금융감독원이 제공하는 금융상품 통합비교공시 사이트(finlife.fss.or.kr)를 활용해보자. 은행과 보험사, 저축은행 등 다양한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개인신용대출의 최고 금리와 최저 금리는 물론 평균금리까지 조건별로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유용하다.
우리는 빚과 관련해서 비합리적인 행동을 할 때가 적지 않다. 그 이유는 우리를 유혹하는 온갖 상술과 금융회사들의 마케팅 기법이 수천 년에 걸쳐 진화해온 반면, 이와 맞서 싸우는 방법은 제대로 배운 적도, 연구한 적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빚을 다룰 때는 이들의 고도화된 마케팅 기법에 쉽게 넘어가지 않도록,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저절로 작동되는 ‘빚테크 시스템’을 만들어두는 것이 좋다.
예·적금은 가장 쉽고 친숙한 저축 방법이긴 하지만, 그 안에서도 수익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방법이 있다. 특히 금리 하락기냐 인상기냐에 따라 예·적금 전략은 완전히 달라진다. 우선 금리 하락기에는 고정 금리를 보장하는 적금 중에 만기가 긴 자유적립식 상품에 충분히 가입해두는 것이 좋다. 일단 가입만 해두면 불입 여부는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을 전후해서 아파트 시장의 수급 자체를 뒤흔들 만큼 엄청난 입주 물량이 쏟아져나올 예정이다. 이는 정부가 ‘200만 호 건설’을 내세우며 신도시를 조성했던 1990년대 이후 최대 입주 물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입주 물량이 쏟아져나올 때마다 집값이 요동치며 하락세를 보였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입주가 절정에 이를 때쯤에는 주택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이다.
최근에는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너도나도 돈을 빌려 투자에 나서고 있다. 말 그대로 ‘돈값’이 싸졌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당장 빚을 지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부추기는 재테크 책들도 쏟아져나오고 있다. 하지만 ‘돈값’이 싸졌다는 생각만으로 무턱대고 돈을 빌려 투자에 나섰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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