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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협상의 신 - 최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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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신

최철규

지난 2013년 8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SERICEO에서 ‘협상의 신’이라는 주제로 17개월간 진행된 강의 내용을 최대한 가감 없이 모아 엮은 것이다. 당시 그 온라인 강의는 2001년 이후 진행된 SERICEO 경영 강의 중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을 정도로 비즈니스 리더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이 책은 그 강의를 듣는 느낌을 최대한 살려 ‘협상’이라는 어려울 수도 있는 주제를 아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기업 간 협상이든 가정 내 협상이든, 대개의 협상은 한 번으로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다. 꾸준히 이어갈 인연들과의 협상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찰나의 경제적 이익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창출되는 다양한 가치들’이다. 연봉 3천 달러를 요구하는, 세상물정에 어두운 아인슈타인에게 1만 달러를 줌으로써 그를 평생교수로 기용할 수 있었던 프린스턴 대학의 플렉스너 원장이나, 남북전쟁에서 승리하고도 패장을 응징하기보다는 형제로 대우해줌으로써 국가적 통합의 밑거름을 마련한 북군의 그랜트 장군 등의 경우는 가치 협상의 좋은 본보기가 된다.

이 책에는 이러한 숨은 가치들을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협상 전략들도 소개된다. ‘관점 전환’, ‘히든 메이커 찾기’, ‘ADD 기법’, ‘앵커링 효과’ ‘배트나’ 등은 성공적으로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도구들이지만, 우리가 일상 속에서 누군가를 설득해야 할 때 간편하게 써먹을 수 있는 대화술로도 얼마든지 활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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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나는 협상을 이렇게 정의했다. ‘상대의 행동, 인식, 감정을 변화시켜 가치를 키우는 의사소통의 과정.’ 이렇게 정의하고 보면, 최근 일주일간 협상 안 한 사람은 몇이나 될까? 당연히 없을 것이다. 우리는 매일 협상한다. 집에서는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숙명의 라이벌, 배우자와 협상한다. 회사에서는 상사, 부하, 동료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매일 협상한다. 오해하지 말자. 협상이란 어디 가서 물건 싸게 사고, 비싸게 파는 그런 게 아니다. ‘더 큰 가치를 키우기 위한 의사소통의 과정’이다. 그래서 《협상의 법칙》 저자 허브 코헨은 말했다. “인생의 8할은 협상”이라고.

결혼식장에 가보니 남자가 정말 형편없다. 그런데 여자는 정말 완벽하다. 볼품없는 총각이 최고의 신부를 맞이한 비결은? 아마도 남자는 예비 장모의 마음을 얻었을 가능성이 크다. 여성이 결혼을 결심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히든 메이커는 바로 ‘엄마’이기 때문이다. (오해하지 말자. 절대 내 얘기가 아니다.) 혹시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상대만 바라보지 마라. 그 자리에서 백날 발 동동 굴러야 소용없다. 상대의 히든 메이커를 찾아라. 그리고 그를 움직여라.

뛰어난 협상가는 서로의 요구가 다를 때 욕구에 집중한다. 그래서 서로 다른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창의적 대안을 만든다. 그런데 이런 창의적 대안을 잘 만드는 건 누굴까? 혹자는 말한다. “협상 경험이 많아야 한다”고. 하지만 그건 아니다. 머리가 좋아야 할까? 그것도 아니다. 창의적 대안을 잘 만들기 위해선 패턴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 창의적 대안을 만드는 데는 정해진 방법론이 있다는 얘기다.

협상이 서툰 사람들은 협상 테이블에 여러 가지 안건(아젠다)이 올라오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고수들은 반대로 행동한다. 최대한 많은 안건을 테이블에 올리고, 이를 통해 창의적 대안을 만들어낸다. 가장 쉬운 예가 이것이다. 시장에 갔다. 5만 원짜리 물건을 사는데 5,000원을 깎고 싶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이렇게 해야 한다. “내가 이 동네 40년 살았어요. 내 친구, 친척들도 다 이 동네 살죠. 손님 소개해줄게요.” ‘소개’라는 아젠다를 덧붙이는 것이다. 또는 ‘카드가 아닌 현금으로 결제하겠다’라고 결제 방법이라는 안건을 덧붙여본다. 유능한 협상가는 꺼내놓을 수 있는 모든 안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이를 통해 협상의 판을 키워간다.

우리가 하는 비즈니스 협상을 한번 생각해보자. 안건이 하나밖에 없는 협상이 많은가? 내 경험으론 별로 없다. 하다못해 시장에 가서 물건 살 때도 가격, 결제 조건, 수량 등 두 개 이상의 안건이 있다. 다음으로 우선순위는 어떤가? 상대랑 항상 똑같은가? 내 경험에 따르면 우선순위 1, 2위는 똑같을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양측 모두 가격과 물량을 중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선순위 3위, 4위로 가면 어떤가? 조금씩 달라진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는 납기가 결제 조건보다 더 중요한데, 상대는 그 반대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우선순위에서 약간씩 차이가 난다. 그럴 때 교환이 가능하고 협상이라는 게 해볼 만해진다.

불편한 질문을 하나 던지려 한다. 지금 당신이 받는 연봉은 높은가, 낮은가? 답할 필요 전혀 없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기준이 뭐냐에 따라 달라진다. 대학 동기 중에 졸업 후 외국계 금융사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를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당신의 연봉은 분명 낮다고 인식될 것이다. 반면, 졸업 후 공직에 몸담고 있는 친구를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낮지 않다고 인식될 것이다. 인간 뇌의 원리가 그렇다.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인식이 달라진다.
내 요구를 말하기 전에, 내가 제시할 기준부터 생각하자. 그래야 상대의 인식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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