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리뷰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 시애틀 추장 외

728x90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시애틀 추장 외

책 읽으러 가기

책속에서

그들은 자연을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의 세계로 여기고, 우리를 야만인이라 불렀다. 하지만 우리에게 야생이란 없었다. 우리에게는 다만 자유가 있었을 뿐이다. 자연은 질서에 순종하지만, 문명은 그 질서를 깨려고 노력한다.

─ 서문 <인디언의 혼을 갖고 태어나> 중에서

세상의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대지에게 일어나는 일은 대지의 자식들에게도 일어난다. 사람이 삶의 거미줄을 짜 나아 가는 것이 아니다. 사람 역시 한 올의 거미줄에 불과하다. 따라서 그가 거미줄에 가하는 행동은 반드시 그 자신에게 되돌아오게 마련이다… 대지에게 가하는 일은 대지의 자식들에게도 가해진다. 사람이 땅을 파헤치는 것은 곧 그들 자신의 삶도 파헤치는 것과 같다. 우리 는 이것을 안다. 대지는 인간에게 속한 것이 아니며, 인간이 오히려 대지에게 속해 있다.

─ 시애틀 추장 <어떻게 공기를 사고판단 말인가> 중에서

우리 인디언들이 대대로 살아온 드넓은 대륙을 발견한 얼굴 흰 사람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밀려오기 시작했다. 파도가 한번 밀려갔다가 돌아오면 더 많은 낯선 자들을 싣고 왔다. 그래도 우리는 그들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들을 친구로 맞이했으며, 그들 역시 우리를 형제라 불렀다. 우리는 그들을 믿었고, 그들에게 더 넓은 지역을 내주었다. 머지않아 그들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났고, 그들은 더 많은 땅을 원했다. 나중에는 아예 우리가 살고 있는 땅 전체를 손에 넣으려고 덤벼들었다… 또 그들은 독한 물을 들여와 우리더러 마시게 했고,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 빨간 윗도리 <이 대지 위에서 우리는 행복했다> 중에서

자연을 제외하고는 우리에게 사원도 신전도 없었다. 자연의 자식들이기 때문에 인디언들은 매우 시적이었다. 말할 수 없이 신비한 원시림의 그늘진 오솔길에서, 처녀와도 같은 평원의 햇빛 비치는 가슴 위에서, 현기증 나는 산 정상과 벌거벗은 바위가 우뚝 솟은 뾰족 산봉우리 위에서, 보석 박힌 드넓은 밤하늘에서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만날 수 있는 그 거대한 절대자를 위해 손바닥만 한 집(교회)을 짓는다는 것은 우리가 보기에는 신을 모독하는 일이나 다름없었다.

─ 오히예사 <인디언의 영혼> 중에서

우리가 보기에 그들은 삶의 기준을 돈에 두고 있으며, 진실과 거짓조차 돈 앞에서 그 위치가 뒤바뀐다. 죽음 앞에서도 진실을 말하는 우리 인디언들과 사뭇 다르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진리에 대해 잘 설명하고, 진리가 적혀 있다는 책을 늘 지참하고 다닌다. 그러나 그들만큼 진리와 동떨어진 행동을 하는 자들도 없다.

─ 오히예사의 삼촌 <이해할 수 없는 것> 중에서

나는 그동안 (백인들로부터) 수많은 말을 듣고 또 들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이루어진 것이 없다. 진심이 담겨 있지 않은 '좋은 말'은 결코 오래 가지 못한다. 좋은 말이 죽은 사람을 살려내진 못한다. 좋은 말이 얼굴 흰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는 내 부족 땅을 되돌려 주진 못한다… 아무 결과도 없는 ‘말뿐인 말들’에 나는 지쳤다. 그 많은 좋은 말들과 지켜지지 않은 약속들을 생각할 때마다 내 가슴엔 찬바람이 분다. 세상에는 말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말을 떠들고 있다. 우리 인디언들은 적게 말하고 오래 듣는다. 말은 노래와 의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화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말을 아끼고, 필요할 때만 쓰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다.

─ 조셉 추장 <고귀한 붉은 얼굴의 연설> 중에서

나는 결코 과장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해마다 봄이 오면 우리는 생의 외경심에 지나간 날들의 시름을 잊었으며, 여름은 여름대 로 우리의 마음을 충만하게 만들었다. 삶 속에는 어느 것 하나 진부한 것이 없었다. 눈을 뜨고 인디언 천막 밖으로 나가면 늘 새로운 순간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세상은 언제나 변함없이 하나의 신비였다.

─ 상처 입은 가슴 <내 앞에 아름다움 내 뒤에 아름다움> 중에서

피쿼트 족은 어디로 갔는가? 오늘날 나라간세트 족은 어디로 갔는가? 모히칸 족과 파카노케트 족은? 한때 강력했던 우리의 수많은 부족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그들은 여름 태양에 녹는 눈처럼 얼굴 흰 자들의 탐욕과 억압 속에 빠른 속도로 사라져 갔다. 한때 아름다웠던 그들의 대지를 돌아보라. 얼굴 창백한 자들이 파헤쳐 놓은 것밖에는 아무것도 눈에 띄지 않는다. 우리도 같은 처지가 될 것이다. 그 무성한 그늘 아래서 우리가 어린 시절을 보내고 지친 팔다리를 쉬던 숲의 커다란 나무들은 다 베어져 얼굴 흰 침입자들이 자기들 소유라고 우기는 땅의 울타리로 쓰일 것이다. 머지 않아 그들의 넓은 도로가 우리 아버지들의 무덤을 갈아엎을 것이고, 조상들의 안식처는 영원히 파괴될 것이다. 그 공동의 적에 대항하기 위해 우리가 손을 맞잡지 않는 한, 우리는 조만간 이 대지 위 에서 자취를 감출 것이다.

─ 테쿰세 <대지가 존재하는 한> 중에서

너의 가슴속에 죽음이 들어올 수 없는 삶을 살라. 다른 사람의 종교에 대해 논쟁하지 말고, 그들의 시각을 존중하라. 그리고 그들 역시 너의 시각을 존중하게 하라. 너의 삶을 사랑하고, 그 삶을 완전한 것으로 만들고, 너의 삶 속에 있는 모든 것들을 아름답게 만들라.
오래 살되, 다른 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삶에 목적을 두라. 이 세상을 떠나는 위대한 이별의 순간을 위해 고귀한 죽음의 노래를 준비하라. 낯선 사람일지라도 외딴 곳에서 누군가와 마주치면 한두 마디 인사를 나누라. 모든 사람을 존중하고, 누구에게도 비굴 하게 굴지 말라.
자리에서 일어나면 아침 햇빛에 감사하라. 네가 가진 생명과 힘에 대해, 네가 먹는 음식, 삶의 즐거움들에 대해 감사하라. 만약 네가 감사해야 할 아무런 이유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너의 잘못이다. 죽음이 다가왔을 때, 마음속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한 사람처럼 되지 말라. 슬피 울면서 다른 방식으로 살 수 있도록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고 애원하는 사람이 되지 말라. 그 대신 너의 죽음의 노래를 부르라.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인디언 전사처럼 죽음을 맞이하라.

─ 테쿰세가 죽기 전에 남긴 연설 중에서

이 책을 추천한 크리에이터

이 책을 추천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