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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마케터의 문장 - 가나가와 아키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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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문장

가나가와 아키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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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사실 나 역시 20대 초반까지 문장력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논문 성적도 좋지 않았고 글솜씨도 별로였다. 원래 대형 회계사무소에서 근무했는데, 일은 바빴지만 생활은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미래가 뻔히 보이는 환경에 싫증이 나서 다른 일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때마침 웹 마케팅을 접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게 되었다. 이른바 어필리에이트(개인 웹사이트나 블로그에 광고성 글을 올리고 물건이 팔리면 수익을 얻는 개인이나 사업자) 블로그 운영인데, 상품의 장점을 전하고 독자의 관심(클릭)을 받아 수입을 얻는 일이었다.

내가 블로그를 쓰기 시작한 무렵 ‘나도 언젠가 이런 문장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동경한 카리스마 넘치는 필자가 한 분 있었다. 그의 글을 읽으면 구매욕이 불끈 솟아올랐다. … 그는 평소에는 사람들과 별로 만나지도 않고 사흘에 한 번 정도 혼신을 다해 글을 써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그 글 하나로 수천만 원, 때로는 수억 원의 돈을 번다. 사람을 움직이는 문장 쓰기에 매진하면 베스트셀러 작가의 연봉을 뛰어넘는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였다.

미국의 저명한 광고 카피라이터인 조셉 슈거맨이 남긴 명언이다. 첫 번째 문장의 목적은 두 번째 문장을 읽게 하는 것. 두 번째 문장의 가장 큰 목적은 세 번째 문장을 읽게 하는 것이다. 즉 독자가 계속 읽고 싶어하는 문장을 쓰라는 뜻이다. 이 말은 원래는 카피라이팅 비법으로 쓰였지만, SNS나 블로그 글, 영업 메일 등 어떤 문장에도 해당된다.

콘텐츠에만 집착해서도 안 된다. 그 전에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이 문장을 읽을까?’를 고민하며 ‘잘 읽히지 않는다’라는 큰 벽을 깨부수어야 한다. 언젠가 택시를 탔는데 “살을 빼고 싶으면 읽지 마세요”라고 적힌 전단지가 꽂혀 있었다. 나는 보통 택시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일하는데, 그날따라 ‘무슨 말이지?’ 하는 호기심에 무심코 집어 읽었다. 전단지에 적힌 이 같은 문구는 독자의 감정을 상상하지 않으면 떠올릴 수 없다.

“내가 너만 할 때는 엄청 못했어.” 프로 선수나 유명인사가 어린이들 앞에서 자주 하는 말이다. “제가 초짜일 때 얼마나 사고를 쳤는지 몰라요.” 잘나가는 컨설턴트나 마케팅 전문가가 강연에서 자신이 아마추어였을 때를 꺼내며 이렇게 이야기하는 경우도 많다. … 이것은 글을 쓸 때도 꼭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이다. 당신이 어떤 분야에서 뛰어난 실적이 있어서 그 노하우나 마음가짐을 사람들에게 전하려면 일단 듣는 사람의 수준까지 내려오는 정성이 필요하다. 나는 이것을 ‘눈높이 맞추기’라고 한다. 실제로 내가 쓴 글이나 동료의 문장을 체크할 때 제일 먼저 확인하는 사항 중 하나이다.

그럴 때 편리한 방법이 반대 의견을 일단 받아들인 후 반론하는 ‘Yes,but’ 3단계이다. 실제로 이 방법은 다음과 같이 사용할수 있다. 1단계 :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전하고 싶은 말). 2단계 : 반대로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예상되는 반론을 Yes로 받아들인다). 3단계 : 하지만 ××라는 관점에서도 ○○의 중요성은 변함이 없습니다(보충 설명을 하며 반론한다). 눈치챘을지 모르겠는데 사실 이 책에서도 Yes, but 방법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나는 장문을 쓸 때 ‘소제목’부터 쓰는 경우가 많다. 블로그의 소제목은 책의 목차 구성과 같은데, 어떤 이야기를 어떤 순서로 쓸지 그 뼈대를 먼저 정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본문을 쓴다. 이렇게 하면 전체적으로 주제가 방대해도 그 소제목에 이어지는 문장에서 써야 할 내용이 한정되기 때문에 적어도 ‘무엇을 쓸까?’ 하는 고민은 생기지 않는다.

영업 테크닉에 관한 책을 쓸 때나 영업 관련 강의를 할 때, 서두에서 나는 이런 이야기를 자주 한다. “여러분은 영업을 마스터하면 실적이 올라서 연봉이 높아지는 걸 꿈꾸지요? 그런데 장점은 그것만이 아닙니다. 영업을 마스터하면 소통 능력도 좋아져서 인맥이 넓어집니다. 이성에게도 인기가 높아지고 가족과의 관계도 좋아집니다. 게다가 영업을 마스터하면 최단 시간에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제시간에 퇴근해서 푹 쉴 수도 있습니다.” 버튼만 누르면 술술 모든 일이 풀릴 것 같은 이미지를 주는 것이다.

“흥미는 있지만 지금은 아니에요”라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땐 물건인 경우 예약 후 무료로 취소 신청을 받는다거나, 서비스인 경우에는 현재 이벤트 가격으로 신청을 받고 서비스는 3개월 후에 받아도 된다는 등의 방법을 고안할 수 있다. 저녁에 열리는 와인 이벤트가 있다고 해보자. 혹시나 업무가 늦어져 제때 참여하지 못할까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중간 참여 가능’이라고 한 줄만 써놔도 고객의 불안은 해소된다. “일단 구입 예약하세요. 2주 내 무료 취소 가능.” “크리스마스 와인 파티에 초대합니다. 중간 참석 가능.” 이런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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