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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부모와 아이 중 한 사람은 어른이어야 한다 - 임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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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아이 중 한 사람은 어른이어야 한다

임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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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훈육은 아이에게 대안을 제시하지만 화풀이는 아이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훈육은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설명하고 부모가 대안을 제시하는 식으로 흘러간다. 일방적인 명령이 아닌 합리적 설명을 기반으로 아이가 반드시 알아야하는 ‘규칙과 규범’을 가르친다. 반면 화풀이는 “안 돼!” “하지 마!”라는 협박성 명령으로 끝이 난다. ‘나는 네 행동이 몹시 마음에 들지 않으니 당장 그것을 멈춰’라는 명령에 불과하다. 부모는 잘못된 행동을 금지함으로써 아이를 가르쳤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는 그저 부모가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낸다고 느낄 뿐이다.

_<훈육과 화풀이를 구분하는 법> 중에서

‘어른스러운 아이’라는 역할이 주어진 아이의 입장을 생각해 보자. 착한 아이, 의젓한 아이라는 역할을 맡은 아이는 여느 또래들처럼 투정을 부리거나 떼를 쓰지 못한다. 이는 자신의 역할과 맞지 않을뿐더러 주변의 기대와도 어긋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행여 다른 아이처럼 투정을 부리고 떼를 쓰면 “왜 그래? 엄마 힘들어”라는 반응만 돌아온다. 결국 어른스러운 아이라는 칭찬은 아이다움을 희생해 얻은 슬픈 트로피일 뿐이다. 부모에게 의젓하고 든든한 자녀가 되기 위해 아이는 ‘애어른’으로 살면서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법을 배우게 된다.

_<‘아이다움’을 희생해 얻은 슬픈 트로피> 중에서

반면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은 롤 모델은커녕 주변에 숙제를 봐주거나 미래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눌만한 어른이 없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 즉 생계에 시선이 고정된 부모는 아이의 요구에 즉각적이고 민감하게 반응하기가 어렵다. 사람과 사물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 사랑, 우정, 가족애, 동료애, 일상의 작은 행복 등 소소하지만 결코 놓쳐선 안 될 그 무엇을 놓치게 만든다. 부모의 의도와 상관없이 아이를 방치하거나 정서적으로 학대하게 되는 것이다.

_<나의 과제를 아이에게 미루지 말 것> 중에서

그 누구에도 들키고 싶지 않는 자신의 약점이나 마주하고 싶지 않은 자신의 모습이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상영되고 있다고 생각해 보라. 부모한테서 받은 충격적인 말이나 행동, 애정과 사랑을 갈구하던 자신의 모습을 자녀를 통해 다시 본다고 상상해 보라. 그렇게 싫었던 엄마의 말이나 아빠의 행동을 내 아이에게 되풀이하고 있음을 깨닫거나, 상처받고 서럽게 울고 있던 어린 자신의 모습을 자녀를 통해 발견하는 건 그리 유쾌한 경험이 아니다. 결국 이 불편한 감정을 감당하지 못하는 부모의 무의식이 자신도 모르게 아이와 심리적 거리두기를 하게 만든다. 아이를 정서적으로 밀어내려 드는 것이다.

_<아이의 모습에서 나를 발견하는 순간> 중에서

엄마가 감정적·신체적으로 위험에 처했을 때 안아 달라고 엉겨 붙고 읽은 동화책을 또 읽어 달라고 보채는 아이를 뇌는 행복이 아닌 위협으로 받아들인다. 아이와의 스킨십이 누구에게는 행복한 일이지만 누구에게는 고통과 두려움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죄책감과 자괴감은 덤이다. 특히 어린 시절 친밀한 스킨십을 받아보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아이를 안아주는 게 어색하다. 어린 시절 늘 고함치는 부모 아래서 자란 사람은 자신의 아이에게 상냥하게 말하는 게 어렵고 힘들다. 남들은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일을 힘들어하는 자체가 짙은 패배감과 상실감을 불러온다.

_<자아도 고갈된다, 육아 번아웃>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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