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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그레이트 리셋 - 김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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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리셋

김영익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모든 것을 재정립해야 하는 위기의 시대
우리는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가”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 경제와 사회 질서 모두를 완벽하게 변화시켰다.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의 출현은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었고 이는 즉각 경제지표로 나타났다. 실제로 대다수의 국가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으며, 대규모 양적완화로 인한 부채 문제로 경제 주체 전체가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 이에 세계경제포럼은 2021년 공식 주제로 ‘그레이트 리셋’을 선정했다. 말 그대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경제와 사회뿐만 아니라 생각과 사고방식 모두 완전히 개조해야만 한다는 의미다. 현재 금융시장은 침체한 경기를 살리기 위해 막대한 재정과 통화정책으로 대응했고 그 결과 경기 회복의 신호가 포착되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코로나 버블의 위험 등 경제를 뒤흔드는 위기의 신호 또한 곳곳에서 대두되고 있다.
지난 9.11 테러 직전의 주가 폭락과 그 후의 반등, 2004년 5월의 주가 하락과 2005년 주가 상승 등의 시점을 정확하게 예측하며 한국의 닥터둠이라 불리는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이 책 『그레이트 리셋』을 통해 거시 경제의 흐름 속 다양한 지표를 근거로 코로나19 이후 펼쳐질 새로운 경제 적신호를 낱낱이 분석한다. 특히 부채에 의한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강력하게 경고하며, 부채라는 바탕에 서 있는 지금의 회복기는 결코 그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낙관적이거나 비관적 시선이 아니다. 위기와 회복기라는 팽팽하게 얽힌 상황 속에서 조금 더 명확하게 금융시장을 바라보는 안목이다. 그 깊이 있는 안목은 위기에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미래 투자처를 찾아내고 올바른 판단과 실행을 이룰 수 있게 도울 것이다. 이 책은 위기에 내몰린 시장에서도 절대 무너지지 않은 정확하고 날카로운 시선을 갖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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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2008년 미국에서 시작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2009년 세계 경제가 1980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각국 정책 당국이 과감한 재정 및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했고 그 이후 2010~19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3.8% 성장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각 경제 주체의 부채가 크게 늘었다.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2007년 111조 1596억 달러였던 세계 부채가 2020년 2분기에는 196조 5000달러로 76.8%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선진국 부채가 94조 2671억 달러에서 134조 7910억 달러로 43.0% 늘었고, 신흥국의 경우에는 16조 8924억 달러에서 61조 7100억 달러로 무려 265.3%나 급증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GDP보다 부채가 훨씬 빨리 늘어난 데 있다. 2007년 GDP 대비 271.4%였던 세계 부채가 2020년 2분기에는 357.3%로 크게 늘었다. 동 기간에 선진국은 271.4%에서 415.5%, 신흥국은 158.0%에서 265.3%로 증가했다.

달리오는 부채 위기 후 GDP가 3% 이상 줄어든 48번의 부채 사이클을 조사했다. 결론적으로 부채 위기는 부채를 상환하는 데 필요한 소득보다 부채와 이자가 더 빠르게 증가할 때 발생했다. 위기 후 부채를 조정하는 과정(디레버리징)이 뒤따랐는데, 크게 2가지 유형이 있었다.
첫 번째는 ‘디플레이션을 동반한 경기 침체deflationary depressions’였다. 주로 자국 통화로 발행한 과다한 부채가 위기 원인이었고,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와 구조조정으로 해결되었다. 두 번째는 ‘인플레이션과 동시에 발생하는 경기 침체inflationary depressions’였다. 이 위기는 주로 신흥국에서 국외 통화(주로 달러)로 부채가 급증했을 경우 발생했다. 이 경우 정책 당국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다.

금리가 오르면 각 경제 주체의 부채 문제가 드러날 것이다. 세계는 2008년, 2020년 두 차례의 경제위기를 과감한 재정 및 통화정책으로 극복해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국 등의 선진국은 정부 부채가 크게 늘었고, 신흥시장의 기업은 부실해졌다. 한국과 호주 같은 나라는 가계 부채가 대폭 증가했다. 금리가 오르면 부실한 국가부터 위기를 겪고, 각 경제 주체들은 뼈아픈 구조조정을 해야 할 것이다.
장기간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각종 자산 가격에 거품이 발생하고 있다. 물가 상승 국면의 초기에는 자산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 그러나 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전에 거품이 먼저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그 시기는 아무도 모르지만 점차 다가올 것이다.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들을 면밀히 관찰해야 하는 이유다.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부채 증가는 필연적이다. 차입한 돈이 부채를 상환할 정도의 충분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생산적으로 사용된다면 부채는 좋은 것일 수 있다.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통해 자금이 생산성이 낮은 곳보다는 생산성이 높은 곳으로 이동시켜 창조적 파괴(저생산성 산업 및 기업 퇴출과 고생산성 산업 및 기업 생성)를 가능케 하는 것이 부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채의 또 다른 특징은 약정 기간에 따라 이자를 내고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부채가 증가하기 시작한 초기 단계에는 부채가 생산적 자원에 투자되면서 GDP가 부채보다 더 빠르게 성장한다. 하지만 성장 후반기에는 부채 증가 속도가 소득 창출 속도보다 더 빠르다. 또한 자산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차입을 통한 자산 매입 현상이 나타난다. 그다음 단계는 높은 부채 부담과 자산 가격 하락으로 부채 상환이 어려워지면서 위기가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중국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난 만큼 미국 비중은 하락 추세를 보인다. 2001년 미국 GDP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1.4%였으나 2011년에는 21.2%로 추락했다. 그 이후 미국 경제가 어느 정도 회복되면서 2019년에는 24.5%까지 올라갔으나 이를 중기 정점으로 다시 하락하고 있다. IMF의 전망에 따르면 2025년에는 미국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의 명목 경제성장률 3%, 중국 6%를 가정해 추정하면, 빠르면 2029년에는 중국 GDP 규모가 미국을 추월하게 된다. 2030년에 이르렀을 때는 중국 GDP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로 미국(22%)을 넘어설 전망이다. 일본 경제가 1995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6%(미국 대비 71.3%)를 정점으로 2019년에 5.8%(23.7%)까지 추락한 것과 비교해보면, 그야말로 대전환이 아닐 수 없다.

레이 달리오는 제국의 흥망성쇄 과정을 8단계로 구분했다. 이에 따르면 한 국가가 세계의 새로운 질서(1단계)를 설정한 다음 평화와 번영 속에 경제가 높은 성장을 한다. 이 시기에 부채가 증가하지만 자원은 생산성이 높은 곳에 투자된다(2단계). 3단계에 가서는 부채가 크게 늘지만 경제 성장과 자산 가격 상승으로 그 나라의 부가 크게 증가한다. 그러나 4단계에 접어들면 부채에 의한 성장의 한계가 드러나고 자산 가격의 거품이 붕괴될 뿐만 아니라 경제성장률도 크게 낮아진다. 이에 대응해 정책 당국은 대규모로 돈을 찍어내 신용공급을 늘려 경기를 부양한다(5단계). 하지만 통화정책으로 경기 부양 한계에 직면하면서 경제 주체 간 갈등이 심화해 혁명이 일어나고 극단적인 경우 전쟁이 일어난다(6단계). 그다음 7단계에 가서는 부채 재조정이나 새로운 정치 세력의 등장으로 새로운 질서를 모색한다.
현재 미국은 어느 단계에 있을까? 5단계에서 6단계로 가는 과정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대규모로 돈을 찍어냈고, 2020년 코로나19로 1930년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통화 공급을 더 늘리고 있다. 게다가 46대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서 국민들 사이의 갈등은 더 심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 의회에 난입한 트럼프 지지자들을 ‘폭도’라고 표현했다.

남은 문제는 달러 가치 하락 기간과 그 정도에 있다. 우선 IMF가 2025년까지 세계 경제에서 미국 비중 축소를 예상하고 있는 만큼, 그때까지 달러 가치의 하락 가능성은 높다. 하락 폭은 각국 중앙은행의 외화자산 배분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IMF에 따르면 2000년에 세계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은 1조 9359억 달러였는데, 2020년 3분기에는 12조 2545억 달러로 크게 늘었다. 이중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에 71.1%에서 60.5%로 줄었다. 유로 비중은 2000년 18.3%에서 2009년 27.7%까지 늘었으나, 유럽 일부 국가의 재정 위기 등으로 2016년에는 19.1%로 줄었다. 그러나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2020년 3분기 유로 비중은 20.5%까지 증가했다.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를 고려하면 앞으로도 주가는 지속해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2021년을 시작하면서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넘어섰다. 그러나 주가가 단기적으로 주요 경제 지표를 과대평가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시가총액을 명목 GDP로 나눈 버핏지수다. 2020년 말 코스피 시가총액은 1981조 원으로 GDP(1913조 원 추정)를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버핏지수가 100%를 넘어서면 주가가 과대평가 되었다고 하는데, 2020년 103%로 2000~19년의 평균 버핏지수 66%를 크게 벗어났다.
장기적으로 주가는 명목 GDP 이상으로 오른다. 명목 GDP 성장률은 실질 GDP 성장률과 물가(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의 합이다.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수익률이 명목 GDP 성장률 이상으로 높아야 투자를 하게 된다. 실제로 1981~2019년 통계를 보면 명목 GDP 성장률은 분기 평균 10.6%였고, 코스피 상승률은 12.9%였다. 주가 상승률과 명목 GDP 성장률 차이인 2.3%p가 주식투자에 따른 위험 프리미엄이라 할 수 있다. 2000년 이후에는 명목 GDP 성장률과 코스피 상승률이 각각 6.1%와 7.6%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주가는 GDP 성장 이상으로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 10년은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 것인가? 상대적으로 미국보다는 중국과 한국 시장의 수익률이 높을 전망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미국 주식시장은 여러 가지 지표 측면에서 거품 조짐이 있다. 버핏지수가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올라와 있고 PER도 과거 평균의 2배 이상이다. 미국 가계 금융자산에서 주식 비중이 50%로 매우 높은 상태에서는 거품 붕괴 정도는 아니더라도 미국 주가가 2010년 이후 10년처럼 상승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소비 중심으로 안정 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금융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주가 역시 상대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국가별 자산 배분을 한다면 미국 비중을 낮추고 중국 비중을 그만큼 늘리는 게 수익률을 높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세계 경제에서 부채가 매우 높은 수준에 있고 주식(특히 미국 주식) 등 자산 가격에 거품이 발생했다. 이들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자산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은 높다. 문제는 그다음 어떤 자산가격에서 거품이 생성될 것인가에 있다. 미래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국가별로 보면 앞으로 10년 동안은 미국보다 중국 주식 수익률이 더 높을 것이다. 또한 ESG 관련 투자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산업별로는 친환경과 관련된 전기 자동차 관련 업종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볼 수 있다. 더불어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심하게 발생할 경우 금 가격도 크게 오를 수 있다. 코로나19로 장수와 건강에 관한 관심도 더 높아졌기 때문에 헬스케어도 여전히 고성장 산업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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