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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당신이 경제학자라면 - 팀 하포드(Tim Harf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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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경제학자라면

팀 하포드(Tim Harford)

<경제학 콘서트>로 일상경제학의 새 지평을 열며 전 세계인의 경제 IQ를 높여준 팀 하포드의 책.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에게 경제를 운용하는 사람이 되어보라고 말한다. 이제 경제를 운용하는 자리에 선 독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파악하고 정책을 만들고, 결정하는 일이다.

가상 독자와 경제학자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이나 마이클 샌델의 강의처럼 유쾌하고 명쾌한 질문과 답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마치 일대일 맞춤 경제 수업을 듣고 있는 듯, 경제학자는 현대 경제에서 벌이지고 있는 최신의 사례, 경제학의 주요 이론과 개념들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또한 전작들에서와 마찬가지로 타고난 재치와 유머로 ‘초보’를 위한 ‘거시경제학’을 완성해냈다. 오래되어 먹을 수 없는 초콜릿 동전을 땅에 묻은 뒤, 사람들을 시켜 다시 파내게 한다면 경제에 도움이 될까, GNP와 국민행복지수가 말해주지 않는 것은 무엇인지 등 흥미로운 사례와 생생한 설명으로 거시경제의 다양한 쟁점과 핵심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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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 잠깐만요. 저더러 경제를 운용하는 책임자가 되어보라고요?
진정하세요. 책임이 막중하다는 것은 저도 압니다. 경제는 그저 오락거리가 아니라 삶이 달린 문제니까요. 하지만 당신은 성실한 사람이고 배우려는 열의도 있잖아요.

. 제가요?
그럼요. 그렇지 않았으면 이 책을 샀겠어요? 잘하실 겁니다.

. 하지만 저는 경제학을 공부해본 적이 없는데요.
당신만 그런 게 아니에요.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사람 중에는 영국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벤 버냉키처럼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들도 있지만, 경제학 학위 없이도 아주 행복하게 지내는 세계 경제의 거물도 많이 있습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과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역사를 전공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법학을 전공했으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화학자였습니다. (...)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적어도 따분한 일은 아니라는 걸 인정하시겠지요?
_ 경제학 계기판 살피기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하는 불황은 논외로 하고, 뚜렷한 이유 없이 경제가 시름시름 앓다가 몸져눕는 이상한 상황을 생각해보십시오. 그 경제의 기초 재원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 기업가들은 더 많은 종업원을 고용해서 더 많은 제품을 만들고 싶어하고, 취직하지 못한 사람들은 돈을 벌어 마음껏 쓰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_ 불황이라고요? 돈을 찍어내세요

2강에서는 돈을 찍어내는 것이 때로는 좋은 생각이 될 수 있다고 했고, 3강에서는 돈을 너무 많이 찍어내는 것은 결코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자, 그렇다면 이제 제가 뭘 물어볼지 예상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만, 도대체 돈을 얼마나 찍어내야 하나요?
4강에서 그 답을 찾아볼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원한다면 지금 미리 귀띔을 해드리지요. 찍어내야 하는 돈의 양은 딱 필요한 만큼입니다.
_ 잠깐, 아무 돈이나 찍으면 안 됩니다

그렇다면 경제가 유동성 함정에 빠졌을 때 제가 뭘 할 수 있지요?
어쨌든 유동성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이 바로 4퍼센트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상당히 도움이 되리라는 이유입니다. 그 목표치를 채택하면 나중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물론 그 ‘나중’이 수십 년 후이기를 바랍니다. 현재의 유동성 함정과 관련하여, 이제 인쇄기에서 관심을 돌려 케인스와 가장 깊이 관련되어 있는 정책인 재정적 경기 부양책을 살펴볼 시간입니다.
_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졌다고요?

만약 당신이 현재 우리가 케인스 학파의 불황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의 처방은 꽤 간단합니다. 먼저 통화정책을 이용하여 이자율을 인하하고 필요하면 돈도 찍어냅니다. 그걸로 충분하지 않은 것 같아 염려스럽다면, 세금을 깎고 지출을 늘리십시오. 반대로 만약에 근본적인 문제가 공급에 있다면, 그것은 고전학파의 불황을 의미하며 해결책은 달라집니다. 경제의 잠재력이 위축된 상태라면 그런 고통스러운 새 현실에 적응하는 게 좋기 때문에, 지출을 줄이고 증세를 하십시오. 그리고 경제의 장기적인 공급잠재력을 확대하기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십시오. 각 처방에 따라 이해관계는 크게 엇갈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견의 불일치가 때로는 무례한 모습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것입니다.
_ 수요의 부족인가 공급의 부족인가(

그것이 정책에 다른 영향을 미칠까요?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만약에 이스털린의 역설에 대한 당사자의 설명, 즉 사람들은 절대 소득보다는 타인과 비교한 소득에 신경 쓴다는 설명을 믿는다면, 이는 과세를 통한 재분배 정책을 지지하는 분명한 논거가 됩니다. 결국 부자들에게서 돈을 거둬들이면 심지어 거둔 돈을 재분배하기 전이라 하더라도 그 밖의 다른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미 과세를 통한 재분배는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기존보다 재분배를 확대해야 할지가 문제가 될 것입니다. 삶의 만족도 연구가 갖는 또 다른 정책적 의미는 실업 상태가 되면 극단적인 우울을 경험하기 때문에 실업을 줄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당신도 이미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겠지만요.
_ 해피노믹스, 결국 행복해지는 게 목표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