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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리사 펠드먼 배럿(Lisa Feldman Barr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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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리사 펠드먼 배럿(Lisa Feldman Barrett)

심리학과 인지과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 리사 펠드먼 배럿은 심리학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의학, 법률 제도, 자녀 양육, 명상, 심지어 공항 보안 분야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감정과 마음과 뇌에 관한 새로운 과학이 밝혀낸 연구 성과와 감정의 진정한 주인으로 거듭나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개인의 감정 경험이 개인의 행동에 의해 능동적으로 구성되며, 우리가 매우 실제적인 의미에서 환경의 설계자이자, 감정의 설계자라고 말한다. 그리고 감정 개념은 사람들 사이의 집단지향성을 통해 사회적 실재로서 존재한다. 우리가 서로의 감정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사회적 동물임을 자각할 때, 우리의 평범한 일상으로부터 시작해 우리는 비로소 감정의 주인으로서 우리의 내일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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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감정은 실제로 무엇인가? 과학자들의 고전적 견해를 한쪽으로 제쳐놓고 그냥 데이터만 살펴보면, 감정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설명을 떠올리게 된다. 한마디로 말해 우리의 감정은 내장된 것이 아니라 더 기초적인 부분들을 바탕으로 구성된 것이다. 감정은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문화에 따라 다르다. 감정은 촉발되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감정을 만들어낸다. 감정은 당신의 신체 특성, 환경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발달하는 유연한 뇌, 이 환경에 해당하는 당신의 문화와 양육 조건의 조합을 통해 출현한다.

_들어가며 ‘2천 년 된 가정’ 중에서

우리가 검사한 사람들은 모두 ‘화난’, ‘슬픈’, ‘겁에 질린’ 같은 동일한 감정 단어를 사용해 자신의 느낌을 표현했지만, 그 의미가 언제나 동일하지는 않았다. 몇몇 피험자는 이런 단어를 사용해 매우 섬세한 구별을 했다. 예컨대 그들은 슬픔과 공포를 질적으로 다른 것으로 경험했다. 그러나 또 다른 피험자들은 ‘슬픈’, ‘겁에 질린’, ‘불안한’, ‘우울한’ 같은 단어들을 뭉뚱그려서 ‘기분이 더럽다’는 의미로 사용했다. 행복, 평온, 자부심 같은 유쾌한 감정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700명 이상의 미국 피험자를 검사한 결과 우리는 자신의 감정 경험을 구별하는 방식이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_1장 ‘감정의 지문을 찾아서’ 중에서

시뮬레이션은 당신의 뇌가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추측하는 과정이다. 당신은 깨어 있는 매순간 눈, 귀, 코, 그 밖의 다른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잡다하고 애매모호한 정보에 둘러싸여 있다. 이때 당신의 뇌는 당신의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가설을 세우고(시뮬레이션) 이것을 당신의 감각을 통해 전달되는 불협화음과 비교한다. 이런 방식으로 당신의 뇌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잡음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중요한 것을 선택하고 나머지는 무시한다.

_2장. ‘우리는 우리의 경험을 설계한다’ 중에서

우리는 보편적 감정의 증거에 대해 중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런 감정은 특정 조건에서, 즉 고의든 아니든 사람들에게 서양식 감정 개념에 관해 아주 작은 양의 정보만 제공했을 때 보편적인 것처럼 보일 뿐이다. 그리고 이런 관찰은 비슷한 다른 관찰과 함께 이제 당신이 배우게 될 새로운 감정 이론의 무대를 제공한다.

_3장. ‘보편적 감정의 신화’ 중에서

단순한 쾌감과 불쾌감은 내수용interoception이라고 불리는 당신 내부의 지속적인 과정에서 비롯한다. 내수용은 당신 내부의 기관과 조직, 혈액 속 호르몬, 면역체계 등에서 발생하는 모든 감각에 대한 당신 뇌의 표상이다. 바로 이 순간 당신의 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생각해보라. 당신의 내부는 계속 움직이고 있다. 심장에서 보내는 혈액은 정맥과 동맥을 힘차게 흘러가고 있다. 허파는 계속 공기로 채워졌다 비워진다. 위에서는 음식이 소화되는 중이다. 이런 내수용성 활동을 통해 쾌감과 불쾌감, 평온함과 예민함, 그리고 완전히 중립적인 느낌 같은 기본 느낌들이 산출된다.
_4장. ‘느낌의 기원’ 중에서

개념은 당신의 뇌에 있는 고정된 정의가 아니다. 그리고 개념은 가장 전형적인 또는 빈번한 사례에 해당하는 원형도 아니다. 그 대신에 당신의 뇌는 차, 점들의 패턴, 슬픔 기타 등에 대한 많은 사례를 가지고 있다가 특정 상황에서 당신의 목표에 맞게 순식간에 사례들 사이의 유사성을 내세운다. 예컨대 운송 수단에 대한 당신의 평소 목표는 이것을 운송에 이용하는 것이며, 따라서 어떤 물체가 당신의 목표를 충족하면 그것은 자동차든, 헬리콥터든, 아니면 합판에 바퀴 네 개를 달아 놓은 것이든 모두 운송 수단인 셈이다.

_5장. ‘개념과 단어의 통계학’ 중에서

한 아이가 세 가지 다른 상황에서 누가 ‘슬픈’이라는 단어를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치자. 이 세 사례는 이 아이의 뇌에 조각조각 표상된다. 이 사례들은 어디에 구체적으로 ‘함께 분류’되어 있지 않다. 네 번째 상황에서 이 아이는 교실에서 다른 아이가 우는 모습을 보게 되고, 이때 선생님은 ‘슬픈’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 아이의 뇌에서는 현재 상황과 어떤 식으로든 통계적으로 비슷한 다른 예측들과 함께 이전 세 사례가 예측으로 구성된다. 이 세 사례의 예측 집합이 바로 ‘슬픔’ 사례들 사이의 순전히 정신적인 몇몇 유사성을 바탕으로 이 순간에 창조된 개념이다. 그리고 다시 현재 상황에 가장 비슷한 예측이 이 아이의 경험이, 즉 이 경우에는 하나의 감정 사례가 된다.

_6장. ‘뇌는 어떻게 감정을 만들어내는가?’ 중에서

진화는 또 다른 종류의 실재를, 즉 인간 관찰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실재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인간의 마음에 부여했다. 우리는 공기 압력의 변화를 바탕으로 소리를 구성한다. 우리는 빛의 파장을 바탕으로 색을 구성한다. 우리는 구운 반죽을 바탕으로 이름만 빼곤 구별이 안 되는 컵케이크와 머핀을 구성한다. 어떤 것이 실재한다고 두 사람이 동의만 해도, 그리고 그것에 이름을 붙이기만 해도, 두 사람은 실재를 창조한다. 정상 작동하는 뇌를 가진 모든 인간은 이 작은 마술을 부릴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우리는 늘 이것을 사용한다.

_7장. ‘감정은 사회적 실재다’ 중에서

철학자 토마스 쿤Thomas Kuhn이 과학 혁명의 구조에 관해 논하면서 말한 것처럼 “한 패러다임을 거부하면서 그것을 대체할 패러다임을 제시하지 않는 것은 과학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다.” 결국 1960년대에 고전적 견해가 재등장하자 반세기에 걸친 반본질주의적 연구 성과는 역사의 쓰레기통에 처박히고 말았다. 그리고 오늘날 있지도 않은 감정의 실체를 찾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이 허비되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우리는 이런 망각 때문에 그만큼 더 가난해진 셈이다.

_8장. ‘인간 본성에 대한 새로운 견해’ 중에서

감성지능은 개념의 관점에서 더 잘 규정될 수 있다. 당신이 아는 감정 개념이라곤 ‘기분이 아주 좋다’와 ‘기분이 더럽다’라는 두 개밖에 없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당신은 감정을 경험할 때마다 또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지각할 때마다 오로지 이 거친 붓으로 범주화를 할 것이다. 이런 사람은 감성지능이 높을 수 없다. 반면에 만약 당신이 ‘기분이 아주 좋다’의 의미를 …… 더 미세하게 구별할 수 있다면, 그리고 …… ‘기분이 더럽다’의 50가지 뉘앙스를 안다면, 당신의 뇌는 예측과 범주화와 감정 지각의 훨씬 더 많은 옵션을 갖게 될 것이다. 따라서 당신은 더 유연하고 효과적인 대처를 위한 도구를 갖추게 될 것이다.

_9장.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삶’ 중에서

당신 뇌 속의 염증은 매우 나쁜 것이다. 이것은 당신의 예측, 특히 신체 예산 관리 예측에 영향을 미치고, 예산의 초과 인출을 초래한다. 당신의 신체 예산 관리 회로가 먹통이 되어 당신의 신체가 보내는 수정 요구에 거의 귀를 귀울이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라. 염증은 바늘을 ‘완전 먹통’ 쪽으로 옮긴다. 당신의 신체 예산관리 부위는 당신의 상황에 둔감해져 예산을 계속 초과 인출시킬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피로와 불쾌한 느낌에 사로잡힐 수 있다. 만성 적자 예산은 당신의 자원을 고갈시키고, 당신의 신체를 소모시키며 결국에는 전염증성 시토킨을 더욱 증가시킨다. 그렇게 되면 당신은 실제로, 정말로 곤경에 처한다.

_10장. ‘뇌의 잘못된 예측이 내 몸을 망친다’ 중에서

미국의 법률 제도는 감정이 이른바 동물적 본성의 일부이며 이성적 사고로 통제하지 않으면 어리석은 행동과 폭력적 행동도 유발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여러 세기 전, 법률가들은 사람들이 열 받은 때는 아직 ‘냉정을 되찾지’ 못해 분노가 저절로 폭발하기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기도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분노는 끓어올라 폭발하고 그 길에 파괴 자국을 남긴다. 분노했을 때는 자신의 행동을 법에 일치시킬 수 없기 때문에 행동에 대한 책임이 일부 경감된다. 이런 논거를 ‘흥분 상태의 항변’이라고 한다.

_11장. ‘감정이 법률에 미치는 영향’ 중에서

개가 으르렁거리면 화가 난 것인가?”라는 물음은 우선 잘못된 물음이 다. 또는 적어도 불완전한 물음이다. 이 물음은 어떤 객관적인 의미에서 개가 어느 정도 화나 있거나 화나 있지 않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당신이 학습한 것처럼, 감정 범주는 일관된 생물학적 지문을 가지고 있지 않다. 감정은 언제나 몇몇 지각하는 사람의 관점으로부터 구성된다. 따라서 “로우디는 화난 것인가?”라는 물음은 실제로 두 개의 분리된 과학적 물음이다. “로우디는 소년의 시각에서 볼 때 화난 것인가?”, “로우디는 로우디 자신의 시각에서 볼 때 화난 것인가?”

_12장. ‘동물도 화를 내는가?’ 중에서

과학의 중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 과학 혁명에도 우리의 건강과 법률과 우리가 누구인지를 근본적으로 뒤바꿀 잠재력이 담겨 있다. 이것은 새로운 실재를 만들어내는 잠재력이다. 이 책을 통해 당신이 당신 경험의(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경험의) 설계자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우리는 함께 이 새로운 실재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_13장. ‘뇌가 창조한 마음, 뇌를 오해한 마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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