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토드 부크홀츠(Todd G. Buchholz)
하버드대 '최우수강의상'에 빛나는 토드 부크홀츠의 유머와 파격의 경제학 특강. 대표적 경제학자들의 생애와 경제이론들을 언급하면서 지금의 현실에서 각각의 경제이론과 그 이론이 주는 아이디어를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증한 책이다. '경제학은 왜 이렇게 난해하고 복잡할까?'에 대한 영원한 물음을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해결한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부터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의 인구론, 앨프리드 마셜의 수요공급 곡선, 로버트 루커스의 합리적 기대이론, 대니얼 카너먼의 행동경제학까지 경제학의 전체 흐름을 꿰뚫는다. 고전학파의 이론이 케인스에 의해 부정되었고 케인스의 이론은 다시 통화이론, 공공선택이론 등에 의해 비판받게 되는 경제학의 진화과정을 통찰력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풀어냈다.
출간 20년 만에 출간되는 세 번째 전면 개정판으로, 이번 개정판에서는 초판 출간 후 20년 동안 발전해온 현대 경제학을 새롭게 조명한다. 경제사상과 이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는 물론 에너지 수요 증대, 중국의 부상, 지구 온난화, 노령화, 이주노동자 문제 등 21세기 주요 경제문제들에 대해 놀라운 응용력을 보여주는 경제교양서이다.
책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태도, 즉 정신 상태이지 지리적 위치가 아니다. 한 나라가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태도는 위대한 경제학자들을 찾아 길을 묻는 지혜일 수 있다. 경제사상의 역사는 종종 배고픈 사람들, 누추한 사람들, 그리고 재빠른 사람들이 성공한다는 것을 가르친다. 이 책에서도 여러분은 이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세계는 젖과 꿀이 넘쳐 나는 곳이 아니다. 더 맑은 공기와 더 빠른 자동차, 더 큰 주택과 더 넓은 주차장, 더 많은 노동 시간과 더 많은 여가 시간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경제학자들은 이 가운데 어느 것이 나쁘고 어느 것이 좋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가 그것을 한번에 모두 가질 수는 없다는 것을 말해줄 뿐이다. 경제학은 선택의 학문이다. 하지만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단지 그들은 선택이 가져올 결과를 이해시켜 줄 뿐이다.”
경제학자는 수학자이자, 역사가이자, 정치가이며, 동시에 철학자여야 한다. (…) 그는 경제학의 복잡한 수식을 이해하고, 그것을 말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특수한 것을 일반적인 것으로 생각해야 하며, 추상적이고 구체적인 것을 동일한 사고의 지평에 놓고 다루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해 현재를 이미 지난 과거의 경험에 입각해 연구해야 한다.
《국부론》은 괜찮은 책일 뿐만 아니라, 위대한 책이다. 그리스 비극에 등장하는 영웅들을 단숨에 때려눕히는 오만 가득한 신들처럼, 스미스는 세상을 한 눈에 내려다보면서 무려 900페이지에 걸쳐 세상사에 대한, 특히 경제에 대한 사실, 분석, 예언, 우화 등 자신의 위력을 뿜어냈다. 무엇보다 스미스는 가장 명료하고, 매력적인 방식으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그의 예측은 빗나갔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 않았다. 산술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던 식량 생산 및 공급은 예상과 달리 바닥을 기지도 않았다. 가난한 사람들이 여전히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맬서스가 제시했던 이유 때문은 아니다. 반대로, 맬서스가 관심을 두었던 영국과 유럽 대륙에서 사람들은 더 잘 먹고, 더 잘 살고, 더 오래 살았으며, 맬서스 자신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높은‘도덕적 자제력’을 보였다.
맬서스의 오류가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다음과 같다. 절대, 두 번 다시, 정확하지도 않고 신뢰도 가지 않는 과거의 자료를 토대로 논거를 삼지 말라는 것이다.
자유무역은 교역 상대국이 경제적으로 앞서 있든 그렇지 않든 두 나라 모두에 이롭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두 나라의 국민들이 더 많은 제품을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리카도가 곡물법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프랑스 농민들이 우리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우리를 먹여 살릴 수 있다고 하는데, 프랑스 식량을 먹지 않을 이유가 없다. 우리는 그 시간에 다른 유용한 일을 하는 편이 낫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 스티글러가 지적했듯이, 밀이 경제학에서 이룩한 성과는 특별하다. 특히 개별 원리나 이론에 대한 설명이 뛰어나다. 하지만 문제점이 있는데, 그것들이 서로 일관되게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밀은 가난한 사람들이 사회적 구제를 받으면서 동시에 그들의 노동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는 방안을 놓고 오랫동안 고심했다. 왜냐하면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구제 기금이 그들의 노동 의욕을 저하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마르크스는“인간은 자신의 역사를 창조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지는 못한다. 즉, 인간은 자신이 직접 선택한 환경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주어진 환경에서 역사를 창조한다. 모든 앞선 세대의 전통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악몽처럼 자리 잡고 있다.”12라고 말했다.
마르크스는《자본론》에서 자본주의 분석을 위한 과학적인 체계를 고안했다. 그는 자본주의의 발전 경로를 자신 있게 예측했다. 몇 가지 불충분한 점을 인정하고 관대한 해석을 내릴 경우, 마르크스의 예측은 그런대로 옳다고 볼 수 있다.
앨프리드 마셜은 평생을 두고 경제학을 역사나‘도덕 과학’의 한 분과가 아니라 별개의 독립된 학문으로 구축하기 위해 싸웠다. 그는 교과 과정에 경제학을 개설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많은 경제학자들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 애썼다.(
마셜은 경제학자들이 시도 때도 없이 수학을 남용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마셜에게 데이비드 리카도는 영원한 우상이었는데, 그 이유는 그가 수학자처럼 사고하면서도 절대 애매한 기호나 자신만 알 수 있는 비밀 공식에는 의존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마셜은 리카도와 밀의 이론을 미적분을 이용해 수학적으로 재해석했지만, 자신의 이론이나 주장은 어떤 경우에도 수학적 증명을 통해 입증하려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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