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대인의 생각훈련
심정섭
‘위대한 연구’라는 뜻을 가진 탈무드는 총 250만 단어, 75킬로그램 분량으로 5,000년 유대인의 역사를 담은 책. 즉, 수천 년 동안 척박한 환경을 헤치며 살아간 유대인들의 생존 지혜를 고스란히 담았다. 특기할 사항은 랍비 등과 같은 현자들이 대부분 생업을 유지하면서 탈무드의 지혜를 탐구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수많은 난제에 대해 탈무드에서 답을 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세계 1%도 안 되는 인구로 노벨상을 휩쓸며, 전 세계 소프트파워를 좌지우지하는 저력은 바로 탈무드식 사고훈련에서 나왔다. 그러면 정답이 없는 삶에서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탈무드식 생각훈련은 우리에게 어떻게 가능할까?
이 책에서 언급하는 유대인들의 생활 속 깨달음을 쉽게 읽어보고 각 파트마다 저자가 던지는 질문에 답해보자. 그리고 나만의 질문을 더해보자.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는 통찰력이 생기고, 나만의 답을 조금 더 쉽고 빠르게 찾아갈 수 있는 논리력이 생길 것이다.
책속에서
독일은 사죄했고 일본은 여전히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들의 침략의 역사를 미화하고, 총리와 국가 지도자들이 나서서 전쟁 범죄자들이 묻힌 야스쿠니신사에 경쟁적으로 참배하는 모습을 보인다. 탈무드에서는 이러한 행위를 의롭지 못하고 비겁한 행위로 본다. 반면에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을 대단한 용기로 본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반성이라기보다 회개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회개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다시는 그런 행위를 반복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아무리 흉악한 범죄자라도 진정한 회개를 한다면 이 땅에서 처벌은 받지만 하늘로부터 용서를 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사람이 살면서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면 좋겠지만 실제 그러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잘못을 저지른 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탈무드는 관심이 많다.
-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이다” 중에서
우리나라도 전직 대통령을 두고, 경제발전을 이루었지만 독재를 한 사람이라거나 혹은 민주주의는 이루었지만 경제를 망친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한다. 그리고 이런 평가의 옳고 그름을 따지며 사회를 분열시키는 사람들이 있다. 탈무드적으로 보면 간단하다. 경제발전을 했으면 경제학자들에게 칭찬받으면 된다. 독재를 했다면 정치학자들에게 비판을 받으면 된다. 그리고 국가자금을 훔쳤거나 국가에 손해를 입혔다면 법적으로 처벌을 받고 돈을 반납하면 된다. 잘한 것 60점에 못한 것 40점이니까 평균 50점으로 좋은 대통령이라 합의를 보자는 식의 물 타기는 정의롭지 못하다. 같은 논리로 횡령과 배임을 한 재벌총수한테 경제발전의 공을 인정해 집행유예 및 사회봉사명령을 내리는 판사들의 판결도 탈무드의 원리로 보면 정의와는 한참 거리가 있다. 이러한 판결이 나올 때마다 많은 지식인들이 지적하듯이, 판사의 할 일은 법리적 판단을 하는 것이지 나라 경제를 걱정하는 게 아니다.
- “독재자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중에서
그런데 많은 경우 우리는 이 신념과 믿음을 대상으로 토론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시사토론 프로그램이 진정한 토론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무리 ‘끝장토론’을 해도 답이 없다. 설령 자신의 주장이 틀렸어도 상대의 주장을 받아들일 용의가 없어 보인다. 토론이 아니라 설득과 자기주장이다. 생산적 토론이라면 합리적으로 토론하고, 자신의 주장이 잘못되었으면 상대의 주장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게까지는 못하더라도 자신의 견해를 조금 양보하고 타협하면 되는데 그럴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논리가 부족하면 감정에 호소하려 하고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는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정치·사회적 이슈가 이념적 차이에 기반을 둔다. 이런 주제는 아무리 토론을 해도 답이 나올 수 없다.
- “신념과 가치관이 다른 사람과의 토론을 피하라” 중에서
자기계발서에서 인용되는 성공사례도 비슷하다. 안 되는 사람이 꿈을 꾸고 목표를 이루었다기보다는 될 만한 유전자를 가졌는데 때를 만나지 못해 드러나지 않다가 마침내 때가 되어 성과가 나타나고 열매가 맺힌 것이다. 그렇다고 운명이 결정되었으니 자기계발을 포기하라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당장 성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노력해야 한다. 삶에 혁명적인 변화가 없을지라도 노력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는 자식과 손자 대에서 생각지도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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