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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조금 알고 적당히 모르는 오십이 되었다 - 이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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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알고 적당히 모르는 오십이 되었다

이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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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아. 어쩌면 병렬 처리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지나치게 나를 희생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 몸과 마음부터 건강히 지켜내야 스무 살 자식의 힘겨움도, 여든 살 부모님의 처량함도 함께할 수 있을 테니. 하고 싶은 거 하고 먹고 싶은 거 먹으면서 여유 있게 오랫동안, 여든과 스물 사이에 머물러야겠다.
_ <요즘 오십은 이렇습니다>

당분간은 시끄러운 오해를 받을지 모르겠다. 나이 들어 허름한 차림으로 나서면 어설픈 대접 받는다는 엄마의 잔소리도 반복해 들어야 할 것이고 궁색하다는 뒷말도 들을지 모르겠다. 그러거나 말거나 알아주거나 말거나 나는 지금 세계를, 지구를 생각하고 있으니까. 나의 이런 대의를 남들이 알아주기는 힘들겠지만 날씬하고 스마트해진 나의 옷장이 훗날 자식들에게 자랑스러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_ <오십부터는 잘 먹고, 잘 자고, 잘 입어야 한다>

이십 대는 나를 선택해준 일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했으니 오십 대의 일은 내가 선택한 일에 최선을 다해보고자 한다. 타고난 재능, 잘 다듬어진 재주로 사는 것도 좋지만 앞뒤 가리지 않고 하고 싶은 일 한 번쯤은 시도해본 뒤에 칠십 대를 맞이하고 싶다. 그리고 허락된다면 칠십 대에는 누군가에게 손수건을 건네주는 일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
_ <조금 아는 오십을 위한 한 글자>

‘착하게 살아야 한다’라는 원칙은 사실 지루하고 고리타분하다. 아니, 손해 보는 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나의 행동이 나 하나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반드시 누군가의 생명, 안전, 행복에 영향을 준다는 걸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를 통해 명확히 깨달았다. 내가 지키지 않은 이 작은 원칙 하나로 아프리카의 누군가가 혹은 내 자손의 자손이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는 퍼즐 조각처럼 촘촘히 얽혀 살고 있지 않은가. 조각 하나를 잘못 끼우면 모두 풀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_ <적당히 모르는 오십을 위한 두 글자>

누군가 그랬다. 잘 산다는 건 많은 걸 누리는 게 아니라 내가 살던 세상보다 조금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놓고 떠나는 거라고. 그런 세상은 거창한 구호나 의정서 따위가 아니라 개개인의 결심과 실천으로 완성되는 것 아니겠는가. 바쁜 젊은이들 대신 조금 더 여유로운 내가, 바쁘게 사느라 환경을 온통 어지럽게 만든 우리 세대가 비로소 진지하게 고민할 문제일 것이다.
_ <적당히 모르는 오십을 위한 두 글자>

앞으로도 시간은 생각보다 솔직한 표정을 지으며 스쳐 지나갈 것이다. 나는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다짐했던, 결코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나타나고 사라질 것이다. 세상에 장담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으니 말이다. 그저 담담히 받아들이고 조용히 극복하고 잽싸게 잊어야겠다.
_ <에필로그: 그까짓 오십, 나를 아끼며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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