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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딱 여섯 시까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 이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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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여섯 시까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선재

아, 오늘도 신나는 출근!'이라고 생각하는 직장인은 '거의' 없다. 대부분 무거운 몸을 이끌고 떠밀리듯 출근하고,영혼을 털려가며 야근에 밤샘까지 일하고 나면, 달빛 보며 퇴근하기 일쑤다. 분명 내 모든 걸 소진해서 보낸 하루인데 공허하다. '이게 과연 나를 위한 일일까?' '나는 정말 행복한가?'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 같은 질문들이 어느 날 엄습한다. '지금처럼 열심히만 다니면, 회사가 나를 지켜줄까?'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만 하면, 그리고 열심히만 하면 기나긴 일생 플랜이 세워지던 시대는 진즉에 끝났다. 애석하게도 회사는 나의 무엇도 책임져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회사를 그만두거나, 회사를 옮겨간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직장인이라는 생이 이어지는 한, 시지프스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는 끊임없이 그 무거운 고민의 돌을 산 위로 밀어야만 한다.

회사와 내가 맺는 관계를 솔직하게 들여다보고, 그 상황에서 '회사'만이 아닌 '나'를 함께 놓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취직, 승진, 연봉 같은 것 말고도 기나긴 인생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들은 너무나 많다. 이 책은 그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워라벨'이라는 말이 주는 단편적 어감 너머 '회사'와 '내 인생'이라는 양립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들에 대한 솔직한 고민, 그리고 접점은 존재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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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미 내린 선택을 최고의 선택으로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실행하는 것뿐이겠지만, 이왕이면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그 기회와 마주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대로변 외에 작게 난 골목길이나 구석에도 흥미를 가질 필요가 있다. 꼭 길이 난 대로만, 눈앞에 보이는 대로만 길을 갈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내 커리어가 어떻게 풀릴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을 기억하면, 나에게 보다 다양한 기회를 허락할 수 있게 된다. _ 기회는 언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모른다

회사에서 ‘나의 몫을 해내는 것’이 중요하지, 그 일에 ‘내가 최선을 다했는가, 아닌가’는 엄밀히 말해 크게 중요하지 않다. 내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더라도 요구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문제다. 에너지를 아껴가며 적당히 했대도 목표를 충분히 달성했다면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회사에서 얼마만큼 최선을 다해야 할까?’가 아닐지도 모른다. 회사에서 나에게 요구하는 것을 문제없이 해내는 것은 ‘의무’이고, 그 후에 남는 에너지를 어디에 어떻게 쏟아부을지만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다. 야속하지만 사실이 그렇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우리는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있는지 스스로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_ 기회는 언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모른다

여러 기둥에 내 에너지를 배분하는 것이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회사에서 ‘대충대충’ 일하거나,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표현들이 사용되는 맥락을 보면, 우리 사회가 은연중에 회사 밖에서 자기만의 일을 벌이는 사람들을 어떻게 보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 어떤 것도 우리의 커리어나 삶을 책임져주지 않는 시대에 내가 나의 자리를 만들고 넓히기 위해 애쓰는 여러 시도들은 지금보다 더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필요가 있다. 내 삶의 에너지를 어떻게 분배하고 쓸 것인가의 문제인 것이다. 누구에게 나 자신의 삶을 받치고 있는 여러 기둥이 있다. _ 내 삶을 받치고 있는 여러 기둥들

“저는 일단 기본적으로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를 되게 좋아해요. 정말 오래 다니고 싶고, 그리고 더 좋아지게 된 계기는 제가 지금 유튜브 하는 거를 회사 사람들이 다 알잖아요. 그거에 대해서 터치를 안 하시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해주시니까 거기에서 애사심이 더 폭발하는 거죠. 유튜브를 안 좋게 생각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거는 네 일이니까 우리가 터치할 것이 아니다, 이렇게 나와주시니까 저도 감사한 마음에 더 열심히 일하고 싶어지고, 아무도 시키지 않는 야근을 하게 되고, 애사심이 더 높아진 것 같아요.”
시연 님은 유튜브를 하면서 회사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유튜브 채널이 아무리 커져도 회사는 포기하지 않을 것 같다고도 했다. 영상에서 보이는 그녀의 모습이 워낙 활동적인 데다가 타고난 유튜버인 것처럼 보여서 그런 대답이 의외의 면으로 다가왔다. _ 무엇을 포기할지 정하는 일이 가장 먼저다

많은 사람들이 사이드 프로젝트나 딴짓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퇴근 후에 또 일을 한다고?!”, “너무 힘들지 않나?”, “어떻게 저걸 다 하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내가 만난 대부분의 인터뷰이들은 힘들긴 하지만, 행복하고 내가 나로 살고 있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어쩌면 사업도 비슷한 것 같다. 단기적으로는 자기 사업을 하는 이들이 감내하는 고통과 스트레스의 크기는 매우 커 보이지만, 그들은 단기적인 즐거움 대신 장기적으로 얻게 될 가치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다. 누군가의 눈에는 힘들고, 피로하고, 스트레스 받는 그 환경이 어떤 사람에게는 개인적인 행복에 더 가까이 가기 위한 과정으로, 기꺼이 감수하거나 투자할 수 있는 감사한 시간일 수도 있는 것이다. _ ‘조금 더 ’ 힘든 대신 ‘훨씬 더’‘ 행복하고 만족스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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