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짓읍니다 - 박정윤
밥을 짓읍니다 박정윤 밥이 되는 책이 있어요. 이 책을 기획할 당시 유난히 편의점 도시락, 컵라면, 삼각 김밥을 들고선 사람들이 눈에 띄더군요. 한번은 강변 역 플랫폼에서 식은 김밥을 먹는 남자에게서 외로움을 보았습니다. 그때, 생각했어요, 외로움은 감정일 때보다 눈앞에 드러날 때 더 시린 거구나 하고요. 먹는 게 대수냐고, 먹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지만, 전 생각을 좀 달리합니다. 먹는 건, 사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니까요. ‘밥’엔 숫자로 표시할 수 없는 성분이 있어요. 그리움, 정, 지난 사랑의 기억들이죠. 사람은 밥심으로 사는 게 맞아요. 영양도 있어야겠지만, 영혼을 살찌우는 게 더 중요할지 몰라요. 질 좋은 ‘밥’에는 영혼을 살찌우는 재료들이 들어있죠. 엄마, 아빠, 동생, 누나, 형, 친구들이 그..